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를 보고
들어는 보았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을
그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그의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전 세계에 몇 없을 것이다.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 중 아즈카반의 죄수를 만든 감독이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이외에도 그는 감동을 주는 영화를 여럿 만들었다. 그레비티와 칠드런 오브 맨은 꼭 극장에서 보길 추천하는 영화들이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촬영부터 연출까지 그는 계속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
그는 로마로 또 한 획을 그어버렸다.
내가 좋아하던 HBO 드라마 중 'Rome'이라는 시리즈가 있었다. 과거 율리우스 시저 때 당시 로마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조금 야하긴 하지만 이야기에 스며들면 몸이 부대끼는 장면 조차 예술로 느껴진다. 그 정도의 짬바? 가 안된다면 비추천한다.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는 HBO 드라마 로마랑 많이 다르다. 심지어 대중적으로 알고 있는 지리적 위치의 로마가 아니라 조금 당황스럽지만 그만큼 더 독창적으로 느껴졌다. 사실 제목만으로도 드라마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내용을 발설하면 명화의 흠집을 내는 것 같기에 줄거리를 다 흝을수는 없지만 연기를 했던 배우들이 사실 실제로 배우가 아니었다는 것은 정말 재밌는 요소였다. 연기하는 인원들이 자신의 롤이 실제 직업이기에 더욱 현실감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 주인공 여자 배우 또한 실제 직업이 배우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흑백이다. 루즈하게 느낄 수 도 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감독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감독판 흑백 필름으로 내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색감에 눈이 분산되지 않으니 디테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배경은 그 당시의 역사 과도기에 있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지극히 평범함을 연기했다. 특히 배우들의 리액션을 클로즈업하는 촬영기법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대부분 광각으로 때로는 정적으로 때로는 달리를 주며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나는 남미를 사랑한다. 그들의 라틴음악을 사랑하고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사랑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본 순간부터 내 꿈은 쿠바의 어부가 되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영혼이 깃든 그들의 표현 방식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