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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면서 뜨거운 관계

부부에 관하여

얼마전 모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상적인 부부관계 시네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화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언어도 폭력이라 생각하는 나의 입장에서 전해진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그래보였나보다.


요즘 유행하는 MBTI를 빗대어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관계중심형이기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매우 애쓰는 편이다.

감정에 쓸려서 말할 것 같으면 멈춰서 시간을 갖고

내 입장과 상대의 입장이 분명 존재하기에 틀림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건 내입장. 상대의 언어는 다를 수 있겠지.


'이상적인 부부' 라는 단어가 요즘 계속 맴돌고 있는데

사실 이상적이다. 좋아보인다. 는 평가는

각자의 관계에 빗대어 추출되기때문에 절대적이지 않다.

그러니 10명이면 10명, 100명이면 100명에 대한 '이상적'이 다를 것이다.


그러니 살붙이고 같이 사는 부부라도 그기준은 달라질 수 밖에.

각자의 입장은 모두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내 기준에서의 이상적인 부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한다.

이제 7년 8개월 18일을 경험한 관계이기에 이후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의 이상적이라는 말에 공감했던 지금을 기록으로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잊을 수도 있으니까



안전하다.

부부만큼 안전하고 안전해야하는 관계가 있을까.

타인으로 살아온 상대를 이해하진 못해도 인정하며

서로의 든든한 지지자로 남는 것.

어떤 상황이라도 상대가 나를 믿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것 만큼

안전하고도 충만한 느낌을 가지는 것을 모든 부부가 그들의 관계에서 느끼길 바란다.

그리고 이 베이스가 흔들릴때 부부의 세계는 위태롭다.


이해받는다. 존중받는다.

의견충돌이야 언제든지 발생하지만

이 간격을 매번 감정싸움으로 만들어버린다면

그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서로의 애씀이 뒷받침 되어야

균형은 이루어진다.


대화가 건강하다.

가장 많은 대화가 이루어져야하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대화의 거부는 상대의 거부다.

그러나 대화가 잘 맞는 것도 어렵다. 상대의 입을 닫게 만들어버릴 수도 있으니

연애때부터 해야하는 연습중 1위가 바로 대화연습이지 않을 까 싶다.

매순간 서로를 포기하지않고 대화에 임하는 것.

자신의 감정을 날것그대로가 아닌 정제하고자 노력하는 것.

표현의 방식을 선택할 것.



둘이 하나다.

트윈플레임.

한 존재의 두 측면. 운명이다.

서로를 알아보는 트윈플레임. 첫눈에는 모를 수 있겠지만 살다보니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상대가 아플때 함께 아프고 상대가 행복할때 함께 행복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둘이지만 하나가되는 부부

공유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더욱 끈끈해져버린 관계.

서로 다른 둘이 만나서 함께하는 것을 연습했을 뿐인데 하나가 되어가는.

그래서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기 어려워지는 걸지도 모른다.

한쪽의 노력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쓰고보니 어렵다.

어쩜 부부라는 관계는 이렇게 글로 남겨지기엔 미묘하고도 어려운 관계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비루한 글솜씨탓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언제나 부부의 목표가 있었다.

더 좋은 관계가 되는 것.

그래서 대화에도 목적이 있고 함께 마시는 커피한잔에도 의미가 있었다.

관계라는 것이 그렇듯 혼자만의 애씀은 언제나 지속이 어렵다.

손바닥도 짝 맞춰주는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매번 짝짝 맞진 않아도 맞추려는 시도를

서로 포기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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