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가에 개인사업장 퇴사한 이실장의 안장없는 자전거
끝났다.
오랜만에 본방사수를 이어 온 두 편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그리고 <태풍상사>.
처음엔 가볍게 보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어느 순간 마음이 툭 하고 내려앉았다.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두 작품 모두 한 사람이 자신을 버티게 하는 힘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의 첫 연재. 엊그제 막을 내린 안장없는 자전거를 처음 쓸 때 가졌던 감정들과 겹쳐져 오래 머물렀다.
태풍상사의 강태풍은 사실 너무 완벽해서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라 그냥 멋있다고만 생각하며 보았다.
그런데 예상 밖의 장면에서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왕남모와 오미호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분이씨에게 결혼한다고 인사드리러 갔을 때, 잠깐 정신이 돌아온 분이씨가 남모 엄마의 손에 금가락지를 쥐여주며 아들 키우느라 수고했다고 말하는 장면.
그 말은 단순히 드라마 속 한 인물에게만 향한 위로가 아니었다.
지금을 살아내느라 하루하루 견디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렸다.
그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김부장 이야기는 대기업 임원을 달지 못한 채 퇴사한 뒤 억울한 일도 당하고 실패도 겪으며 공황장애까지 맞이한다.
그 이후로 그는 왜 그렇게 임원을 달고 싶어 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김부장이 자신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현실의 나와 마음속 깊은 곳의 내가 서로 마주 앉아 벌거벗은 마음을 털어놓는 것 같은 순간.
나도 모르게 그동안 외면해 왔던 나 자신과 갑자기 마주한 듯해 또다시 눈물이 고였다.
두 드라마를 보고 나니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전환점, 첫 번째 브런치북 연재의 완결, 두 드라마의 종영.
어쩌면 같은 시기에 종영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에게 새로운 방향을 잡아야 할 시점에 맞춰 주인공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통과하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잘해낸 것도 많지 않고 흔들린 시간도 길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굴러가며 여기까지 온 나 자신을 조금 더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안장없는 자전거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외부가 아니라 내 안에서 나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심을 잡지 못해도 페달을 밟으면 어떻게든 움직이는 것처럼, 단단하지 않아도 계속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균형을 찾게 된다.
두 드라마의 결말은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조용히 확인시켜 주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내 삶도 다시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오늘 나는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내 속도를 찾아보려 한다.
지금까지 버텨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이제 다시 한 번 출발해 보라고.
20부작 브런치 연재글
<안장없는 자전거>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