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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프셉 Oct 21. 2022

4월 26일 (#3 D13):암환자의 통증 조절

OTC부터~opioid까지

오늘 인계받은 환자에 구강 인두암(oropharyngeal ca.) , 췌장암(pancreas Ca.) , 유방암(breast Ca.) 환자가 있다. 위와 같은 진단명을 가진 환자들은 이미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 암성 통증은 암환자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반드시 조절이 필요하다. 따라서 암환자에게서 통증은 제5의 활력징후로 기록되어야 한다.

처방을 확인하니 환자들 모두 통증 조절을 위한 처방이 되어있다.

오늘은 통증 조절에 대한 처방과 간호수행, 환자 교육에 대해서 알아보자.


통증에 대해서는 WHO 3단계 진통제 사다리에 따라 처방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처음 통증을 호소하면 비마약성 진통제부터 시작한다. 경구의 정규 복용과 PRN(필요시 처방)으로 주사 투약이 기본 처방으로 들어가 있고, 통증을 호소하는 만큼 용량을 증량한다.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에는 NSAIDs/ acetaminophen /asprin 이 해당하며 효과와 부작용이 조금씩 다르고 일반의약품 (OTC; over the counter drug)에 해당하는 약물도 있기 때문에 잘 알아두어야 한다.

NSAIDs(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는 염증과 기계적 압박으로 인한 통증, 뼈 통증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위장장애신독성의 위험이 높다. 병동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물로는 에어탈정, 펠루비정, 쎄레브렉스 캡슐, 케토락 주가 있다. 임상에서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위장장애를 갖고 있지만 진통제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계속 복용하다가 위장관 출혈로 인하여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다. 되도록 식사하고 복용하시도록 설명하고, 위장장애를 호소할 경우 약제 조절 또는 증상 호전을 위한 추가 처방이 필요하다.


acetaminophen(아세트아미노펜) 은 항염증 효과는 크지 않지만 해열진통제로써 효과가 좋아서 발열 시 많이 투약된다. 부작용으로는 간장애가 있으며 대표적인 약제로는 타세놀 ER서방정 650mg, 세토펜정, 데노간주 1g, 프로파주 등이 있다. 이중에 타세놀 ER서방정은 '타이레놀'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약물이며 용량이 매우 다양하다. 다만 서방정은 분쇄하여 복용할 수 없고,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주사인 데노간주 1g은 반드시 혼합하여 정주하는 약이며 bolus로는 투약하진 않지만 30분 이상 천천히 투여하지도 않는다. 또한 투약 후 혈압 저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원래 혈압이 낮은 환자의 경우 확인이 필요하다.

aspirin(아스피린)은 역사가 아주 깊은 약인데, 처음에는 진통제로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임상에서 통증 조절 목적보다는 항응고제로 더 많이 사용한다.

이렇듯 장점과 쓰임이 다양한 비마약성 진통제는 시간이 지나면 용량을 증량해도 효과가 증가하지 않고 부작용만 증가하는 '천정 효과 (ceiling effect)' 겪게 된다.


이때는 중등도 통증에 해당하는 통증 조절이 필요하다. 경증 마약성 진통제로 변경 및 추가하는 방법이다. tramadol/ codein이 여기에 해당한다.

tramadol(트라마돌)은 중등도 통증 조절을 위한 약제이며 아편에서 유래했지만 의존성과 부작용이 낮아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소염 및 해열 효과가 없어 발열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관찰 중일 때 통증만을 조절하기 위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응급실 및 병동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일반 환자들에게도 많이 투약하는 약이다. 경구로는 지판 캡슐, 주사로는 트리돌주, 지판 주가 있다. 다른 경구약으로는 울트라셋과 울트라셋 이알 세미 서방정이 있는데 이는 아세트아미노펜과 트라마돌이 함께 들어있는 약이다. 트라마돌을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사용 시 발열과 함께 통증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한다. 울트라셋과 울트라셋 이알 세미 서방정의 차이는 효과가 발현되는 시간인데, 서방정인 경우 더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고 오래 유지가 된다. 따라서 분쇄하거나 씹어서 복용하면 안 된다. 주사제는 bolus로 투약도 가능한데, NS 10cc 와 혼합하여 천천히 투약해야 한다. 이렇게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트라마돌은 부작용이 꽤 흔한데, 대표적으로 오심이 있다. 생리식염수와 혼합하여 천천히 (1시간 정도) 주입 시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고 트라마돌 때문에 구토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때는 다른 약으로 변경이 필요하다.

codein(코데인)은 마약이지만 진통제보다는 기침약으로 많이 사용된다. 일반 감기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고 폐암이나 결핵 등의 질환으로 심한 기침을 하는 경우, 기침할 때 힘을 주는 배, 가슴, 머리 통증을 호소할 때 사용한다.

경구약으로는 인산 코데인 정, 코대원 포르테, 마이폴 캡슐이 있다. 코대원 포르테에는 코데인이 들어있지만, 코푸시럽 에스는 코데인이 없어 암환자 중에서 진통제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나 소아의 경우 처방한다. 마이폴 캡슐은 코데인,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NSAIDs)이 혼합되어있는 약제로 1일 최대 12알까지 복용이 가능하다.

가장 큰 부작용은 졸음과 어지러움이므로 낙상에 유의해야 하고 마약성 진통제나, 수면제를 함께 복용 시 호흡수를 관찰해야 한다.

 


그 이상의 통증 호소 시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게 된다.

한 번쯤 들어봤던 마약들이 다 여기 단계에 속한다. morphine/ fentanyl/ oxycodone이 대표적이다.


이 진통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기저 통증돌발성 통증을 모두 조절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지속성 진통제(persistent painkiller; 임상에서는 long-term pain killer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다.)와 속효성 진통제를 혼합하여 사용한다. 처음 조절할 때에는 '통증 일기'를 작성하도록 하는 곳도 있지만, 입원 시에는 보통 간호사들이 통증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속성 진통제의 종류로는 경피용 패치와 경구약이 있다.

대표적인 경피용 제재로는 펜타듀르패취와 마트리펜 패취('패치'가 맞춤법은 맞으나 상품명이 '패취'이다.)가 있으며 성분은 펜타닐(fentanyl)이다. 시작용량은 25 ㎍/hr로 부착하고 증량은 3일 정도 관찰 후 12~25 ㎍/hr씩 증량한다. 신체의 평평한 부분이라면 어디에 부착해도 상관없으며 상처나 멍든 피부는 흡수율이 다를 수 있어 피해서 부착해야 하고, 방금 제거한 곳에 연속해서 부착해서는 안된다. 패치가 젖거나 떨어진 경우 테이프 등으로 재 고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아예 새로 처방받아서 부착해야 한다. 또한 부착 시 효과는 약 4시간 후부터(임상에서 보통 4시간으로 관찰되었으나 사람마다 다르긴 하다.) 나타나며 72시간 동안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부착 시 접착면이 붙여주는 사람 손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구약제로는 타진서방정, 뉴신타 서방정, 저니스타 서방정 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방 제재로 빻거나 씹어서 복용하면 안 된다. 타진과 뉴신타는 1일 2회까지 복용,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는 약제이며 저니스타는 1일 1회 24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는 약제이다. 타진서방정의 주 성분은 옥시코돈, 뉴신타 서방정의 주 성분은 타펜타돌, 저니스타는 하이드로모르폰이다. 이런 지속성 경구약제의 가장 힘든 부분은 일정 시간에 복용에 대해서 많은 환자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지금 안 아픈데 진통제를 왜 먹으라는 거예요?"라는 의문을 갖고 그 시간에 복용하지 않는다. 복용 후 3~4시간 후부터 효과가 나타 12시간~24시간 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약인데, 해당 시간에 복용하지 않고 통증 시 복용한다면 통증이 시작된 지 3~4시간 후 완화되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따라서 담당 간호사는 일정 시간에 복용할 것을 계속 교육해야 하며, 복용하지 않고도 통증 호소가 없을 시 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담당의와 상의해야 한다.


속효성 진통제는 경구약과 주사가 있다.

속효성 경구 진통제로는 아이알코돈, 앱스트랄, 펜토라 박칼 등이 자주 투약된다.

아이알코돈의 주성분은 옥시코돈(oxycodone), 앱스트랄과 펜토라 박칼정은 펜타닐(fentanyl)로 이루어져있으며 설하로 투약한다. 따라서 금식 중이거나 삼키는 것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투약이 가능하다. 혀 밑이나 볼 점막을 통하여 흡수하도록 하고, 씹어서 복용해서는 안된다. 또한 습기에 취약한 약이라서 포장이 아주 꼼꼼히 되어있는데 때문에 개봉이 어려워 미리 개봉해 놓는 환자도 많이 보았다. 개봉해 놓을 경우 습기에 약이 녹을 수 있어 정확한 용량의 복용이 어렵기 때문에 개봉 시 도와드릴 수 있음을 설명드리고 미리 개봉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주사제로는 페치딘주, 옥시넘주, 모르핀 주 등이 많이 투약된다. 페치딘(pethidine)은 골수검사 등 통증이 심한 시술 시에 단기로 사용하며 반복적으로 투약하는 약은 아니다. 중독성이 매우 높은 약으로 다양한 마약을 다루는 병원에서도 매우 조심히 사용하는 약이다. 옥시넘주와 모르핀 주는 암환자의 속효성 진통제 주사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약제이며 보통 혼합하여 30분~ 1시간 정도 정주한다. 이전에 투약한 적이 없는 환자의 경우 더 천천히 투약해야 하는데, 약이 환자에게 너무 강한데 빠르게 주입될 경우 환자가 sedation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속효성 진통제는 하루 복용량을 모니터링해야 하고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평소보다 많이 필요로 할 경우 담당의와 지속성 진통제의 증량을 상의해야 한다.


지속성과 속효성 진통제를 모두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통증에 몸부림치는 환자들이 있다.  

이때는 continuous morphine을 시작한다. 보통 모르핀 주 15mg 7 앰플(105mg)과 생리식염수 100ml를 혼합하여 infusion으로 주입한다. 처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며 continuous morphine 주입을 시작한 이후로는 통증 조절을 주입 속도를 올리는 방법(ex. 3cc/hr ->4cc/hr)으로 하기 때문에 정규로 투약 중이던 마약을 모두 재확인해야 한다. prn(필요시 처방)으로 주입되던 진통제도 보통 모두 중단한다. 하지만 RR base가 원래 낮은 경우(ex. 평소 RR 12-3회/분), 돌발성 통증 호소에는 추가 모르핀 5mg을 1/2 바이알 정도 side로 shooting 하거나 옥시넘주 10mg을 NS 50~ 100ml에 혼합하여 2시간 정도 천천히 투약하기도 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는 호흡 억제이다.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부작용이기도 해서 라운딩을 돌다 보면 아무 자각 증상 없이 RR이 8~10회/분인 환자들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의식 수준, Spo2를 확인하고 담당의에게 보고 후 패치를 제거하거나 naloxone(날록손)을 투여하기도 한다. 날록손은 아편 길항제로 1~2mg을 NS 10cc 와 혼합하여 정맥 투여하며 효과는 2분 이내 나타난다. 효과를 확인하고  2~3분마다 재투약이 가능하다.

그 외의 부작용으로는 변비를 꼽을 수 있는데, 심한 환자들은 7~10일 정도 대변을 보지 못한다. 아무리 식사량이 적고,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라도 7일 이상 변비가 지속되는 환자들은 진통제 부작용을 의심하고 담당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중재가 필요하다.

앞에서 1,2,3 단계의 진통제에 대해서 배웠으니 다음은 ±표시 되어있는 진통보조제에 대해서 알아보자.

진통 보조제는 WHO 3단계 진통제 사다리의 어느 단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진통제는 아니지만 통증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제이다.

-항 우울제 : nortriptyline(센시발).
 마취통증의학과에서도 자주 사용할 만큼 진통제의 효과를 올려준다.
-스테로이드 : dexametasone을 선호하는 편이다.
 hiccup 등 덱사메타손의 부작용이 심한 경우 MPD (prednisolone)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뇌압 상승이나 뼈 통증에 사용한다. 투약 시 한 번에 감량할 수 없고 점차적으로 감량이 필요하다.
-항 경련제 : pregabalin(리리카). 신경병증 통증에 주로 사용한다.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에 효과적이다.


오늘은 통증 조절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혈액종양내과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통증 조절 부분을 다루면 프리셉티에게 하는 말이 있다.

암환자는 아프다. 많이 아프다. 정말 아프다.

환자가 호소하면 통증이다.

맨 처음에 언급하였던 인두암, 췌장암, 유방암 외에도 담관암, 담낭암, 구강암 등은 특히 통증이 심하다.

진통제가 주입되는 중에도 1분마다 콜벨을 눌러 진통제를 달라고 소리치는 환자들을 많이 마주 할 수 있다. 마약을 1시간마다 타러 가야 하고, 타러 가는 중에도 계속 재촉하는 환자들 역시 많이 겪는 일이다.

또한 마약의 추가 투여 시 담당의 확인이 필요한데, 바로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 10분 이상 투약하지 못하고 지연되는 경우도 있는데 보호자들은 간호사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간호사가 진통제를 안 주고 전화만 하고 있다." 고 하며 민원을 넣는 경우도 많이 봤다.

아주 화가 나는 일이다. 힘들고 보람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위의 통증 호소가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가 아프기 전에 통증을 사정하고 평소 아픈 시간과 효과적이라고 느꼈던 중재에 대해서 확인한다. 담당의와 이에 대해서 미리 상의하고 통증을 호소하자마자 해당 중재를 시행하자. 또한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통증을 의심하지 말자. 위와 같은 진단명의 환자들은 아플 수밖에 없다. 아프다. 정말 많이 아프다. 이 환자들과 '진통제 간격이 너무 짧아서 투약할 수 없다.' 라거나 '오늘 너무 많이 맞으셨다.'의 설명은 무의미하다. 당장 담당의와 상의하도록 하자. 통증 조절에 대해서 추가 투약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간호사가 아니다. 담당의의 결정에 대해서 환자에게 설명하였는데 납득하지 못한다면 그 내용도 재보고해야 한다.

몸이 많이 아픈 사람들은 마음도 아프기가 쉽다. 이로 인해 이 환자들은 어느 순간 '화를 많이 내는 환자'가 되어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통증 조절에 대해서 읽고 나면 이 환자들의 '화'에 대해서 조금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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