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쨌거나 글쓴이 Jul 21. 2016

이도저도 아닌

  나는 헬조선이라 불리는 한국을 싫어한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이고 획일적이고 강압적이다. 누구는 현실을 알고, 부딪히고, 적응하라고 하지만,  또다른 선택이 남아있다. 적응하지 않는 것. 


 목구멍을 스스로 죌 수 있는 사치를 갖고 싶다. 부모를 깎아먹은 덕에 이딴 말과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자신의 목끈을 쥐는 여유는 독자적인 경제력에서 나온다. 이 획일성과 수직성에서 한톨의 예외이고 싶은 나는, 결국 한국적인 먼지가 덜 묻은 덩어리를 집어먹으려는 몸짓을 한다. 먼지를 애써 털어내고 깨끗한 걸로 골라먹으려는 그 애잔한 눈길과 손길. 자발적인 선택인 척 구는 근거없는 확신. 


 목줄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싶다는 핑계로 그토록 싫어하는 것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게 지금 내 꼴이다. 유약한 오기. 어설픈 분열. 휩쓸리지 않으려해도 결국은 그 물결 속에 있다. 



 그렇게 시험준비생이 넘쳐나는 시대에, 나 또한 책을 못 놓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보고 싶은 것엔 실체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