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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 저기 Jul 07. 2022

목포는 항구다 1 (겨울, 2019)

2020. 2. 3


DAY 1

목포역

한국에도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막다른 철길이 있다. 철도는 이리저리 흐리기 마련 이것만, 이곳 목포의 철길은 동네 골목길 담벼락처럼 끝나버린다. 예전 이태리에서 철길이 끊긴 베네치아 역을 보고 신기해했었는데, 목포도 그렇다.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터미널’이다. 정말 이 땅의 끝으로 왔다는 느낌이다. 낯설고 신기하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유달산과 바다를 잇는 케이블카가 목포의 새로운 스폿이 되었다. 통영의 그것과도 비슷한데, 유달산이라는 명소가 하나 더 추가된 느낌이다. 약 3km 좀 넘는 거리를 40분 정도 소요하여 즐길 수 있다.


영란횟집

블루리본, 택시기사님 추천, 지인 추천 모두 등장한 명실공히 목포의 유명 스타 식당이다. 민어회 전문식당인데 역 앞 구도심 민어회 거리에 있다. 어느 항구도시에나 있을법한 골목에 딱 그런 분위기의 식당이다. 민어 코스를 주문하면 회, 무침, 전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탕과 밥을 준다. 민어회를 본격적으로는 처음 먹어보는데 맛있다. 적당히 졸깃하고 부드럽다. 모든 음식의 양념들은 어찌 그리 적당한지 참 거시기하다. 매워 보이는데 안 매운 것은 도대체 무슨 마술일까 싶다. 택시기사님의 평에 의하면 이 집은 배가 불러서 조금 맛이 갔다는데, 외지인들에게는 이 정도도 감사한 남도의 맛이다.


호텔 현대 바이라한 목포

목포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 해서 예약했는데, 이게 목포시가 아니고 시계를 넘어 영암군에 있는 거다. 시외 택시 약 20.000원을 주고 이동해야 한다. 현대조선 옆에 우뚝 선 모양새가 거제 삼성중공업 옆 삼성호텔과 흡사 닮았다. 비슷한 용도의 호텔인 듯싶다.


DAY 2

목포근대역사관

식사 전에 잠시 짬을 내어 개항 역사문화거리를 산책. 일본의 영사관이었던 건물이 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 건축물이 가장 랜드마크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지난해 매스컴에 떠들썩했던 창성장 등 목포 구시가지의 흉물이자 보석인 곳들이 모여있다. 어린 시절 마산 바닷가 나가다 보면 있던 그 길들과 아주 닮았다. 대한민국 항구도시들은 모두 이렇다. 바람이 있다면, 잘 보존하기를 바랄 뿐이다.


초원식당

목포역 건너편 개항 역사문화거리에 있는 밥집. 목포에 역사 있는 맛집들은 모두 이곳에 몰려있다. 생선조림, 탕 등을 파는 식당인데, 시그니처 메뉴는 게살 비빔밥이다. 15,000이라는 가격이 언뜻 비싸 보일 수 있지만, 재료와 퀄리티를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참기름과 김가루를 곁들인 밥에 게살 무침을 푹 퍼서 슥슥 비벼먹으면 입안이 갑자기 행복해진다. 조기매운탕도 밑반찬들도 모두 맛있다. 어쩜 간이 이리도 적절한지... 적어도 목포에서는 간장게장만이 밥도둑이 아니다.


목포역

기차 시간이 빠듯하여 식사 후 역으로 걸어서 이동. 500여 미터의 거리로 몇 발짝만 떼면 역이다. 다음에는 목포 구도심 시간여행을 오면 좋겠다. 굿바이 아쉬운 목포야. 곧 다시 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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