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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Nov 29. 2024

익숙함, 껍질을 벗고 다시 시작할 시간

자기 객관화를 위해 익숙함이라는 껍질을 벗어던져라

삶에는 어떤 흥분이 있어야 한다. 일상은 그저 지루한 일이나 노력의 연속만이어서는 안 된다. 어제 했던 일을 하며 평생을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격랑과 같이 사나운 지금이다. 부지런함은 미덕이지만 무엇을 위한 부지런함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저 바쁜 사람은 위험에 처한 사람이다.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영역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 또한 매우 위험하다. 단순 반복적인 일로 매일을 보내는 사람 역시 위험하다. 그가 진정 성실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저>


'줄탁동시' 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안에 있는 병아리가 알을 깨기 위에서 껍질을 쪼고 밖에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알을 쪼아 병아리가 세상을 만나는 기회를 갖는다는 사자성어입니다. 다른 세상으로 나오는 과정은 굉장히 힘든 시간입니다.


껍질이라는 벽이 허물어지기 위해서는 안에서 안주할 수가 없습니다. 벽을 허물지 않으면 안이라는 세상이 전부입니다. 그 작은 공간이 전부인 세상에서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해야 합니다. 안에서의 노력과 투쟁이 밖의 인연을 만나 드디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의 껍질을 벗으려 들기 전에 밖의 운을 바라기도 합니다. 스스로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에게는 좋은 운들이 들어오길 기대합니다. 행동이나 습관, 생활패턴은 변화가 없으면서 새롭고 좋은 기운들이 들어온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 운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오래갈 수 있는 운이 아닙니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쪽지에서 이런 문구를 봅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다른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왜 자신이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가 익숙함에 대한 편안함에 반기를 들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있기 위해서는 사고의 유연함이 존재해야 합니다. 사고의 유연함은 '자신이 모르고 있고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의 과정이고 타인에게 배울 점들을 거부하지 않고 허용하겠다는 행동'입니다. 알을 깬다는 것은 익숙함에 대한 저항입니다.


우리는 왜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할까요?


익숙함은 습관이 됩니다. 습관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틀이 만들어지고 자신의 모습이 세상에 비치는 것입니다. 습관이 일상이 되었을 때는 우리는 그 익숙함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내가 해던대로 그냥 그렇게' , 습관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습관이 어떤 습관이냐에 따라 자신이 달라집니다.


오른 방향이 아닌 습관은 악습을 만듭니다. 습관에도 방향이 있습니다. 습관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고통이 따릅니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이 생깁니다. 알의 껍질이 두꺼울수록 쪼는 시간은 늘어납니다. 땀의 양은 더 많아집니다. 편안함이라는 달콤함의 끈적임이 끌어당기는 힘이 크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기가 늪을 벗어나는 것만큼 힘이 듭니다.


자신이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춘기라는 시간을 겪게 됩니다. 혼돈의 시간입니다. 답답함의 어두운 터널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가고는 있는 듯합니다. 도전도 하고 싶지만 두렵습니다. 지금의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혼자서 운동장을 뛰며 마음을 달래기도 하지만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런 답답함의 시간에 대한 고통들이 자신이 한 단계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하는 기회가 되어줍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도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한 보직만을 고집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는 직원들이고 자신의 일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 익숙함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 틀을 벗어나기 두려워합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자신의 시야가 가려집니다. 그래도 그 세상만을 고집합니다.


새로움이 주는 변화는 힘듦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힘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회사나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도 힘든 과정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단계 단계의 변화를 이겨내고 버티고 적응해 나가야 자신이 바라는 것들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일 잘하는 후배가 있어 2달간 그룹 업무 요청으로 파견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후배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경험을 걱정도 합니다. 안 해 보던 일들을 접하게 되는 것이 낯설어 더욱 그런 듯합니다.  그에게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것을 압니다. 이곳의 업무에서 벗어난 적이 없지만 또 다른 경험이 주는 충격들이 존재할 거라는 것을 압니다.


두려움은 가기 전까지, 가서 그 현실과 부딪히면 별것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시야가 좁았고 또 다른 경험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할 시간이 되어 줄 거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새로움은 도전이고 변화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새로움과 두려움이 없다면 성장이 있을까요.


파견 후 돌아온 그와 면담을 해 봅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제 자신을 보게 되었고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할지 고민이 생깁니다. 회사에서의 익숙함이 주는 이점도 있지만 그에 반하는 것도 존재하기에 현재의 익숙함에 안주하면 안 될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이 일했던 분들을 알게 되는 계기도 저에게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통해 우리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익숙함은 때로 우리를 안주하게 만들고 그 안주 속에서 우리는 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합니다.


새로운 경험과 도전 속에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고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문열 작가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날개라는 것은 날기 위해 존재합니다. 날지 않으면 날개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입니다. 날개를 펴고 날아 보기 위해 수천번 수만 번을 도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날개를 펴고 날 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날 수 있기에 추락도 합니다. 추락이라는 고통이 없이 어찌 날 수 있을까요. 그런 도전이 없다면 우리의 익숙함에 젖어 날개는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이카루스의 날개'가 태양의 뜨거움에 타 버렸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새로움에 대한 도전의식을 버려서는 절대 안 됩니다.


저도 늘 두려워합니다. 새로움의 낯섦이 싫을 때도 있습니다. 귀찮습니다. 그리고 그 도전으로 잃어야 할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 우리는 '익숙함과의 결별'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이 존재해야 live 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익숙함과 멀어짐은 우리에게 껍질을 벗는 고통을 전달하지만 그 고통의 단단함은 오히려 껍질의 단단함을 이겨낼 힘을 우리에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은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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