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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로시 Feb 18. 2022

모양도 향기도 없는 날

우연히 내 사진 속에 담긴 그는 저 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오늘 뭐했지, 꼭 뭘 해야 하루가 완성되는 건 아니지만, 오늘처럼 하루종일 뭉게구름만 잡으러 다니다 달이 뜬 것처럼 느껴지는 날엔 조금 힘 빠지기도 해. 며칠, 몇 달, 아니 몇 년 뒤에는 오늘을 어떤 모양으로 향기로 기억할까? 글쎄, 불러줄 이름도 없는 날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이미 해가 지난 예쁜 다이어리가 두 개나 새하얗게 있는 걸 보면 일기와는 앞으로도 이야기를 나눌 일이 없을 것 같다. 대신 하루동안 가장 행복했던 장면, 슬펐던 감정을 잡아두어 오늘을 기억해보자. 예민함을 잃어가는 것은 너의 탓도 멀어진 거리의 탓도 아닌 내 탓이라는 것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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