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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Oct 07. 2023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돈’, 조금 고상하게 말하자면 ‘보상’, ‘Pay’라고 기꺼이 답할 것이다. 그건 아마도 누구 하나 예외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성공’, ‘명예’, 심지어 ‘권력’(여기서 말하는 권력이란 정확히는 ‘권한’을 말하는 것같다)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아왔으나, 그들에게 ‘금전적 보상’이 제외된 ‘그것’들을 이야기하면 ‘에이~~ 그건 기본이니까 굳이 말을 안한거죠…’라고 대부분 웃으면 답을 회피한다. 그렇다면 결국 직장 생활에서 가장 기본은 ‘돈’이라고 하는 ‘금전적 보상’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고,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신, 훌륭한 인격을 가진 분들 중 재능기부를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분들은 일반적인 직장 생활자라고 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Gettyimages 인용


필자도 처음 직장을 선택할 때 아마 ‘페이닷컴’인가 하는 Website에서 회사별 초봉을 비교해 가장 Pay가 높은 회사를 가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대학 졸업반이었기에 회사의 기업문화, 분위기, 업종 이런 요소들은 어차피 잘 몰랐으니, 그냥 ‘돈’이 필자 선택의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기준이었던 것같다.


그럼 지금도 그런 추세가 그대로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듯 ‘연봉 수준’이 직장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일까?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우선 가정해 봐야 한다. ‘돈’을 많이 주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업종인 경우, 적성과 안 맞지만 ‘돈’을 많이 주는 직장, 조직문화도 정말 최악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마음 나눌 사람 없이 외로운 ‘돈’ 많이 주는 직장.


Gettyimages 인용


필자는 오래 전부터 ‘보상과 업무 성과’, ‘보상과 동기부여’, ‘보상과 퇴사율’의 상관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이제 필자도 직장 생활 20년이 넘어가니까 이런 가설을 어떤 방법으로 검증해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지만, 이 전에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공식적으로 Interview를 하며 필자 나름의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해 보려고 했었다.


우선,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려고 하는 대학 졸업반에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연봉 수준’이 높으면 다른 요소는 별로 개의치 않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최근 직업 선택의 추세 중 다소 변화된 점은 자신의 적성이나 가치관에 일치하는 직장, 조직문화가 좋은 직장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적인 직장 선택 기준은 ‘연봉 수준’이다. ‘연봉 수준’이 높은 회사에 입사 지원하여 합격한 경우, 급여가 낮지만 본인이 가고 싶어하던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보아왔다. 아마 처음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일수록 사회 생활의 고된 시간을 인내하는 것이 보상에 대한 갈증을 참아내는 것보다 쉬울거라 생각하는 듯하다.


다음으로 Junior 경력사원의 경우, 사회 생활의 쓴맛을 본 탓일까 ‘돈’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이 신입사원 보다 강하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 승진의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있는 직장, 또래의 동료들이 많아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직장 등 남의 돈 벌기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한다.


Gettyimages 인용


몇 년 전 어느 연구 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조사를 했었다. ‘연봉’을 유일한 직장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않으려면 얼마의 소득 수준이면 가능할까?에 대한 조사였는데, 3~4년 전 기준으로 가정(부부합산) 소득이 7천만원이 넘어가면 그나마 연봉만을 직장 선택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뭐 불과 몇 년 전 이야기니까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가팔랐던 점을 감안 하고서라도 연구에서 이야기한 심리적 소득 수준에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같다.


직장 선택을 하는데 있어 지금도 여전히, 아니 앞으로도 ‘연봉 수준’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같다. 왜냐하면 직장을 구하려는 목적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함이니까 이는 벗어날 수 없는 요소인 것같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연봉을 충분히 많이 받는 직장인이 퇴사를 하거나 이직을 하는 경우를 보았을 때, 이제는 더 이상 ‘돈’만이 직장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부모님들께서도 급여가 높고, 소위 말해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해도 예전의 부모님들만큼 뜯어 말리기 보다 자식의 취향이나 선택을 존중해 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Gettyimages 인용


필자가 예전 직장에서 경험했던 Episode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S’고과를 받던, 소위 핵심 인재로 손꼽히던 직원과 대화를 한 일이 있었다. 그 직원은 인사담당자였던 필자에게 “우리도 경쟁 회사처럼 성과급 좀 많이 주면 안돼? 아니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기본 연봉을 최고 수준으로 줄 수 없어? 우리 회사도 영업이익률이나 직원 수 대비 수익이 국내 최고 수준이잖아” 라고 보상 수준을 높여주길 제안했다. “김대리는 일도 잘하고, 회사에서 충분히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차라리 경쟁 회사의 연봉 수준이 부러우면 그 회사로 이직하면 되지 않아? 그 회사에서도 김대리의 Performance를 보면 경력사원으로 Scout 하고 싶을텐데, 굳이 여기서 성과급에 대해 불만을 갖지 말고….”라고 다소 공격적이고, Dry하게 대답을 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 회사의 ‘S’ 고과를 받는 것보다 경쟁사에서 ‘B’ 고과를 받는 것이 성과급이나 기타 급여에 있어 훨씬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직원의 답변이 되게 의외였다. “그 회사는 급여 수준이 높기로 이미 시장에 소문이 다 나서 정말 최고로 뛰어난 애들만 모여 있잖아. 내가 그 회사에 가면 여기만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같아 이직하기는 좀 망설여져. 거기가면 그냥 평범한 ‘B’급 직원이 되지 않을까?” 라고 진중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직원은 ‘Real Money’보다 ‘인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결국 ‘돈’을 따라 이직하지 못했음에도 그 후로 줄곧 보상의 Pot을 좀 키워달라고 요구했다. 사실 필자도 당시 지금보다 훨씬 어릴 때여서 그 직원의 판단이 충분히 합리적이지 않다고(파격적인 보상을 하는 경쟁사로 이직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조금 이해가 될 것도 같다)


Gettyimages 인용


이와 관련해 TV 프로그램 중, ‘골목식당’이라는 프로를 보며 백종원 선생님의 Solution으로 대박 히트를 쳐 돈을 많이 벌게 된 사장님의 Interview도 상당히 필자의 기억에 남는다. 그 분 말씀의 요지는 ‘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해 불행하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돈보다 멀리서부터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은 돈을 버는 것보다 손님들의 사랑과 인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 그 동안 돈이 부족했던게 아니라, 사람들의 인정이나 칭찬에 목말라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는 요지의 Interview를 들으며, 마음 한 켠에 찡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직장 선택에 있어, 재직함에 있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이라는 생각에는 필자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제 ‘돈’만이 직장 선택에 있어 유일한 기준이 되기 보다는 자신의 적성, 가치관 등을 고려해 본인이 몰입하고, 만족할 수 있는 직장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입사지원자들에게 조심히 말씀드리며, 오랜만에 쓰게 된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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