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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 저기 Jul 23. 2022

목포는 항구다 2 (여름, 2020)

2020. 06. 22

DAY 1

펄 스맥(Pearl Smack)

목포로 출발 전 중간 베이스캠프 도시 대전에서 브런치를 먹고 간다. 정오가 지나며 갑자기 당이 훅 떨어져 급하게 떡으로 요기하며 찾아온 '펄 스맥'이라는 이름을 가진 브런치 카페 연구단지점이다. 은근히 놀랍게도 대전에만 4개의 브렌치와 뜬금없이 용인에 하나 있다는 프랜차이즈 브런치 카페이다. 도룡동 지역의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처럼 매장이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의 캐주얼한 멋이 부담 없이 좋다. 샐러드, 파니니 등 유럽 풍의 브런치 메뉴의 맛과 가격이 아주 만족스럽다. 또 오자.

스쿱스 젤라토

월평동 다세대 주택가 건물 1층, 뜬금없는 곳에 자리 잡은 아주 특이한 아이스크림가게이다. 위치가 찾아오지 말라고 일부러 숨어있는 듯하다. 주인장은 젊고 잘 생긴 청년인데, 호른 악기를 연주한다고 한다. 그래서 매장 의자에 호른이 놓여 있다.


본점은 청주이고 대전에는 이곳이 1호점이라고 한다. 짙은 그린색 타일이 멋스럽기 그지없다. 요즘 그린색 인테리어 유행이 거세다. 젤라토의 종류가 매우 특이한데 기억에 남는 메뉴는 '순두부 맛' 젤라토이다. 엇!? 순두부 맛 아이스크림? 처음에는 상상이 가지 않았는데, 조금 먹어보니 붉게 양념해서 끓인 뚝배기 찌개 순두부가 아니라 하얀 재료 순두부의 콩 맛이 사르르 나는 것이 고소하고 맛이 괞챦았다. 주인 청년의 말에 의하면 K가 찾아온 손님 중 거의 제일 고령일 거라고 한다. B 덕분에 졸지에 인스타 핫 플레이스에 기웃거리는 꼰대가 되었다. 젤라토 한입에 물고 목포로 떠난다.


독천식당

목포역 앞에 있는 낙지덮밥집. 지난겨울 1차 목포행 때 꼭 먹어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안 맞아 못 먹고 아쉽게 돌아갔었다. 원래는 목포에 도착하면 1차에 갔던 초원음식점에 가서 게살 덮밥을 먹으려 하였으나, 도착해서 주차를 하는데 문 앞에 쓰인 경악스러운 안내글을 보았다. '꽃게가 물량이 없어 당분간 꽃게살 덮밥을 중단합니다'. 세상이 이런 일이! 대전에서부터 250km를 이거 먹겠다고 달려왔는데... 다리에 힘 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이 없으면 잇몸으로! 꿩 대신 봉황! 플랜 B를 신속히 가동하고 지난번에 놓친 독천식당의 낙지 비빔밥을 먹으러 간다. 목포 맛집은 목포 구도심, 역 앞과 부두 근처에 몰려 있으므로 모두 거기가 거기다. 이동은 도보로 가능하지만 차로 5분 이내 거리들이다.


식당에 도착하니 보이는 정면의 포스가 에너지를 마구 발산한다. 정문만 봐서는 그저 조그만 평범한 동네 식당 같은데 건너편에 지방 맛집의 상징인 드넓은 주차장이 위용을 자랑한다. 주차장 건물은 붉은 벽돌과 시멘트가 어우러져 마치 아우슈비츠 같은 역사성을 느끼게 한다. 목포여행은 공간 여행이 아니라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증명해준다. 입구에 블루리본 추천 스티커가 붙어있는 낚지 요리 전문식당이다. 메뉴판의 주어는 모두 낙지다. 낙지 볶음, 낙지 탕탕이, 낙지호롱구이 등등. 올 어바웃 낙지다.


낙지 꼬치구이와 낙지 덮밥을 주문했다. 둘 다 양념이 붉게 있는 음식들이라 매울 거라 걱정을 하는 서울 촌놈들의 우매함을 이 명품 양념들은 마구 꾸짖는다. 양념이 붉은색이면 맵다는 편견을 버려라! 와.... 한 수 가락 뜨는 순간 이건 도대체 인간이 만든 맛인가 싶다. 동시에 인간의 이기심이 발동하여, 도대체 내가 사는 서울에는 왜 이런 맛을 못 만드는가 싶은 '화'도 난다. 하나도 맵지 않고 짜지 않은데 색은 붉고 맛은 맵고 짜고 고소하고 달고... 인간이 혀로 느끼는 모든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인간관계든 음식이든 좋고 나쁨은 끝부분에 더 드러나기 마련인데 이 음식들은 다 먹고 아쉬움과 개운함이 남는다. 정말 맛있다. 갑자기 목포 사시는 분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목포에는 맛집에 없다고 한다. 다 맛있으니까... 목포는 도시 입구 빌보드에 '맛의 도시 목포'라는 슬로건을 당당하게 쓸 자격이 충분하고도 넘치는 도시이다.

서울 도넛츠

독천식당으로 이동하다가 창밖에 발견한 도넛 집. 무엇인가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어 식사 후 들렀다. 각종 도넛을 판매하고 있는데 인테리어가 새로 단장한 듯 주변 분위기와는 다르게 깔끔하고 깨끗했다. 종류 별로 주문해서 먹어 본 맛은 기본 도넛의 맛이 제일 좋고 나머지는 쏘우 쏘우였다. 도넛의 이름들이 특이한데 예컨대 청담도우넛, 압구정 초코 이렇게 서울 지명을 붙여 놓았다. 여기 목포에서 서울은 꽤나 먼 이국적 이미지다. 서울에 파리바게뜨 있는 거나 같은 이치다.


목포 해상 케이블카 again

목포의 자랑이자 최고의 핫스폿으로 떠 오른 관광지. 지난번 1차 목포행 때도 탔었다. 사실, 목포란 도시가 대단히 큰 것도 아니고 즐길거리가 흩어져 있는 곳도 아니라 크게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이 케이블카를 안 탈 수가 없다. 목포 분들에게 ‘목포에 뭐 있어요?’하고 여쭈면 거의 모두가 ‘케이블카 타 보셨어요?’ 하고 대답한다. 이거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하지 다음날이라 해가 길어져 오후 8시 즈음 절정의 서해안 낙조를 즐겼다.


DAY 2

현대호텔 목포라한 again

목포에서 목포대교를 건너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호텔이다. 로비는 그럴듯하니 깔끔하고 객실 내 욕실에는 세월의 흔적이 약간 보이는 곳이다. 가성비 생각하면 항상 옳은 선택이다.


나현식당

자유시장 안에 있는 식당 중 88호점. 어제 서울도넛츠 여사장님이 소개해 주신 식당이다. 시내 자유시장 안에 넘버링된 작은 식당들이 즐비한데 지난번 들렀던 영란횟집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그곳이 전구구 관광지라면 이 곳은 로컬 동네 식당이다.


주인아주머니 혼자서 집밥 하듯 요리해 주신다. 많이 먹지도 않는 3명이 기본 4인 상 받아 남기거나 과한 포만감이 두려워 동네 식당을 선택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목포에는 맛집이 따로 없다. 부드러운 민어회,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리는 민어전, 개운한 탕국물, 입에 착착 붙어버리는 밑반찬들...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다. 음식양이 우리 소식가들에게 딱 맞다. 목포의 속살로 들어와 목포 주민스럽게 식사를 했다. 좋다.


인스파이어링 커피

역 건너편 구도심 도로에 숨은 듯 안 보이는 카페. 그냥 지나쳤다 돌아와서 겨우 찾았다. 간판을 따로 설치해놓지 않았다. 이것은 배짱인가 실수인가. 그래도 젊은이들이 꾸준히 문을 열고 찾아들어온다. 인스타 영향이겠지. 확실히 세대별로 정보를 다루고 나누는 방식이 달라졌다. 이제 나도 슬슬 정보유통의 핵심에서 밀려날 때가 된 건가... 이렇게 여행 오면 우리는 B의 정보에 100% 의존한다. 호텔과 교통을 빼고는 모두 B 담당이다.. B의 스폿 만족 적중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 신뢰의 B.


이마트 목포점

다른 도시 마트를 들러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서울에서 시간에 쫓겨 사지 못했거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시간의 압박 없이 보고 살 수 있다. 이동도 편하고 주차도 편하고 사람도 적어 쾌적하다. 서울 양재동 마트 앞 늘어선 줄을 생각해보면 여기는 미국 마트급이다. 소상공인들의 물품을 구입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편리성 때문에 대형마트를 오게 된다. 가끔씩 편하지만 마음은 조금 무겁다. 오늘 이마트 방문의 목적은 가장 더운 피크 낮 시간을 잠시 피하며 필요물품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피서 콘셉이었다.


목포근대역사관 1,2

우리나라 여느 항구도시들이 모두 그러하듯 목포도 일제강점기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도시다. 수탈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을 터이니 일본제국주의자들이 당시 공들여 목포를 사용했을 것이다. 유달산을 기준으로 남쪽은 일본인들이 신시가지를 건설해 살고 북쪽은 조선인들이 낙후된 환경에서 살았다. 이런 도시 구성의 맥락은 내 고향 마산도 마찬가지다. 역을 중심으로 신마산과 구마산으로 나뉘어 신(새로운) 마산에는 일본인들이 반듯한 도시 계획을 해놓고 생활했고, 구(오래된) 마산에는 바닷가 뱃일하는 조선 사람들이 살았다. 길이 좁고 구불거렸다. 전형적인 무계획 자연 발생 도시 공간의 전형이었다.


반듯하게 조성된 일본 조계 지역을 ‘1897개항마을’이라는 콘셉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개입을 한듯하고 뜻있는 분들이 아이디어를 내어 이 지역을 역사와 문화의 거리로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것 같다. 좋은 뜻에 좋은 정책이 제발, 정말 제발 ‘공무원스럽게’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차라리 그대로 놓아두는 게 나을 뻔했다는 탄식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무조건 갈아엎어 빛나는 ‘신상’을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을 알기를 바란다. 지금 이 지역이 주목받는 것은 위에 걱정한 일들이 본의 아니게 일어나지 않아서였다라는 역설을 잊지 않길 바란다.


당시 일본영사관과 조선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두 건물을 지금은 목포근대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영사관이 1관이다. 언덕 위에 터 좋은 곳에 적벽돌 아름다운 건축물은 마을을 내리 깔아보고 있다. 눈이 뻔쩍 뜨이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역사관 내부는 목포의 근대사를 깔끔하게 정리한 박물관이다. 문과 몰딩 컬러가 채도 떨어지는 연녹색인데 고풍스러운 공간과 묘하게 어우러져 멋지다. 건물 뒷마당에는 반공호가 있다. 그 모양새가 일본이나 동남아 여느 지역과 흡사 같다. 남쪽이라 나무가 울창해서 그런가 보다.


이 멋진 건물이 ‘호텔델루나’라는 드라마 촬영지였다 한다. 그래서인지 셀카봉과 찍사(사진사의 줄임말 또는 친근한 애칭)남친을 대동한 여행객들의 셧터 소리와 촬영 자태 경쟁이 볼만하다.

여행지에 와서 멋지고 이쁜 모습을 사진에 남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긴 해도 이 공간이 이쁜 사진 배경으로만 남는다면 조금 아쉬운 여행이 될 수도 있는데...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영사관 건물은 너무나 이쁘지만 사실 역사를 생각하면 슬픈 곳이다. 그래서 입구에 목포 소녀상이 의연하게 태극기를 두르고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든 건 내가 꼰대라는 증거다. 아이고... 꼰대리즘 어쩔 건가. 자기도 고등학교 때 경주 수학여행 버스에서 내내 침 흘리며 잠만 자 놓고는 이제 와서 역사가 어쩌고 저쩌고 하니 어이가 없다. 저 친구들도 때가 되면 역사와 공간이 주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겠지.

창문 위에는 욱일기 패턴을 벽돌로 디자인해 놓았다. 군데군데 창 위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 패턴을 새겨 놓았다. 일본 제국주의가 해처럼 전 세계에 뻣어나가자는 전형적인 프로파간다의 전형이다. 인간은 보이는 것으로 믿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시각적 동물이다. 보이는 것과 자기를 동일 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샤넬 가방을 들고 보면서 자신이 ‘샤넬급’이라고 믿는 어느 분 같이 말이다.


욱일 패턴 원과 어린 시절 적산가옥이었던 할아버지 댁의 기억으로 잔잔해진 기분을 아주 사소한 디자인 하나가 다시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다름 아닌 아스팔트에 그려진 방향표시 사인이었다. 쭉 가면 2관이나온다는 정보를 준다. 눈에도 잘 뜨이고 제작도 쉽고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으며 보수관리도 쉬울터이니 이보다 효율적인 정보전달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미국 여행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바닥 사인을 보고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난다. 방향 정보와 위치 정보를 바닥에 하라. 이런 것이 디자인이다. 나이스! 목포. 역시 남도의 센스는 음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역사관 두 곳이 약간 떨어져 있어서 자연스레 동네를 한 바퀴 하게 된다. 아직은 리노베이션과 방치가 자연스럽게 조화되어 깔끔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천천히 걷노라면 어린 시절을 향한 향수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좋다 좋아. 오래된 동네가 주는 이런 질감들이 너무나 좋다. 이것들은 의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돈을 들인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우리의 삶의 시간들의 축척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형태들이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흉내 내는 것이다. 꽃으로 치면 생화가 아니라 조화인 거다. 돈으로도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런 것들을 보는 게 즐겁다.


마지아 레스토

우리 여행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은 식사를 맛있게 하기 위한 준비운동이다. 올드타운을 산책했으니 충분한 준비는 마쳤다. 동네 안에 언덕에 있는 양식당을 예약하고 방문했다. 언덕 경사진 곳에 있다 보니 부암동이나 성북동 느낌이 살짝 든다. 소박하고 정갈한 내부에 미색과 나무색만으로 코디한 센스가 돋보인다. 아주 적당하다. 식당 내 한쪽 방에서는 엔띠크 그릇과 소품들도 전시하고 있다. 비싸게 팔기도 한다.


구운 배추 샐러드와 파스타, 리조또를 주문했는데. 그 맛이... 아주 괜찮다. 특히 샐러드는 구운 배추에 다진 샐러드를 마치 김장소처럼 넣어주는데 맛이 오묘하다. 신선한 미각 경험이다. 창의적이다. 일행에게 1등 점수를 받은 것은 리조또였는데 토마토소스 리조또 위에 큼직한 가지 튀김을 올려준다. 튀김과 라이스의 조화가 감칠맛 난다. 자꾸 먹게 된다. 가격도 무지무지 착하다. 또 올 용의 백 프로 인증한다.


카페 유달동

유달산 밑이라 유달동이겠지? 오래된 건물들 사이에 돋보이는 모던한 건축물이 보인다. 카페와 공예박물관을 하는 곳으로 보인다.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모양새가 꽤나 신경 써서 지은 티가 난다. 야외에 앉아 팥빙수 한 그릇 한다. 눈꽃빙수 등 부드러운 빙수가 아닌 어린 시절 얼음 갈아 낸 빙수 그 느낌이다. 역시 추억 소환이다. 팥이 아주 맛이 있다.


DAY3

미락식당

마지막 식사는 첫날 초원식당에서 못 먹은 게살 비빔밥을 먹으러 허영만의 백반 기행 출연에 빛나는 미락식당을 찾았다. 뜬금없는 동네 뜬금없는 자리에 있다. 벽에는 호남 지역 유명 정치인들 방문 사인이 즐비하다. 다행히 점심시간보다 조금 당겨가서 조용히 식사해서 좋았다. 게살 비빔밥과 조림 등 대부분 메뉴가 2인분 기본이다. 양이 적으면 만들기 힘든 음식들이라 그런가 보다.


꽃게살 비빔밥과 병어조림을 주문한다. 요즘 병어 철이라 하니 먹고 가야지. 지금은 병어 준치 철 조금 있으면 민어 철, 그러고 나면 전어철 이렇다는 아주머니 피셜이다. 음식 맛은 먹어보면 안다. 너무 맛있다. 붉은데 맵지 않고, 안 매운데 매운맛이 나고... 짙은 색이지만 엷은 양념에 매운맛, 짠맛, 단맛, 고소한 맛 이 모든 것이 들어있다. 색즉시공 시즉색공. 음식의 맛에 섭리가 들어 있다는 꼰대 같은 생각을 해본다. 이런 과한 침소봉대의 감정들도 여행이 주는 맛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목포에 오는 뭍사람들이라면 가까운 곳에서 게살 비빔밥을 찾아드시기 바란다. 목포에는 맛집이 따로 없다.


카페피어파이브 

비 오는 날 따듯한 커피와 디저트를 먹고 떠나려고 찾은 미락식당 근처 평화의 광장 바닷가 카페. 뉴욕에서 많이 본 피어(Pier)가 붙은 상호가 오랜만에 반갑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피어 몇 번’ 이런 상호를 많이 쓴다. 평화의 광장이라는 지역을 비 오는 정오에 가니 한산하다. 간판들의 아우성을 보니 밤에는 불야성으로 변하겠다.


카페는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들어가 보니 2층까지 있고 엄청 크다. 로스팅 기계도 전시해 놓고, 한국 커피 학술회원 인증서들도 막 붙어있고 커피박물관 같다. 넓은 것은 좋은데 굳이 목포의 풍취는 아니다. 이 곳과 함께 B가 고민한 후보는 카페인평광과 버터피크닉이 있다. 이 친구들은 다음 기회에.


토우 / 대전 모모제인

목포를 떠나 중간 기착지 대전에 들러 타임월드 갤러리아 자라 매장을 훑고 저녁은 대전역 앞 한우식당 토우에서 목포 해물로 헛헛해진 배에 기름을 넣는다. 모든 것이 서울보다 한산하고 싸다. 노잼 도시 대전 파이팅! 대전에서도 B의 촉은 살아있다. 케이크와 마카롱 등을 몇 년째 열심히 구워 판다는 카페로 간다. 매일 지나다니면서 나는 왜 몰랐을까? 대전에도 괜찮은 디저트 카페가 있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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