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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희 Jan 03. 2022

브런치 씨가 나의 글이 그립다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무려.. 330일이 지났어요 ㅠ_ㅠ 작가님 글이 그립네요.. 오랜만에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글을 보여주시겠어요? ꈍᴗꈍ




알림음에 라이킷은 끊긴 지 오래고, 뜬금없이 나의 글을 못 본 지 180일, 210일, 240일, 270일, 300일이 지났다며 기다리고 있다는 브런치 씨의 애타는 메시지만이 여러 개 도착해 있었다.


게으르지 않은 이상 그 긴 시간 동안 뭐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330일 동안 비밀번호를 찾지 못했다.

20세기까지 있었던 것 같은 고객센터는 사라지고 없고,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헛수고였다.

'계정을 잃어버리셨나요?'라는 브런치 씨의 친절한 문구를 따라가 보았지만 어쩐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은 나의 무능함을 탓했고, 허비한 시간이 아까워 포기하고 말았다.  

‘영문자 대문자 소문자 특수기호 조합으로 8자리 이상 만들라’는 구호를 가장 싫어하고, 수시로 로그인 공포증을 겪고 있는 나는 '에이c'를 남발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브런치도 예외가 아닌 상태에서 긴 냉전 상태를 보냈다. 어느 날 작정하고 다시 추적했고 드디어 원인을 찾아냈다. 이중로그인이 되어 계정 하나를 탈퇴하고 나서야 본래의 계정을 가까스로 찾았다.

 

저 짧은 메시지.

묘하다. 그게 뭐라고.

330일 전 마지막 글에서 나는 박남옥의 코나투스를 발견하며,  열정과 흥분을 조용히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의 나,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져 있다.

친절한 브런치 씨는 알고 있었던 걸까.


어쩌다 새 해 첫날부터 글을 다시 쓰게 되었지만,

새해의 계획처럼 글쓰기에 대한  포부를 품은  아니다. 그냥 작고 소소한 말들로 드나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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