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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경 Jul 12. 2024

언더독의 스타트업 이야기(1)

부족하지 않게 먹고 살만한 중소기업 사장을 목표로 창업을 했다가 스타트업을 만나고 180도 바뀐 인생 이야기(1)


무계획적인 인간, 친구들한테 미친놈 소리 듣던 인간은 왜 IT를 시작했을까?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5년 봄날,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무계획으로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미국 갈 때 전 재산이 700불이였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떠났었고,

몇 년을 있다가 돌아왔으니 갈 때나 올 때 모두 계획이 없었던 시절이네요.


어느정도로 계획이 없었냐면 한국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나 한국 간다. 완전히 돌아가는거야"

라고 메세지를 보내자 답변이 왔습니다.


"심심하냐?"

"뻥치시네~"

"거기 몇 시냐?" ....


심지어 공항에서 활주로의 비행기 사진을 보내줘도 믿지 않았을 정도였죠.


돌이켜보면 미국으로 떠나면서 

"나는 지금 가면 미국에서 꽤 오래 살 거나 정착할 수 있어" 라고 말하며

배웅나온 친구들과 헤어진 뒤 공항에서 친구들끼리

이런 내기를 했다고 하네요.


"야! 김우경 전 재산 700불로 미국간다고?"

"미쳤다."

"돌아오는데 3개월 본다" "나는 1개월" "맥스 6개월"


했다는 후일담과 오버랩 되는 상황이였죠. 


그리고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일반적이지 않은 터프한 미국 생활을 거쳐,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계획없이 돌아온 한국의 봄은

저에게는 무척이나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미국에 도착하여 공항을 나가 첫 만나는 도시의

따뜻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우는 것을 느끼면서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앞으로의 흥분과 기대감이

저를 감싸앉았던 반면,


귀국하여 인천 공항을 나가면 보이는

너무나도 익숙한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춥게 느껴지는 날카로운 봄바람 속에서

멍하니 서서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뭘 하고 살지?


20대 시절,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을 벌면서 꿈을 키워준

장사는 자신이 있었으나

하루도 쉴 수 없는 생활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나봅니다.

장사를 하면 최소 밥은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30세가 된 지금 다른 걸 해보고 싶다.


집에서 시체처럼 몇 일을 보내다가

근처 문구점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전지를 사다가 바닥에 펼쳐놓고 생각의 흐름을 단어든 문장이든

네임펜으로 두서없이 적어가기 시작했죠.

그냥 아무 생각이나 무작정 적어보자.


오늘도... 내일도..


적고 보고 적고 보고 하다가.

한 문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한 장사를 하기 싫은 이유는?'


1) 쉴 수 없는 생활, 내가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돈을 벌지 못했음

2) 들쑥날쑥한 매출과 이익, 1월 ~ 12월까지 매출이 오르지 않을 때에 핑계와 이유는 늘 만들어지더라...

3) 돈 버는 것 외에는 가치 창출이 일어나지 않아 재미 없는 느낌..  


생각을 이어가보자..

그럼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업,사람 관리, 대화..

결국 무언가를 파는 것은 잘하는데 나의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없을까?


바로 떠오른 직업은 "변호사' '의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도 벌면서 고객과 환자가 감사하는 직업

그러나 이 두 직업을 당시의 제가 하고 싶다고 쉽게 할 수도 없었고,

진정으로 끌리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기술을 가져야 하지?


한 분야의 기술을 가지고 인정 받기 위해서는

예술분야의 천재가 아닌 이상 최소 10~20년 이상 걸릴 것 같아.

나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는 것 같은데?

다른 무언가가 없을까?


적고 적고 또 적은 뒤 생각의 종착지는 "IT" 였습니다.


1) IT의 세계에서는 늘 자고 일어나면 신기술이 탄생한다.

즉, 과거에 최고였던 기술자도 계속 학습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2) IT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선택지가 많다. 그리고 무한 확장한다.


당시 기준으로 IOS,Android와 같은 스마트폰 개발자라는 직군이 생긴 것은

약 10년 정도가 되었을 때였는데..

만약 내가 10년 전에 시작했더라면?

현재는 해당 분야 최고의 기술자로 이어갈 수 있었을까?


"그래! 바로 이 길이야!!!"

"지금부터 미친듯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시작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은 IT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저의 길을 정해버립니다.

그리고 미국 갈 때와 똑같았던 친구들의 반응이 생생하네요.


"미쳤다"

"전공자도 아닌데 30세에 무슨 뜬금없이 IT 시작이냐?"

"불가능해 보인다"

"너는 빌게이츠가 아니다ㅎㅎㅎ"


그리고 그 해 7월,

우당탕탕 무계획적으로 생각난 IT 서비스를 가지고 우선 시장에 나와봅니다.


10년 전 이야기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그렇게 시작한 서비스를 통해서


과거의 제 고객이였고 현재는 제가 몸을 담고 있는

패스트파이브와 8년 간의 기나긴 성장을 함께하는 스토리가 시작되게 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2편)에 계속

https://brunch.co.kr/@kwk0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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