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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레 Mar 03. 2021

내 인생 이대로 끝?

매년마다 혹은 생각날 때마다 늘 나는 버킷 리스트를 썼다. 

그중에 하나는 29살 5월이 되면 일도 잠시 내려놓고 세계 여행을 가는 것이었다. 반년 동안 세계를 누비며 20대를 열심히 일한 나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주고 싶었다.   


불행인지 다행인 건지 코로나 때문에 어차피 가지 못하는 여행이었지만, 실제로 늘 매번 이루기 바빴던 버킷리스트는 그렇게 잠정적 보류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일도 내가 하고 싶은 개인적 소망도 모두 이룰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니 가슴이 턱 막혔다. 

영업 일을 하면서 부정적인 상황들 가운데 늘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이겨냈던 나였는데. 

부정적인 생각들과 감정이 바이러스처럼 삽시간에 퍼졌다. 


벌써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생명을 포기할 수는 없고,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은 많고, 그 둘을 당장 함께 병행하기는 어렵고...


내 인생 이대로 끝인가. 

내 커리어 어떡하지? 


한동안 감정이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했다. 

처음으로 가야 할 분명한 목적지를 앞에 두고 길을 잃은 느낌이 들었다.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는데… 정말이지 인생 최대의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습관은 무서웠다. 


모든 일은 그냥 일어나는 법이 없다는 것을 믿기에. 또 부정적인 상황 또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기에. 나의 뇌는 또다시 상황을 다른 각도로 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상황은 나에게 주어졌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새롭게 조명될 수 있다. 그리고 이내 기쁘게 받아 드리기로 했다. 다행히 당시에 남자 친구이며 지금의 남편의 사랑과 긍정 그리고 배려로 인해 비교적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감사한 일이다.


받아들이고 나서는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기로 했다. 

일과 육아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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