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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 Dec 26. 2022

직장내 괴롭힘 2차 가해를 멈춰라

처음부터 끝까지 제멋대로구나


내 글을 오래 전부터 읽은 분들은 익히 알겠지만 나는 직장내 괴롭힘을 통해 2~3년간 지속적으로 우울증치료를 받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에는 너무 지치고 무서워서 가해자를 신고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냥 내 잘못이 아닐까 두려움에 떨고만 있엇다. (전혀 아니었음)


그리고 시간이 흘러 회사에 적응을 했고 나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누군가에겐 그럴 수 있겠지만 나에게 시간은 약이 아니었다.

가해자를 마주칠 때마다 화가났고 제멋대로 나에게 친한 척이라도 하면 그날은 정말 최악인 하루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가해자가 나에게 '그땐 내가 어떻게 되었나보다, 미안했었다' 라고 사과를 했다.

안하니만 못한 사과였다. 악어의 눈물 같은 느낌이었다.

진정성이라고 느껴 볼 수 없고, 내가 본인의 앞길을 가로막을까 전전긍긍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나서 쪼잔한 선물을 준다.

떡이라던지 케익 이라던지 내 의중이나 심정은 상관없고 그냥 제 멋대로 사과의 선물을 준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


그때마다 그 날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나에겐 트리거가 된다. 

받은 물건 처분도 골치다. 


그래서 내가 표현을 안했냐고?

왜 안했겠나

정중하게 "저는 이런거 주시는거 부담스럽기만 하구요, 진짜 사과하는 마음이면 업무상 대화 외에는 말 걸지 마시고 그냥 거리를 유지해 주시는게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씹혔다.



가해 행위부터 사죄 행위까지 첨부터 제멋대로다. 

자기가 사과를 하고싶은 마음이 들때는 그냥 제멋대로 굴어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마음에 일말에 죄책감이라도 남아있다면

적어도 사과의 방법을 가르쳐 준걸 귀담아 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자기 마음을 자위하겠다고 2차가해를 하는것과 마찬가지다.

마치 케익과 퉁치고 그간에 모든 노여움을 풀어 달라는 것 같다.

나는 정말 많이 참고 참아서 그간의 일들을 천천히 글로 써가며 다시 서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가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멋대로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파리바게트 롤케이크를 받았다.

(전국민이 불매운동을 하고있는 그 파리바게트 맞다)


진짜 사과를 하고 싶으면

숨을 죽이고 전전긍긍 하며 괴롭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높이 올라갈때까진 내 손에 피묻히는 일은 없을거니까 찌그러져서 있길 바랄뿐이다.

알아서 머리가 둥둥 떠 내려 오길 바랄 뿐이다.

2차 가해를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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