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의사과 Mar 30. 2023

갑작스러운 엄마와 이별

이건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장례식장에서 엄마의 빈소를 보지도 못했다.

장례식장을 들어서면서, 뭐지 싶었다. 설마 했다.


근데 엄마의 얼굴이 있었다.

그때부터 솔직히는 기억이 없다.

나는 큰외삼촌의 손을 잡고 오열하며 계단을 끝없이 내려갔을 것이다. 언제 이 계단이 끝나나 여기가 어딘가 싶을 때쯤 외삼촌의 손에 이끌려 가장 안 쪽의 엄마 빈소에 도착했다. 나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서 몇 분을 그냥 울었다.


그리고 그렇게 몇 분 동안 울다가, 아빠한테 가야 한다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끌려 오빠랑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갔다.


거기에 아빠가 있었다. 눈이 벌게진 상태로..


처음에 아빠한테 한 말은

정말 나쁘지만

안타깝게도

‘엄마가 죽은 거 아빠 때문이야.’라고 말했다.

근데 아빠가 너무 슬퍼 보였다.

아빠는 내 말을 듣지도 못한 거 같다.


순간적으로 여러 생각들이 스쳐갔다.

그런 말을 한 것이 미안해졌고, 다시 입을 떼었다.

‘아빠 엄마 그렇게 보내서 미안해서 어떡해..’라고


다시 생각해도 나는 너무 나쁜 딸X이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엄마가 그렇게 간 게 아빠 탓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철딱서니 없는 막내딸은 아빠 마음에 가시 돋친 말을 퍼붓고서 본인도 그걸 감당하지 못해 하루종일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이 다 부을 때까지 울었다.


저녁을 먹었던 거 같은데

살아있는 그 순간이 너무 죄스러워서

목이 메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


간신히 정신을 차렸을 때 정말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믿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해야 했다. 하지만 진짜 몇 명한테만 연락했다.


그 잔인한 현실을 내 두 손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게 너무 미친 짓 같아서 연락을 보내면서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리고 연락한 친구들에게 나는 이걸 더는 못하겠으니까 최대한 많이 알려줘.. 나는 못하겠어...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생각한 건,

내가 만약 죽고, 엄마가 나 대신 빈소에 있다고 생각하면 엄마는 이미 혼절해서 병원에 입원해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어떻게 보면, ‘나라서 다행이다.’ 싶었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