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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장 Sep 07. 2023

책 읽기를 일으켜준 책

위화의 <원청>

다시 책을 집어 들기까지 오래오래 돌아온 것 같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어서

항암치료의 후유증이 이제 다 끝나가는 것 같아서

고3 딸아이의 수시지원대학이 정해져서

고1 아들의 방황이 좀 잠잠해져서

입원 중인 할머니의 증세가 좋아져서


해결해야 할 오만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나의 마음은 전보다 조금은 더 평안해져

아니 무던해져 이젠 책도 집어 들었다.


첫 장을 채 넘기지도 못하고 덮어버린 그간의 책들을

다시 들썩이며 나의 전자책 서재에

보고 싶은 책들을 넣어두었다.


위화작가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인간이 왜 이렇게 잔인한가 싶고 너무 외설적인 것 같아

책을 읽다가 덮었던 적이 있어 이번 책도 선뜻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 한 번 그녀들과 만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너무 소중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책을 통해 들을 수 있어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고 넘기다 반나절만에 읽어버린 책.

문장은 쉬우면서 인물들이 마치 내가 알던 사람들처럼 가깝게 느껴졌고

위화작가를 통해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이제 성인의 문턱에 있는 딸아이를 생각하는 내 맘과 린샹푸의 마음이 닿아

공감하며, 어쩔 수 없이 아창에게 돌아간 샤오메이의 반반인 마음을 공감하며,

인간이니 그럴 수그럴수 있다고 생각해 보았다.  

싫어하는 하드코어장면들이 쏟아질 때면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는 다시 읽었다.

다 읽고 난 후 밤새 공포영화 같은 꿈을 꾸어서 다음날 조금 힘들었지만...


작가는 나에게 책을 집어던지며 잠시 중단되었던 나의 책 읽기를

어서 빨리 시작하라고 싱긋 웃어주었다.



#위화 #원청 #책읽기 #독서감상 #권장도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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