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런함, 조금만 더 견디자
1. 부지런함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돈만 있으면 언제라도 가고 싶은 곳에 가기가 쉬웠는데 요즘엔 돈이 있어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기가 힘들다. 오픈런을 해야 하는 곳도 많고.
노는 것조차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그냥 인기 없는 곳에서 논다.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 가며.
알려지지 않았지만 은근 괜찮은 곳들이 많다. 재밌다.
내가 좋아하는 곳들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조금 인기가 생기는 건 좋은데 내가 가기 힘들 정도로 유명해지지는 않았으면.
유명해져도 맛은 변하지 않았으면.
별 걱정을 다 한다 정말. ㅋㅋㅋㅋㅋ
2. 요즘 쓰는 이유
나는 왜 쓰는 게 귀찮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려고 하는 할까?
여기에 대한 고민을 해봤는데 '말할 사람이 없어서'였다.
예전에 취향이 맞는 친구들을 자주 만날 때는 내가 좋아하는 거, 생각하는 거를 말하면서 풀었다.
하지만 현생을 사느라 다들 바빠져 버린 지금은 그때처럼 함께 웃고 떠들 사람이 없다. 가끔 만나긴 하는데 다들 사는 얘기만 하다 헤어지는 것 같다. (서글픈 어른. 또르르)
그리고 그 친구들을 대신해 허전함을 달래주던 독서모임은 코로나 때 해체되었다. 다른 모임도 꽤 들락거려봤지만 마음에 드는 모임을 찾기가 어려워 잠정 휴지 상태다.
글이 말을, 타인과의 대면 대화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뭐로든 풀어야 한다. 안 그러면 너무 공허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 그러니까 핑퐁은 되지 않지만 그냥 말하고 싶은 걸 맘대로 막 쓴다.
충분히 말하고 살 때는 글을 쓸 때 지금보다 더 신중했다. 말보다 훨씬 정제하며 완벽하게 쓰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현재 나에게 글은 곧 말이고 일방적이라 해도 어쨌거나 나름대로의 소통이다. 완벽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 딱 말할 때 정도로만 필터링을 거치며 쓴다. 누구를 설득하거나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진짜 나를 위해 쓴다. (만약 가능하다면) 해소될 만큼 써봐야겠다. 과연 무언가를 읽고 보고 글을 쓰는 것이 '신나는 대화의 부재에서 오는 공허함'을 대체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3. 조금만 더 견디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할 필요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내가 죽겠으면 다 무슨 소용인가.
이번 주는 좋아하는 일만 해서 좋았는데 다음 주부터는 또 막막하다.
2월까지 시간을 달리고 싶다 증말.
그래도 머지않아 끝나게 세팅해 놔서 다행이고, 더 빨리 그만둔다 할 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