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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 Feb 10. 2020

캐나다(북미) 취업을 원한다면 필요한 다섯 가지

이방인으로서 낯선 캐나다 땅에 개발자로 취업하기

나는 여러분들과 같이 한국에서 태어나 30대 초반에 캐나다로 유학온 토종 한국인이다. "처음 캐나다와 미국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공평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취업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낙하산' 같은 인맥, 연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된 후 '공평함'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나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정서와 마인드로 북미 취업 준비를 한다면 쉽지 않을 것 같아 캐나다 취업에 중요한 다섯 가지의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취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맥 (Networking)


우선 여기 취업 과정은 한국처럼 공채가 없다. 즉, 회사가 사람을 필요로 하면 우선 내부적으로 공지를 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부서에 있던 사람이 그 잡을 택할 수 도 있고 아니면 직원들이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의 지인들을 추천한다 - 가족, 친척, 친구 등. 이 과정이 한국에서는 인맥 비리라고 생각될 수 도 있지만 여기 캐나다에서는 누군가를 추천(referral)하는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인사 담당자가 고맙다고 말할 정도이며 지인을 추천해서 입사가 되면 추천한 사람은 심지어 보너스도 받는 회사도 있다. 정의로운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캐나다에 와서 처음 적응이 가장 안되었던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드는 비용과 캐나다 사회에서의 신용의 중요성(스펙은 좋은데 성격이 어떨지, 우리 회사랑은 잘 맞을지 모르는 사람 vs 내가 믿을 수 있는 회사 동료(우리 회사와 잘 맞는 사람)가 추천한 지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면 추천제도 (referral program)는 무척 자연스러운 캐나다 문화 중 하나이다.

대학 유학생으로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취업을 생각한다면 주위의 친구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친구가 먼저 취업하면 나중에 내가 추천될 수 있고 인터뷰 혹은 관련 직종 회사 생활 팁을 알 수 있다) 교수님과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 취업을 위해서 부자연스러운 인위적인 인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단 취업을 위해서 서로 도와주는 윈윈 하는 관계가 되게끔 관계를 유지하자. 한국에서 반 친구들끼리 서로 경쟁하며 견제했던 태도는 버리자. 주위의 친구들이 취업하면 시기하지 말고 축하해주자. 나의 취업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자. 인맥, 나는 이 부분에서 100프로 실패했고 그 여파도 정말 컸다.



관련 직종 경험 (Working Experience)


당신은 외국인이고 영어도 캐나다 네이티브처럼 유창하게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 회사에 나를 추천해줄 사람이 없다. 다만 캐나다 현지 학생들보다 조금 더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 있다. 그 캐나다 학생보다 네가 취업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면 그것은 관련 직종 경험일 것이다. 한국에서 직종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여기 유학 후 취업하는데 많은 이점이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항공정비사, 비파괴 검사자 등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을 보고 느낀 결론은 그들의 영어실력이 네이티브만큼 유창한 것은 아니지만 취업하는 데 있어서 관련 직종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한국에서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 유학 전 / 후 경험을 쌓는 것도 취업을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운, 타이밍


내가 현재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것도 운, 타이밍이 좋아서 인 것 같다. 물론 취업을 하기까지 레주메를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고 인터뷰 예상 답안도 큐카드에 써서 달달 외우고, 개발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등 여러 노력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삶이라는 것이 정말 재미있는 것은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치면 튼실한 중견기업 같은 곳에 인터뷰 초대 메일이 온 적이 있다. 물론 그전에 링크딘 이란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사담당자의 이름을 미리 확인 한 뒤 입사지원 이메일과 함께 2주 후 follow up 이메일을 보냈다. 팔로업 이메일은 수천 명의 지원자 중에서 내 채용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나의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고 인사담당자에게 내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데 너무 자주 보내면 독이 될 수 도 있다. 다행히 아직 리뷰 중이라는 답문이 왔고 나는 답변 줘서 고맙다고 좋은 결과를 듣기를 희망한다는 식으로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 코딩 테스트를 하자는 메일이 왔고 통과 후 1차 인터뷰를 보자고 연락이 왔다. 거의 될 거라는 확신과 기대와 함께 모범 인터뷰 답안을 일주일 동안 계속 외었다. 입에 침 내가 고일 때까지. 인터뷰는 20분으로 무척 짧았지만 분위기도 좋았고 나는 2차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중국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떨어졌다는 이메일을 받고 무척 상심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마음을 가다듬고 취업사이트로 유명한 Indeed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거의 마음을 놓은 상태였다. 기대와 희망이 없는 그런 상태였다. 한 달이 지난 잡 포스팅을 보았고 정말 기대 없이 지원했다. 한 달이 넘은 채용공고에 커버레터 복붙 해서 말이다. 그런데 3시간 후 이메일이 왔다 인터뷰 요청 메일이었다. 기승전결로 나는 이 회사에 다니고 있고, 나중에 나를 왜 Hire 했냐고 물어봤는데 자신도 컴퓨터 공항을 나오지 않고 독학으로 개발자가 된 사람인데 너의 이력서를 보니 군대도 갔다가 물류회사에 있다가 용접 학과를 나왔는데 개발자로 지원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흥미로운 이력을 가지고 있어서라고 했다. 돌이켜보면 용접 학과를 졸업하고 나보다 학점이 낮고,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내가 취업이 먼저 되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안되고 그들이 되었을 때 나는 정말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다. 각자의 취업 운과 타이밍은 다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자.



(자신의 의사를 작지 않은 소리로 아이 컨택하며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만큼의) 영어실력


캐나다에서 일하고 먹고 살려면 영어는 기본이다. 하지만 겁먹지 말자. 캐나다는 한국과는 달리 다인종 다문화 국가이며 영어/불어가 공식 언어긴 하지만 영어를 잘 못해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은 우리 생각보다 많이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래도 조금 더 전문적인 잡을 얻고 캐나다 주류사회에 편입할 수 있는 기본은 영어라고 말하고 싶다. 네이티브 같은 발음으로 빠르게 말하는 게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사투리가 있든 이곳에서도 악센트가 있으며 특히 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에서도 여러 악센트가 존재한다. 여기 태어나고 오래 살지 않아서 발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지 말자. 오히려 내가 생각하는 영어실력은 이런 발음보다는 구사력에 있다. 악센트가 강해도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잘 말하는 사람.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대화를 길게 이어갈 줄 아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 발음은 그다음이라고 생각한다.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의 영어를 들어보면 악센트가 강하지만 그가 그런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의 유창한 영어실력이 뒷받침되었다고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은 당신이 어떤 직종에 종사하든 캐나다 사회에서 정말 중요하고 여기는 요소이다. 그래서 자신의 발음이 좋지 않다고 주눅들지 말고 오히려 현지 캐나다에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표현력을 기르자. 그래서 도서관에서 한국식으로 말없이 학점만 올리려고 애쓰지 말고 반 친구들과도 교수님과도 홈스테이 친구들과도 대화하자. 그럼 리스닝 스킬도 늘고, 이곳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을 익힐 수 있으며, 커피를 주문할 때도 내 발음이 좋지 않아도 자신감 있게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이것이 영어를 공부(?)하는 좋은 방법이자, 커뮤니케이션을 잘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


마지막으로 자신감이다. 나는 돈도 없고, 영어도 잘 못하는, 나이도 많은 이방인인데 어떻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인가. 심지어 나는 관련 일 경험도 없다. 나는 최악의 조건을 가졌다. 이것이 사실이라고 한 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자신감은 이런 것에 나를 깍아내리지 말고 주눅들지 않는데서 시작한다. 나는 금수저가 아니기에 금을 가질 수 없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똑같이 위와 같이 생각하면서 유학생활을 한다면 결국 자신감 없는 불쌍한 처지의 유학생이 되고 만다. 현재는 많이 어렵고 서럽고 힘들고 울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결국에 이런 과정이 없으면 내가 원했던 잡을 구할 수 없고 상상했던 멋진 이민생활을 꿈꿀 수 없다. 결국 짐 싸고 한국행이 될 수 있다. 나도 이 암울한 과정을 겪었다. 정말 밑바닥에 한번 내팽겨진 만큼의 고통이 있었다. 누구나 쉽게 유학하고 쉽게 캐나다 사회에 적응하며 쉽게 전문직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이상적인가. 자신감은 이런 현실에 주눅들어 내 처지를 불안해하기보단 '당연히 겪어야 되는 과정이다'라는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것 같다. 취업 준비 중 힘들 때마다 여러 자기 계발 책/ 동영상을 보고, 유학생으로서 취업이 힘들지만 잘 극복한 사람들의 경험 글을 보며 자신감을 가졌었다. 나만 이런 힘든 과정을 겪는 것이 아니기에 그것이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힘들었던 시절의 심정은 다음 글에서 공유하고자 한다. 흔들릴수록 불안할수록 내가 유학 온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취업이 된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가족 친구들을 뒤로한 채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온 자신감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자. 자신감이 있어야 떨어져도 다시 지원할 수 있으며, 면접 때도 더 좋은 결과를 바랄 수 있다. 다신 한 번 말하지만 you're not the only one. 누구나 다 이런 과정이 있었다. 지금이 네 차례다.


https://www.youtube.com/@duhwisan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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