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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자세

예술가로 일하기.


오래도록 꿈꿔오던 일이었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스타일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아쉬웠던 부분, 나의 철학들을 담아  액세서리 브랜드 피날레를 시작하게 되었다.  앞으로 종합 패션 브랜드로 키워가는 게 목표.


강의도 병행하고 디자인 개발도 하던 중 코로나를 만났고 코로나는 작고 연약한 새싹인 피날레를 지지 밟고 섰다.


쇼룸에 오는 이 없고. 지나가는 이 없는 상태로 버티던 10개월

감사한 기회로 나가게 된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신세계 MD의 제안으로 스타필드 고양에서 팝업 행사를 하게 되었다.


입점 전에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었지만 기회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강행한 스타필드행.


하지만 역시나 코로나와 한파로.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


1년은 고생한다는 각오였지만 다소 회의감이 드는 건 사실.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여기 앉아있는 시간이 사실 쪼끔 아깝기는 했다.
브랜드 2년 차 주제에 여기에 앉아있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기회 기는 하지만
강의를 하거나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더 금전적인 이익이긴 하니까 생각이 많아지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

조금 전, 피날레를 들러준 고객께 브랜드 철학을 설명하는 데 그분이 내 얼굴을 보며 말씀하신다.
"어머 사장님, 예술가시네"

이 한마디가 그간의 고단함을 녹인다.

한 번도 상품을 판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패션을 공부하면서도 사람이라는 존재에게 패션으로 플러스해 줄 생각이었지 표면적인 학력을 위해 혹은 이력서 한 줄을 위해 공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대학원에서 교수님이 인정하는 요즘 보기 드문 열정적인 학생이다.

액세서리도 착용하는 사람을 돋보여야 하기 때문에  찾고 또 찾아서 광택이 없고 가벼운 그러면서 옷이랑 어우러지는 소재와 디자인을 한다. 결국 사람이라는 하나뿐인 작품을 만드는 과정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예술가다.

얼마 전 지인이 네가 더 잘하는 게 있는데 그 자리가 너의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설명할 수 없지만 아깝다는 말을 이제야 완전히 이해했다.
맞다. 판매에 소질이 없다.

신세계에서 이 자리에 나를 판매하라고 앉혀 줬지만 나는 예술을 할 작정이다.


#예술가

나는 예술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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