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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Nov 13. 2023

생성형 AI 시대와 브랜딩

요즘 챗GPT, 미드저니와 같은 생성형 AI가 굉장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컨퍼런스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서의 화두도 이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을 기획하고 만드는 브랜더들은 이 생성형 AI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여기에도 브랜딩의 기회가 있을까요? 아니 브랜딩을 하는 분들은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요? 물론 다가올 미래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는 저도 모릅니다. 사실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인 스테이지에서 바라봐야


우선 신기술(..이라고 해야 할까요?)이 나와서 고객들의 삶에 파고들기까지, 아니 우리가 그 기술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우리 생활에 녹아들기까지의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 내에서 이것을 저는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우선은 그것의 단기적 관점에서의 시각입니다. 어떠한 신기술이 나왔을 때의 현상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이전에 메타버스나 NFT가 나왔을 때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데요. 사람들이 주목하는 기술이 이슈라이징 될 때의 현상을 저는 새로운 트렌드의 발현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모두라고는 볼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단계가 그것입니다. 이럴 시에는 이것을 어떻게 먼저 선점하여 우리 브랜드의 존재감을 알릴 것인지 혹은 이 트렌드를 잘 활용하여 우리 브랜드를 한번 더 볼 기회를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죠. 즉 이러한 트렌드를 통해 남들과 다른 우리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주는 것이 이것입니다.


하인즈의 예를 한번 들어 볼게요. 이미지 생성형 AI가 주목받으니 하인즈는 이것을 발 빠르게 이용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케첩에 대한 다양한 키워드를 입력하고 그것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했고 생성형 AI(Dall-E 2를 이용했다고 합니다)는 다양한 케첩의 이미지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이 대부분 하인즈만의 아이덴티티인 로고와 용기의 모양과 닮았다는 것을 캐치했죠. 그리고 이것을 매체를 통해 공개하여 하인즈가 대표적인 케첩 브랜드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그 이미지들로 전시까지 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ZjcQk5TyfS8


이것이 말씀드린 대로 생성형 AI를 트렌드로 바라보고 발 빠르게 브랜딩에 활용한 예시입니다. 이것으로 고객들에게 그들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죠. 물론 생성형 AI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점점 더 올라가고 있는 요즘이니 그것에 대한 주목도와 관심도는 높았을 것입니다.


맥도널드도 비슷한 시도를 했어요. 이번에는 이미지가 아닌 텍스트 기반의 생성형 AI인 챗GPT를 활용해서 지구에서 가장 상징적인 햄버거는 무엇인지를 물어본 것이죠. 그리고 빅맥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햄버거라는 대답을 유도하여 그것을 발 빠르게 브랜딩에 적용했습니다.



그 외에도 해외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이와 같은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초기에 많은 사람들을 통해 주목받는 기술은 '트렌드'라고 바라볼 수 있고 이것은 위의 방식으로 혹은 다른 방식으로도 브랜딩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하루가 갈수록 생성형 AI는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니 또 이것을 활용한 어떤 브랜딩이 나올지 살짝 기대도 됩니다. 브랜딩을 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단계에서 이 기회를 잘 캐치해야 합니다.


장기적 기회의 중심은 '대화형'


그렇다면 생성형 AI 기술이 고객의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었을 때는 어떨까요? 지금 이 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는 단계이고 아직 우리 생활 전반에 그것이 활용되는 시기가 언제일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그 속도로 보면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때는 위의 단계(기술이 주목받는 시기)처럼 그것은 트렌드라는 단어와 더 이상 대체될 수 없겠죠. 이미 많은 사람들의 생활의 영역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마치 지금의 검색처럼 말이죠. 그 시기에는 더 이상 그것은 신기하지도 신선하지도 않을 거예요.


브랜딩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단계에서는 이 기술을 어떻게 다르게 활용할지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생성형 AI, 그중에서도 대다수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고 확산될 기술은 저는 텍스트형, 즉 쳇 GPT라고 봅니다. 이는 우리의 지금의 검색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입니다.


사실 그 이유는 간단해요. 챗GPT가 검색과 다르게 '대화'를 중심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고 노출시킬 지에 대한 전략이 아마도 생성형 AI 시대의 브랜딩의 큰 관건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역시나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죠)


소비의 두 가지 형태, 목적구매와 가치소비


그것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우선 우리의 소비의 형태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 매일 무엇을 구매하고 소비합니다. 너무 당연하죠. 그런데 이 소비의 형태를 두 가지로 나눠보면요. 저는 목적구매와 가치소비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적구매란 우리가 무엇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해서 구매하는 방식을 얘기합니다. 목이 마르면 물을 사고 배가 고프면 식당을 검색하고 날이 추워지면 코트나 패딩을 검색하는 것이 이런 형태입니다. 이 목적구매는 현재의 검색으로도 충분히 제공이 가능하고 생성형 AI의 시대에도 전 그 목적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것에 물어볼 것이고 답을 얻겠죠. 그것이 대화형이라고 해도 말이죠. 검색창에 오리털 패딩이라고 타이핑하는 것과 챗GPT에 오리털 패딩 추천해 줘..라고 얘기하는 것이 방식만 다를 뿐 그 목적은 같잖아요. 물론 어떤 알고리듬으로 그 안에서 우리 제품을 노출시킬지, 아니면 우리 브랜드를 언급하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한편으로는 이것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나올 것이고 다양한 광고 상품이 나올지도 모르죠. 또 다른 광고 시장이 열린다고 할까요? 지금의 검색 광고처럼요.)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이미지


하지만 가치소비의 측면은 조금 다릅니다. 가치소비란 목적구매와 같은 당장의 특정 목적에 의해서 무엇을 구매한다기보다는 어떤 이미지나 가치를 위해서 브랜드를 구매하는 행위입니다. 우리가 아디다스보다 나이키를 선호하고 삼다수보다는 에비앙을 마시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이죠. 기능적으로 두 브랜드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요. 그것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이미지라는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통해 조금 더 전문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거나 남들과는 조금 더 개성 있는 모습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사실 이런 가치소비는 현재의 검색 플랫폼 내에서는 자연스러운 행위는 아니었습니다. 보통 러닝화 추천 이런 식으로 검색하니 말이죠. 가치소비가 그 안에 껴들어갈 틈이 별로 없었죠. 검색어에 그런 의도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도 말이죠. 하지만 이전에 말씀드린 대로 그것이 검색의 키워드 형이 아닌 생성형 AI의 '대화형'일 때는 그 패턴은 완전히 바뀔 수 있습니다. AI와 대화하면서 얼마든지 그 안에 브랜드가 노출될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화 중에 '이런 스타일로 바꿔보고 싶은데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 , '이런 이미지의 모습을 얻고 싶은데 무엇이 필요할까' 등의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갈 확률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그 안에 우리 브랜드가 껴 들어갈 자리가 생겼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 브랜드가 언급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가 명확히 인지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키워드와 같은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우리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굉장히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파타고니아 하면 환경을 사랑하고 지구를 위한 브랜드와 같은 이미지가 따라다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에는 우리 브랜드는 무슨 종류의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로 분류되었다면, 즉 생산하는 제품의 카테고리로 분류되었다면요. 미래에는 어떤 이미지나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지로 분류될 수 있고 그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키워드의 브랜드와 싸워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파타고니아와 프라이탁, 그리고 그 외 다른 브랜드들이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것이죠. 전혀 다른 제품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를 예상했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명확한, 날이 선, 그리고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감성의 키워드 혹인 이미지의 대표성일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제품력으로 싸우는 영역과 가격으로 싸우는 영역,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로 싸우는 영역이 모두 공존할 수 있죠.


그래서 브랜딩은 더더욱 중요해질지 모릅니다.


'대화'형식에 주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브랜드 검색


브랜드 검색 아시죠?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검색되지만 정작 우리는 브랜드 검색이란 광고 상품을 통해서 그 브랜드를 가장 먼저 접합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시대에는 이것을 보여주지 않아요. 그 보단 수많은 데이터를 AI가 수집하여 브랜드에 대해서 면밀히 설명해 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떤 답변을 받고 싶을까요? 당연히 다른 브랜드와는 훨씬 더 호감이 갈 만한 내용들, 우리 브랜드를 잘 보여주고 알릴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테고 그러면서 그 브랜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얘기해 주겠죠.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데이터, 그중에서도 자사의 브랜드를 설명하는 데이터가 학습되어야 그것에 맞는 적절한 결과값을 내놓을 것입니다.


이럴 때도 마찬가지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과 이미지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이미지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역시도 브랜드 기획자나 마케터, 한 브랜드의 브랜딩을 담당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 어떤 설명을 AI가 내놓기를 바라시나요? 단지 이런 제품이 있다 정도로 끝나기를 바라시나요 아니면 우리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고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까지 AI가 고객에게 설명하기를 바라시나요?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대표 키워드와 이미지를 만들어야


앞서 얘기한 것은 남들과 다른 우리 브랜드만의 감성적 핵심 경험을 얘기합니다. 이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우리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기능적 차별화는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그 안에서 승부를 보기는 점점 힘들어지지 때문입니다. 물론 기능적 차별점은(그것이 가격 경쟁력이라 하더라도) 물론 중요하고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먼저 내세워야 하는 것에는 큰 이견은 없지만 결국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와 개성,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모습은 무엇이고 어떤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승부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지금처럼 생성형 AI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시대에 솔직히 다가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기술이 우리 생활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시대에 브랜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브랜딩은 사람들의 구매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위해서는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대비는 앞서 말씀드린 부분일 수 있겠고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죠. 많은 노력과 활동 그리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명확히 만들어 가고 있는 브랜드들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그 외의 브랜드들이 기회가 없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명확히 그것의 방향을 설정하고 만들어가면 되니 말이죠. 그래서 브랜딩에 있어 차별화는 더더욱 중요할 수 있겠네요.


이상 저의 짧은 소견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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