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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길의 여유 Nov 19. 2024

18. 북큐레이션

 CURATION의 어원은 큐라레 (CURAE) “돌보다, 보살피다”이다.

15~16C 부유한 귀족들이 이동하기 편한 가치들의 모임이 배경으로 그림, 도자기, 조각등이 이에 해당된다.      

지적 욕구를 동반한 수집열이 유럽 역사에서 열정적으로 나타났던  시기는 르네상스 무렵부터 바로크 시기까지다. 당시 제후들은 이상하고 특별한 사물들, 그러니까 원래의 형태보다 아주 크거나 작은 것, 이국적인 것, 생소한 것, 기괴한 것, 드문 것, 그리고 아름답거나 우수한 것 등을 적극적으로 수집했다. 이런 진귀한 사물들을 모아놓은 곳을 독일어로 쿤스트카머(Kunstkammer) 혹은 분더카머(Wunderkammer)라고 불렀는데, 우리말로 하면 각각 ‘예술의 방’, ‘경이의 방’ 정도이다.   

   

큐레이션의 핵심은 선별, 배치, 범주화이다.

큐레이션의 방법으로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 즉 제거, 축소, 그리고 범주화이다.     

이 같은 큐레이션의 개념은 독자의 감소, 독서 기피등의 출판 시장의 위기, 서점의 위기, 도서관의 위기에서 탈피하고자 북큐레이션에 도입하여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지는 발전을 해 오고 있다.     


북큐레이션은 다양한 매체와 수많은 책들, 그리고 읽지 않는 책들 대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하겠다.  이에 대한 기준으로는 필요와 목적에 맞은 책을 선정해야 한다. 특히 독서 습관을 키워가는 연령대, 학교 교과 학습을 뒷받침하는 목적을 갖고 독자층 확보와 예비독자를 위한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북큐레이션의 대상은 사람 (개인별)과 공간 (서점, 도서관, 북카페 등 공간이용자)이다.   

  

북큐레이션의 정의

1. 북 큐레이션은 책장 편집이다.

   - 서점: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 책장 편집

   -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 책장 편집   

  

2. 북큐레이션은 독자층 형성을 위한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다.

  - 도서관: 대출률을 높이기 위한 편집 및 프로젝트

  - 개인: 개인의 독서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

    

북큐레이션 기획은 대상에 따라 기준을 다르게 한다.

대상으로 북특정 다수, 개인, 작가, 역사, 출판사등 다양한 북큐레이션의 기준을 설정한다.

연간 기획을 하기도 한다, 월별 12개의 키워드와 테마를 설정한다.  

   

도서 선별 과정은 북큐레이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주제와 독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난이도와 장르의 책들을 조화롭게 배치해야 한다. 입문서부터 심화 도서까지, 소설부터 전문 서적까지, 독자들의 지적 여정을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하고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명확한 주제 아래 정돈된 책들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장이다. 봄의 설렘을 담은 시집들, 싱그러운 여름을 부르는 손짓, 독서의 계절인 가을로의 초대, 그리고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등,  감격적인 한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한 작품 전시. 이렇게 선정된 주제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호기심을 자극하고, 책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만들어 마침내 책을 집어 들게 만든다.     


책을 고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각적 요소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눈에 띄지 않으면 소용없다. 따라서 책의 배치와 진열 방식에 신경 써야 한다. 표지가 매력적인 책은 정면으로 세워 전시하고, 관련 소품을 활용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마치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것과 같은 예술적 감각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북큐레이션은 단순한 책 나열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것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을 선사하고, 도서관을 더욱 풍성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만든다. 북큐레이션은 책과 사람, 그리고 지식과 상상력을 잇는 아름다운 다리인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독서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갈 것이다.   

  



약 1년 전, 북큐레이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센스 있게 도서관을 아기자기하고 풍성하게 운영했던 사서의 퇴직으로 생긴 공백을 조금이라도 메우고자 이 분야에 발을 들였다.     

 

모든 일의 시작이 그렇듯이 책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론적 지식을 쌓은 후, 실제 교육을 받아 실행에 옮겼다. 이러한 노력 끝에 비록 민간자격증이지만 북큐레이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공부를 하면서 북큐레이션에 대한 안목이 생겼다. 이제는 서점에 가도 자연스럽게 북큐레이션 코너부터 눈에 들어온다.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책의 세계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보람 도서관 활동가  3명에게 시험 삼아 북큐레이션 역할을 부여해 보았다. 일반용과 어린용으로 나눠서.  놀랍게도 그들은 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냈다. 서로 의견을 나누며 같은 주제로 다른 시각으로 협력한 결과, 매달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다. 활동가들 역시 이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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