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글쓰기
뭘 써야 할까 고민이 오늘도 계속됩니다.
제 브런치 "작가의 서랍"을 봤습니다. 2015년에 제목만 써 놓은 글이 있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상황이네요.
제목만 있고 본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본문을 채워봅니다.
저는 시공회사에서 설계를 합니다.
2012년에 이직하면서 플랜트사업부로 넘어왔습니다.
각 사업부는 업무가 크게 4개 정도로 나뉩니다.
영업, 시공, 설계, 사업관리.
시공회사이기 때문에 시공이 갑입니다.
2013년에 우리 회사가 생전 가본 적 없는 나라에서 발주한 사업을 땄습니다.
그 프로젝트에서 토목설계를 저 보고 맡아서 하랍니다.
경험이 짧으니 위에 사람 하나 붙여달라고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더니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좀 괜찮아 보이면 서로 가겠다고 꼼수를 부립니다.
프로젝트가 좀 안 좋아 보이면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저는 잘 모른 채 안 좋은 프로젝트로 들어갔던 겁니다.
안 좋은 프로젝트는 웃기는 일도 많습니다.
참견하는 사람은 많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임원이 있습니다.
자기는 모든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고 자기 자랑이 대단합니다.
꼼꼼히 살펴보면 당시에는 석유값이 100달러씩 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중동 국가는 돈이 많아져서 인심이 후합니다.
자기 실력이 있었다면 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 특징이 자기 실력 100%로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이 이 프로젝트에 참견을 하기 시작합니다.
난 이렇게 해서 성공했는데 너희는 왜 못하냐.
난 이렇게 했는데... 난 이렇게 했는데... 난 이렇게 했는데...
그리고 자기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을 막 붙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 분이 데리고 있던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가 안 좋은 걸 압니다. 그러니 손대고 싶지 않지요.
그런데 이 분이 자꾸 밀어붙이니 대충 흉내만 내고 빠집니다.
"이 프로젝트 영 안 되겠는데요."
"제가 다른 프로젝트를 맡아서요."
이 임원은 이제 안달이 납니다.
자기는 너무 잘났는데, 못난 직원들이 못 쫓아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너무 잘난 분께서는 자신이 친히 나서서 해결하기로 합니다.
못난 직원들에게 실력을 보여줘야 잘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예전 프로젝트에서 했던 것처럼 행동합니다.
바로 발주처를 찾아가서 며칠이고 찾아가서 귀찮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게 있습니다.
같은 중동국가이지만 아라비아 반도 쪽에 있는 나라와 북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는 문화가 다릅니다.
북아프리카에 있는 애들은 프랑스 식민지배를 100년 이상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유럽 사람이라고 생각까지 합니다.
그런 애들한테 매일 찾아가는 일이 먹힐 리가 없습니다.
이런 행동은 사생활 침해로 여깁니다.
결국 이 임원은 아무 성과 없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른 프로젝트로 갑니다. 거기서도 잘난 내가 왔으니 너희들 다 죽었어 마인드로 행동합니다.
근데 거기도 문화가 달라서 또 꼬였습니다.
사실 저 임원이 했던 행동은 예상은 했습니다.
2014년에 다른 회사에 물어보면서 현황 파악은 했습니다.
보고도 했습니다. 이거 쉽지 않은 프로젝트입니다. 일정, 비용에서 무리가 있습니다.
접근 방법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공에 취한 사람들은 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해 봐서 아는데..."로 모든 말을 덮어 버렸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2018년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2020년 지금도 저 프로젝트는 망가진 채로 가고 있습니다.
36개월 만에 끝내고 나온다는 계획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6년이 넘은 지금은 이제 어떻게 해결할지 방법이 안 보이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성공경험은 사람에게 자신감을 줍니다. 그래서 다른 일도 잘하게 해 주지요.
그런데 저는 성공경험에서는 그 감정과 느낌만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공경험에서 나온 모든 프로세스와 템플릿과 전략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유연한 사고방식만이 성공으로 이끌어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