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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식빵 Jan 07. 2024

2023년 결산

새해가 된 지 벌써 7일째.

이제 해가 바뀌어도 별로 감흥이 없다. 만 나이 아닌 예전 한국나이로 나는 올해 마흔이 되었다. 생일이 12월이라 11월까지는 만 38살이다. 앞자리가 바뀌면 기분이 이상해질지 알았는데 사실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에 실제로 무슨 벽 같은 게 있어서 장벽을 지나 넘어오는 것도 아니고, 인간이 편의를 위해 만든 달력이 넘어가는 것뿐이니라. 그래서 특별히 새해 결심을 한다거나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도 않는다. ㅋㅋ 어차피 세워도 안 지키게 돼서 ㅋㅋㅋ

그런데 인스타 이웃이자 실제로도 한번 뵌 적이 있는 구보라 작가님이 지인들과 모여 1월부터 12월까지 달별 결산을 한 것을 글로 올리신 것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무얼 하고 365일을 보냈고, 어떤 일들을 겪었을까. 2020년, 2021년에 연달아 한 권씩 출간을 하고 그 뒤로는 출간을 못해서 물리적인 결과물이 없으니 겉으로는 아무 일도 안 하고 논 것만 같다. 나는 정말 팽팽 놀았나? ㅋㅋ 글은 얼마나 썼고, 또 무얼 하며 작년을 보냈을까 한번 되돌아보자.


2023년에 읽은 책

<가녀장의 시대>와 <이어령의 마지막의 수업>은 2022년 연말에 읽은 것인데 편집하기 귀찮아 그냥 두었다. <아웃랜더>와 <더글로리>의 송혜교 얼굴도..ㅋㅋ 블로그의 리뷰로그를 가져온 것인데 영상리뷰만 뺄 수가 없어서 그냥 가져왔음.


 2023년에는 총 42권의 책을 읽었다. 2022년 연말에 새해 독서계획을 세우며 2023년에는 책을 50권 정도는 읽고, 그중에서 최소 5권 정도는 평소에 자발적으로는 절대 읽지 않는 경제, 시사, 자기계발서 같은 종류의 책을 읽겠다고 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ㅋㅋ

올해에는 수치적으로 몇 권을 읽겠다는 목표보다는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좋은 책을 골라 제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에세이가 다 거기서 거기처럼 읽혀서 좀 시들해졌고, 차라리 읽을만한 신간이 없을 때는 세계문학전집 같은 걸 읽어야겠다 다짐했다. 선물 받았는데 아직 못 읽은 책, 사두고 아직 못 읽은 책들도 올해에는 다 읽어치울 생각이다. 마음의 짐이라 ㅋㅋㅋ


2023년의 여행

2월 - 대학 친구 자인, 미리와 아이들 데리고 1박 2일 안동여행

6월 - 1박 2일 가평 글램핑

7월 - 가족들과 양양 당일치기

       - 가족들과 홍천 1박 2일

8월 - 화성 롤링힐스 1박 2일 호캉스

9월 - 추석 전 미리 부산친정 다녀오며 올라올 때 경주에 들러 짧은 여행

10월 - 6박 7일 태국 방콕여행

         - 양평 1박 2일 돔글

11월 - 양희와 아이들 데리고 강화도 1박 2일 펜션여행

12월 - 가족들과 4박 5일 제주도여행


2023년에 본 전시

1월 - 아이와 백희나 원작 <장수탕 선녀님>

2월 - 수경이와 아이들 같이 데리고 예술의 전당 <이집트 미라전>

11월 - 북서울시립미술관, 서울아트북페어?

         - 석파정 서울미술과, 수경이와 <요시다유니전>


2023년에 쓴 글

브런치에 단편소설 연재분을 포함하여 38개의 글을 발행


2023년에 새로 시작해 본 것

-마크라매 배우기

-단편 소설 쓰기 - 2개를 썼다. 습작

-오프라인 강연



2학년이 된 딸아이는 이제 아기 때처럼 손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여전히 숙제를 체크해줘야 하고 아침에 깨워줘야 일어나고, 혼자 집에 둘 수 없고, 잔잔하게 손이 가는 저학년이다. 학교 셔틀버스 비용이 꽤 비싸서 1학년 때는 생각 없이 그냥 태우다가 작년에는 1년 내내 직접 차로 데려다주었다. 편도 15분으로 아침에 30분 운전, 오후에 데리러 가서 30분 운전하니 평일에는 하루 한 시간씩 운전을 하게 되었다. 집에 와서 간단하게 집을 치우고 요가를 다녀와서 점심을 혼자 먹거나 가끔 지인들을 만나고, 글을 썼다. 하지만 작년에도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무기력함과 우울함이 나를 힘들게 했고, 그때마다 다시 일어날 힘을 준 것은 결국은 글쓰기였다.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시간을 쏟아붓는 것은 사람을 지치게 하지만 글을 쓸 때 가장 즐겁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남편의 입장이 되어 우리가 영국에서 겪은 일을 소설의 형식으로 써본 <유럽에서 온 김과장의 서바이벌헬조선>을 연재하며 봄을 보냈다. 중간에 포기할 뻔했는데, 결국은 완성을 해서 뿌듯했다. 그리고 아이가 여름방학을 맞고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금세 9월이 되었다. 10월 초 추석연휴를 끼고 5년 만에 해외여행을 가기로 예약해 놓았다. 그런데 난생처음으로 나에게 오프라인 강연문의가 들어왔다. 태국여행 바로 뒤에 3회 차로 하는 일정이었다. 명절에 여행을 가기 위해서 추석을 앞두고 한 주는 대전시가, 한 주는 부산친정에 다녀왔더니 몸살이 났고, 편도선염에 걸린 채로 태국에 가는 비행기에 올라 태국에서 내내 고생을 했다. 그러고 돌아와서는 아이가 학교에서 걸려온 A형 독감에 나도 걸려 2주가량을 더 아픈 상태로 강연준비를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강연이 처음 일정에서 연기되며 11월 중순에야 끝났고, 편도선염은 후두염까지 가서 11월에도 계속 아팠다. 그리고 12월 한 달은 다른 문제로 계속 아팠다가 이제야 조금 괜찮아지고 있다. 어제 생각해 보니 작년은 가을부터 연말까지 계속 아팠더라. ㅋㅋ 이제 나이가 들어 감기에만 걸려도 쉽게 낫지 않고 운동을 쉬면 몸이 힘들어지는 게 바로 느껴진다. 몸이 아프면 만사 귀찮고 힘들고 아이는 방치된다. 올해는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힘써야 할 것 같다.

적어보니 별거 없는 한 해를 보낸 것 같은데, 그래도 이것저것 많이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닌 한 해였네. 2024년은 운동 꾸준히 하면서 매일매일 글 쓰는 루틴을 세워 장편소설 하나 완성해보고 싶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일 많은 한 해이길.


작가의 이전글 동탄에서 강연 겸 북토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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