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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영 Apr 10. 2023

또 뚱뚱한 사람에게 다이어트 비법을 묻나요?

어깨너머 사업교양


예비창업자에게
딱 한 문장만 말할 수 있다면?



솔직히 말해서 이 내용만 잘 기억하고 창업한다면, 적어도 망하진 않을 거라 자신한다.


그 반대로 나는 아주 오랫동안, 거의 몇 년 동안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고생했다. 시간을 너무 낭비했다. 나와 같은 고생을 하지 않길 바라며, 창업하기 이전의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



딱 5분 투자하면 몇 년의 고생을 스킵할 수 있다.






이 아이템
잘 될 수 있을까요?




창업자 소규모 모임에서 어떤 대표님이 물었다. 그분은 스튜디오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창업 중인데 잘 될 수 있을 거냐는 물음이었다. 나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딱 나한테만 물어본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있었고, 여러 조언이 쏟아졌다. 그리고 질문자는 아주 열심히 답변들을 적어 담았다. 


그에 이어서 다른 질문들도 이어졌다. 이런 방법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생각대로면 대박이 날 것 같은데. 지금 시장상황을 봐서는 이렇게 틀어야 될 것 같기도 하고 등등.


그에 맞춰서 답변들도 늘어났다. 이런 점은 보완하셔야겠어요. 이런 점은 불편하지 않을까요? 질문도 열정적이었고, 답변도 열정적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그분은 아이템의 몇 가지 포인트를 수정한 뒤에 다시 피드백을 요청했다. 반응은 뜨거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피어났다.






얼마 뒤, 다른 대표님과의 대화에서 이 이야기를 했다. 골자는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그분, 정말 송곳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스튜디오 창업하신 분이 없는데
왜 그러셨대?




그러게요!

나는 머리를 땡! 하고 맞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게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임엔 스튜디오 창업자는 물론이고 관련되어 있는 업종에 있는 사람은 없었다. 사진 카테고리도 물론 없었다. 그러니 그러게요!라는 소리만 나올 수밖에.



그리고 이런 얘기가 이어졌다.

세상엔 뚱뚱한 사람에게 다이어트 비법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미국에서 살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미국 반응을 묻는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공부 비법을 묻는다. 백종원의 사업 조언 영상을 보는 대신에, 주변 지인에게 의견을 묻는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내 창업아이템의 진행 여부를 본인 주변 사람들에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조언을 구한다. 창업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한테까지도. 







그날 모임에서의 그 수많은 피드백들은 '이렇지 않을까요?'라는, 도움이 되고픈 순수한 호의에서 나오는 답변이었다. 근거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하지만 그 아이템을 들고 온 대표님은 그 모든 말들을 귀담아듣고, 열심히 반영했다.



시간을 아끼려면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데...




똑똑한 조언 얻기

와, 정말 그래야 하는데!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전문성이 없는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묻고, 또 귀담아 들었다. 그뿐인가? 지나가는 방구석 댓글러들에게까지 뼈맞았다. 정체도 알 수 없고 전문성이 있는지 없는지 따져볼 수도 없는. 잘못된 말이라며 나중에 드잡이라도 하러 갈 수도 없는 그런 사람에게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렸다. 





좋은 질문만큼 중요한
좋은 '질문 대상'




비용 최소화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많이 벌어 본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 그래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주 현실적으로 그렇다. 망한 사람에게서도 물론 많은 조언을 받을 순 있다. 의외의 인물에게서 인사이트, 물론 얻을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보다 전문가에게 물었을 때 좋은 정보를 얻을 확률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적어도 방향을 얻으려면 말이다. 친분을 쌓으려 질문을 한 게 아니지 않은가.



말하면 이렇다.

질문 대상을 잘 찾는 것만으로도 망하지 않을 수 있다. 진실로.




나 자신에게
"질문 대상이 적절한지" 묻기




내가 어떤 질문을 준비했다면, 그 대상과 얘기를 하기 전까지 관련 없는 사람들의 의견은 구하지 않아도 좋다. 사람들은 본인 카테고리에서 잘된 사람을 알고 있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템에 대해서 물어본다. 더 심하면 점수도 물어본다. 1점부터 10점까지 중에 골라보라고 한다. 마음이 불안하니까. 원래 다 그렇다. 



하지만 이 문장을 기억해라.

'내가 지금 뚱뚱한 사람(다이어트에 성공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다이어트 비법을 묻고 있나?' 속으로 질문을 던져라. 그렇다는 결론이 나오면 한 귀로 듣고 흘려라. 그리고 내 질문과 관련 있는 사람, 내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요즘 시대에 휘둘리지 않는 법

요즘엔 사업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졌다. 인스타에서, 유튜브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본인의 의견을 말한다. 오픈카톡방 같은 익명의 채팅방에서도 사업 얘기를 스스럼없이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은 물론 소중하다. 그렇지만, 그 모든 의견들이 팩트는 아니다. 슬프게도, 그 안에는 순수한 호의에서 쥐어 짜내며 나오는 정보가 숨어있을 수 있다. (악의로 의견을 준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그 의견들에 차등 가치를 부여하는 건 본인이다. 요즘처럼 정보가 많은 때에, 본인을 다음 레벨로 끌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만큼 중요해졌다. 내가 어떤 말에 휘둘릴 때, 이 글을 본 사람들만큼은 모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좋겠다.


내가 제대로 된 대상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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