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의 결과와 다재내성균
저번 시간에는 발열 환자의 검사 준비와 진행방법에 대해서 다루었다. 이번에도 이어서 fever study에 대해서 다루려고 한다.
배양검사를 나가고 나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전체 인계에 적어뒀었다. 보통 배양은 5일~7일 정도 소요되나 너무나 명확한 균이 검출되었을 때는 2~3일에도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배양검사 결과가 나오고 항생제가 변경되었다.
지시) 항생제 변경합니다.
약물) [D/C] [AST] Tazobactam 4.5G 1X4X1 miv9
약물) [D/C] Normal saline 50ml 1X4X1 miv9
약물) Cravit inj. 750ml 1x1x1 iv
항생제가 왜 변경되었을까? 항생제가 변경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험적 항생제"와 "선택적 항생제"라는 단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험적 항생제(empirical antibiotisc)는 현재 감염이 발생하였지만, 원인 균주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 세균감염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항생제를 말한다. 처음 의사가 환자를 보고 배양검사가 나오기 전까지 사용하는 항생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의 사례에서는 d/c 된(처방이 취소된 것을 d/c 되었다고 한다.) 항생제 (타조박탐)이 경험적 항생제로 투약되고 있었다.
선택적 항생제(selective antibiotics)는 원인균이 무엇인지 알았을 때, culture 결과가 나왔을 때, 감수성 검사 결과를 이해하고 선택하여 사용하는 항생제를 말한다. 위에 사례에서는 변경된 항생제(크라비트)가 선택적 항생제가 되겠다.
감염부위에 따라 경험적 항생제가 다르므로, 처방 역시 달라진다. 거꾸로 생각하면, 처방을 확인하면 각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항생제와 환자의 임상증상으로 '의사가 어디에 감염이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구나.'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흡기계 감염에서는 Levofloxacin, 위장관 감염에서는 Ciprofloxacin, 피부연부조직감염에서는 Cefazolin, 호중구 감소로 인한 발열에는 Piperacillin/tazobactam과 Cefepime을 많이 사용한다.
그럼 위의 환자의 배양검사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위에서 결과와 판정값으로 표시되는 "S", "R", "I"의 의미부터 이해해야 한다.
"S"(Sensitivity), 해당 항생제가 감수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효과가 있다.'라고 본다. 임상에서 투약되는 선택적 항생제는 여기서 선택된다.
"R"(Resistance), 해당 항생제가 저항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효과가 없다.'라고 본다.
"I"(Intermediate), 중간. 이도 저도 아니라는 뜻이다. 임상에서 I는 투약하지 않는다.
고로 위의 환자에게는 Penicillin G, Ampicillin, Cefazolin, Pip/Tazo는 투여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환자의 배양을 확인해 보자.
아직 검사결과가 배양 중이다. 2-3일 내에 결과가 나오는 검사가 아니므로 인계하고 추후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너무 명확할 경우 이 상태에서 결괏값에 "positive"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다음과 같은 결괏값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아무것도 배양되지 않았음을, 어떠한 균에 저항이 없음을 의미한다.
배양검사를 이렇게 간단하게만 이해해도 신규선생님들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알아보자.
배양검사에서 다재내성균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임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MRSA, CRE, VRE를 사례로 살펴보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감염증,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infection)
배양검사에서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aureus)이 나온다. 건강한 사람이나 가축의 피부와 비강표면에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균이나 몸속으로 들어가면 감염된다. 주로 장기재원 환자, 면역력이 낮은 환자들에게 발생한다.
이름 맨 처음에 나오는 메티실린(methicillin)과 penicillin G, cephalosporin에 내성을 보인다.
blood culture에서는 Oxacillin이 "R"으로 확인할 수 있고 screening 검사로 nasal swab에서는 "positive"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증상이 없을 경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꼭 치료해야 한다면 주로 Vacomycin이 선택된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균종 감염증,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장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 카바페넴(carbapenem)에 저항성을 갖는 것을 말한다.
발생 원인은 외부로 유입되는 일부의 경우와, 항생제의 오랜 사용으로 민감했던 균주들이 없어지고 상대적으로 내성이 있는 균주만 증식하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Carbapenemase라는 효소를 생성하여 carbapenem내성을 나타내는 CPE(carbapenemases-producing Enterobacteriacease)가 특히 문제가 되는데, CPE는 선택할 수 있는 항생제가 더 제한되고 집단감염을 일으키므로 추가적 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blood culture에서는 Imipenem과 Meropenem이 "R"로 확인되며 screening 검사로 stool, rectal swab에서는 "positive"로 확인한다. CRE로 판단될 경우 CPE와 구분하기 위하여 modified hodge test, carbapenemase 억제시험을 추가로 실시, 둘 중 하나라도 양성일 경우 CPE의심환자/ CRE 환자로 격리하고, CPE 확진일 경우 1인실 격리가 필요하고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환자들도 격리가 필요하다.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colistin, Tigecycline, Amikacin 정도가 있다.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감염증 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
광범위 항생제로 알려진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장알균에 의한 감염을 의미한다. 주로 위장관과 비뇨생식기계에 존재하는 균으로 독성이 약하여 건강한 사람에게는 크게 유해하지 않다. 그러나 노인이나 면역 저하 환자에게는 심각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blood culture에서는 Vancomycin이 "R"로 확인되며 screening 검사로 stool, rectal swab, urine에서는 "positive"로 확인한다.
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선택되는 항생제는 linezolid이고, 감수성이 있다면 ampicillin과 aminoglycoside를 사용할 수 있다.
다재내성균환자들은 접촉으로 인하여 전염될 수 있으므로 접촉주의를 지켜 간호해야 하는데, 병동에서는 장갑, 침습적 처치 시 앞가운은 착용하고 혈압계 등의 물건은 환자 개별로 사용한다. 철저한 손위생 역시 중요하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에게 코호트 격리, 1인실 격리와 접촉주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침에 따라 격리병실 사용이 인정되어 일반 병실과 크게 가격이 차이 나지 않음을 설명하고, 손위생교육, 식사와 화장실을 보호자와 함께 이용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치료 계획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왜 나만 식사에 비닐이 씌워져서 나와요?", "왜 나만 혈압계를 왜 따로 써요?" 이런 질문에 능숙하게 대답해야 한다.
3개월 이내에 재입원 일 경우에는 1-2일 간격의 3회 연속 음성 결과가 나올 경우 격리 해지,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일 경우에는 1회 음성시 격리 해지, 특이 증상이 없고 6개월 이상 재입원을 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검사 없이 격리를 해지하고 있다.
오늘은 blood culture를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실제 임상에서는 urine culture와 suction tip culture, c-line culture, PTBD culture 등 더 다양한 검사 결과를 가지고 항생제를 결정한다. 혈액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고 채취방법 역시 앞에서 다루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내용이 어렵더라도 "S", "R", "I"만은 가져가자.
항생제를 결정하는 것은 의사가 하는 업무이지만 환자의 치료방향(care plan)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는 항생제가 변경되면 왜 바뀌었는지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환자에게 수행할 처방 중 의미 없는 것이 없다.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