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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oooa Dec 10. 2022

2022년을 마무리하며

입사 1년

잔뜩 부푼 가슴에 잠시 숨을 돌린겸, 가볍게 머무르고자 왔다.

모든 것이 마법처럼 제자리로 돌아가는 월요일처럼, 금방 대열에 합류해 다시 뛰어가겠지만 지금만큼은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고자 한다. 최근에는 일찍 해가 져서 햇살의 따스함을 마주할 시간이 적거든.


항상 과거를 회상할 때면 가장 먼저 나에게 던지는 질문, '행복했는가?'

복잡한 마음을 가진 내게 행복이란 단어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 감사하다 이야기할 수 있는가?

- 눈물이 날 정도로 즐겁거나 힘든 시기가 있었는가?

- 낭비한 시간은 있었는가?

- 가득 채워 몰입할 수 무언가가 있었는가?

- 타인의 긍정성, 부정성을 수용하였는가?

- 관계성이 있어 진심을 다하였는가?

- 새로운 흑역사는 생겼는가?

- 눈에 보이는 결과값은 있는가?....


어떠한 무언가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흐릿한 머릿속의 키워드를 조합하면 이러하다. 뭐 어때 히히.




올해 1년을 돌아볼 때, 내 첫 직장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전공의 특성과 NGO라는 형태를 고려했을 때 많은 보수를 받는다곤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만족스러웠다.


2021년 12월에 입사를 해 얼마 전 입사 1주년이 되며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맛보기 시작. 이전까진 집단을 가릴 것 없이 늘상 막내로 도움만 받던 위치에서 이제는 앞길을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했던 1년이었다. 짧은 시간동안 몇 번이나 퇴사를 하고 싶다 외쳤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랑을 받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여느 직장이 그렇듯,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선임이든 후임이든 한 번만 걸려라 생각하며 온갖 짜증을 다 품었던 때도 있었고, 안정적인 직장이 주는 심플한 일상에 감사하기도 했고, 주말만 되면 자유롭게 펼쳐지는 여유의 시간을 누리는 것도 좋았다. '스트레스 = 나를 성장시키는 영양분', '참을 인 3번이면 세상을 구한다.'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르겠지만.





두 번째로 꼽고 싶은 건, 다시 카메라를 들었던 해라는 것. 직장생활을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직장생활이 익숙해져 평범하게 다가오니 바보가 되어가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가면 회사용 부품으로서의 나만 존재할 것 같은 위기감. 그렇게 '이직한다면 어디로?'라는 질문을 토대로 다시금 자기탐색의 시간을 가졌다. 능력도 없는 게 욕심만 많은 건지. 그렇게 현생에 집중하니 이집트에서 연이 닿았던 유나누나, 성은이형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18010 스튜디오를 보는 순간, 그간 억제하고 있던 욕구가 무엇인지 직면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다시금 카메라를 들고서 자주는 아니지만 조금씩 사진을 찍고 있다. 누구를 찍어야할지 아니 찍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고 고민도 많지만, 앞으로 1년, 2년 더 기록을 쌓아나갈 계획이다. 지금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 설레기도 하거든.





세 번째는 일기를 적어나가고 있다는 것. 한국에 돌아오고서부턴 바쁘다는 핑계로 글 쓰기를 멀리했다. 책 읽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이젠 취업도 됐겠다 다시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을 살리고자 노력했고 이루어졌다. 좋은 글 아니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의 필요성이 합쳐진 나만의 시간. 나와의 소통법. 기록법. 정말 별 거 아닌 자그마한 문장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성장했다. 무엇보다도 내면적으로. 올해의 나는 내게 많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 결과물로 이뤄낸 것도 훌륭하지만 보다 어른이라는 것에 가까워진 것 같다. 감정을 살펴보고, 조율하는 것부터 표현하는 것까지. 그리고 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하는 것도.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고 메우고자 노력했던 활동성과 이를 꾸준이 밀고 나갈 수 있는 체력을 키워낸 것도. 다방면에서 성장을 갈구했던 한 해였음을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것 같다. 열심히 살았구나. 내년에도 최소 올해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 그 이상이 되게끔 바라보고 행동하는 것을 디폴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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