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an Dec 16. 2020

무서운 온도의 기억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져 다행인 것들이 있다.


선명했던 기억들로 괴로울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고 모든 것이 사라지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날씨가 추워져 두꺼운 외투를 입고 나왔다.

추울까 봐 입었던 두꺼운 외투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든다.


찬바람에 무언가 스치듯 지나간다.

내가 잊었던 아니 덮어두었던 기억의 덮개가 펄럭인 듯하다.


찬바람에 찬 공기에 다시 생각난 그 기억.. 그 추억.

마음과 달리 몸으로 체감한 이 찬 공기에 잊고 있었던 아니 잊어야만 했던 그 따뜻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 너무나도 춥던 그 겨울날..

추운지도 모를 만큼 따뜻했던 그 겨울날들..


그렇게도 니가 있었기에 너의 체온에 따뜻이 보냈던 그 겨울날들..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듯.

지금 난 온전히 찬 공기에 찬 몸에

따뜻했던 그날들의 추억이 얹혀져 이상하리 만큼

내 몸과 마음은 더 차가워진다.


그래.. 그랬구나..

너와 가장 따뜻했던 시간은 몸이 시릴 정도로

가장 추운 겨울날이었구나..


차디찬 공기는 너의 추억이 있는 공기였다.


아프지 않고 금세 잘 잊었다고 내심 스스로에게 뿌듯하게 생각했는데.. 참....


잘 지내..?

그때의 너가.. 그때의 시간이.. 그때의 공기가

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이 겨울 냄새가..

갑자기 싫어진다.


추운 그 겨울. 그때 그 시간 속 musi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