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미국 top100 - I Asked Youtubers What To Customize (ZHC, 커스터마이징(페인팅)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2440만명)
5년 전 ZHC는 그저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을 보여주는 유튜버였다. 그러나 그의 채널은 점차 별난 '드로잉 쇼'(실시간 그림 그리기, 물속에서 10시간 동안 그림 그리기,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그리기 등)를 하는 채널로 변모했고, 차차 물건이나 수영장, 집, 학교, 비싼 자동차 등에 그림을 그리는 채널(커스터마이징하는 채널)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 급증했다.
ZHC의 그림 실력은 물론 뛰어나다. 그러나 사실 세상에 그만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그가 그리는 그림들이 모두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이라고도 할 수 없다.
단지 종이에 그림만 그려서는 '특이'(보통 것이나 보통 상태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다름)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인지 그는 그림 그리는 행위에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들을 붙여나갔고, 그의 붓이 닿는 캔버스를 세상으로 확장했다. 그는 10억 원짜리 수영장에, 병원에, 학교에, 람보르기니에, 테슬라에, 맥북에, 아이패드에, 아이폰에... 대부분 아주 비싸거나 규모가 큰 것들에 그림을 그려 '커스터마이징'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무엇이든 커스터마이징하는 유튜버로 인기를 얻게 된다.
드로잉에서 커스터마이징으로의 변화는 단순한 캔버스의 확장 그 이상의 의미를 이끌어냈다. 어떤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그 종이가 특별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떤 물건에 그림을 그리면 누군가에게 그 물건은 세상에서 유일한 물건이 된다. 전의(의미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ZHC는 그 마법 같은 커스터마이징을 친구들에게, 구독자들에게 선물하며 그들이 놀라는 모습을 콘텐츠로 만든다.
ZHC는 (전략적인) '기버'(giver)를 자처했다. 이 채널은 시청자에게, 그리고 콘텐츠에 등장하는 사람들에게 비싸고 특별한 뭔가를 계속 퍼준다. 그러면서 아주 영리하게 구독자를 끌어들인다. 가령 구독자 중 추첨을 통해 자신이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애플 제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자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구독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애플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복권에 응모를 한 셈이다. 또한 ZHC는 인기 유튜버, 인기 틱톡커들에게 자신이 커스터마이징한 아이패드, 맥북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당연히 이들은 ZHC로부터 받은 선물을 자기 채널(혹은 계정)에 자랑한다.
어제 미국 유튜브 조회수 100위 안에 든 위 영상에서 그는 가장 인기 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열다섯 명에게 '무엇을 커스터마이징할지?'를 묻고 그들이 요청한 것(변기, 여자친구, 골프카트 등) 전부에 모두 그림을 그릴 때까지 50시간 동안 세트장에서 나오지 않는다. 드로잉 쇼+커스터마이징+전략적인 기빙이 모두 담긴 영상이다.
아래 영상은 ZHC의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7000만회 이상)를 기록한 영상이다. 그는 열명의 인기 틱톡커에게 그와 또다른 인플루언서가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맥북과 아이패드를 선물한다. 또한 영상의 마지막에는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구독한(팔로우한) 시청자 중 열명을 선정해 역시 커스터마이징한 애플 제품을 주겠다고 말한다.
ZHC는 분명 가장 그림을 잘 그리는 유튜버는 아니다. 그러나 '가장 탁월한 콘텐츠 사업가'라고 불릴 수 있는 유튜버가 있다면 단연코 ZHC가 아닐까.
'재미있네?'
20대에 쓴 첫 장편소설을 읽은 출판사 사장의 말에 '재미'에 천착하게 됐습니다.
'도대체 뭐가 재미지?'
그리고 하나님 은혜로 꽤 오랜 기간 다양한 콘텐츠를 뜯어보며, 크리에이터들을 인터뷰하며 재미를 만들고 증폭하는 요소들을 분석해왔습니다.
당신의 콘텐츠에 시청자와 독자의 당혹감과 집중을 더하고 싶다면... 혹은 조금 독특한 책을 읽고 싶다면...
'재미의 발견'을 추천합니다. 열심히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