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디데이, 소미팀의 우승
오랜만의 브런치 글이다.
브런치 앱에서 글 안 쓴 지 며칠 됐다고 알려줄 때마다 써야지 써야지 했다가, 이제야 쓰게 된다.
요 근래 두 달,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투자 유치 때문에 정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IR을 하면서 사업의 방향성에 대하여 더 깊은 고민을 하였고, 결국 다시 고민한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고, 이 일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주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즉, 미션과 비전으로 돌아가 사업의 방향을 정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IR에서 여전히 거절당했던 곳들도 있었지만 조금 더 수긍이 가는 IR을 하게 된 것은 우리가 BNPL(Buy Now Pay Later)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은 다르게 전달했던 부분이 시작되고서인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는 무이자 할부 시스템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기존의 금융 산업에 익숙한 VC(Venture Capitalist)분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는 쉽지 않았다.
과연 이 회사가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랑 소위 맞짱을 떠서 이길 수 있을까?부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서이다.
결국 다시 돌아와서, BNPL은 새로운 무이자 할부니까 써보세요!로 사업의 승부를 볼지, 진짜 내가 이 BNPL이 필요하다고 느낀 순간부터 회고해서 고객에게 줄 가치를 고민하게 되었고, 우리의 진짜 미션인 MZ 중 특히 Z에게 ‘경험’ 확장을 돕는 것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즉, 우리는 BNPL이 필요한 순간부터 집중해보기 시작한 것이고, 우리가 지금까지 검증해보고자 했던 데이터들을 다시 정리해보면서 Z세대가 BNPL을 왜 썼으면 좋겠고, 그들이 BNPL을 썼을 때 얻게 되는 가치와 우리의 미션을 정비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CEO Salon으로 인연을 처음 맺기 시작했던 디캠프의 디데이에 지원하기로 했다.
사실 창업을 하면서 디캠프와는 인연이 없는 줄 알았다.
디데이에 여러 번 지원을 했었고, 오피스아워도 몇 번 지원했었지만 나의 정성이 부족했는지 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었다.
그러면서 회사의 Pre-A 라운드 IR을 열심히 돌던중, 9월 디데이에서 시그나이트파트너스(신세계 계열 벤처투자사)와 함께 디데이를 연다고 하여서, 7전 8기의 마음으로 다시 지원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름 서류도 성심성의껏 제출했고, 다행히 통과했다.
그리고 여느 IR 미팅과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형태의 비대면 평가가 있었다.
짧게 사업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어서 내가 생각하는 모든 방향에 대해 이야기는 못 나누었지만,
들어오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사실 이 과정까지 온 적은 더러 있었어서, 이번에는 설마 될까?라는 생각을 당연하게 했었다. 내심 디데이 출전하고 싶어 기대했지만,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설레발을 치지는 않았다. 그저 물어보시는 질문들에 성심 성의껏 답변했었다.
우리가 Z세대의 경험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써의 BNPL을 이야기한 결과, 사실 기본적으로 결제 산업과 대출 등 금융의 관점에서 들어올 수 있는 질문들도 물론 조금은 있었지만,
우리가 어떤 미션과 비전으로 사업을 하는지, 그리고 Z세대가 실제로 그 미션과 비전에 부합한 사람들인지와 관련된 질문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며칠 뒤 연락이 와서 들은 소식.
심사위원분들이 1순위로 우리 팀을 뽑게 되어, 다른 팀들의 디데이 참여가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 1순위로 9월 디데이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디캠프에서 온 메일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라는 이야기를 메일로 전해 듣게 되었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평가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창업자의 목표와 비전이 일관성 있고 명확함.”이라는 부분이었다.
사실 사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위의 말이 꽤나 크게 다가왔다.
그저 우리 사업 돈 되니까 좋습니다 라는 형식적인 말보단, 고객들에게 우리가 전달하는 비전과 미션에 나 스스로 공감하기에 일관되게 보였던 것 같다.
사실 큰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내가 이번 라운드 초기 IR의 형태처럼 사업의 사업성에 대해서만 주야장천 이야기했다면, 저런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원하던 디데이에 나갔고, BNPL이 결제수단으로써 앞으로 엄청 좋아요 보다는, 우리가 이 업을 왜 하게 되었고, 어떤 이들이 BNPL을 썼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의 삶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로 피칭(Pitching)을 풀어나갔다.
그 결과,
꿈에 그리던, 2021년 9월 디데이 우승팀으로 선정되었다.
사실 기존의 IR방식이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피칭 덱(Pitching Deck)과 스토리였기 때문에 준비도 급박했고, 서투른 부분들도 있었다.
또한, 함께 참여하게 된 기업들도 우리보다 한 두 단계 레벨 위에 있는 팀들이어서 참여에 의미를 둬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디캠프 관계자분들에게도 목표는 1등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다녔기에 정말 1등이 하고 싶었다.
뭔가 1등이 되었지만 수상소감을 말할 기회가 주어지지 못해 아쉬웠지만 아무튼 1등을 했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때문에 우승했을 때, 우리 팀 이름이 불려졌을 때 설마 진짜인가? 하는 생각에 너무 얼떨떨해서 표정이 주최 측인 디캠프 담당자분을 당황시킬 정도로 무표정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너무 기뻤다.
디캠프 홈페이지에 우리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조금 더 실감이 났다.
결국 이 일련의 과정들을 봤을 때, 핵심은 비전과 미션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우리 프로덕트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가며 상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BNPL 자체가 한국에서 잘 될까요?라는 질문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잘되고 유니콘이 많이 나온 핀테크(Fintech) 서비스인데,
한국이라는 시장의 환경에서 이게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때문에 우리는, 한국형 BNPL을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BNPL자체도 잘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뾰족하고 색다른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우리는 경험의 확장과 금융 교육의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테크(기술)는 삶을 편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컬처(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미 Z세대들에게는 ‘송금’이란 단어 대신 ‘카카오로 보내줘’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이는 카카오로 돈을 보내는 것이 그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할부라는 개념, BNPL이란 개념 대신 ‘소미로 구매’라는 것이 동사화되어 사용되기를 희망한다. 즉, 새로운 구매/소비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소비의미학은 도약의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이제 폭발적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
(물론 지금도 매월 성장하고 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함께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감사하며, 내가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은 이들의 수고와 노고에 보답하여 이들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회사를 만들고, 회사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이 성장을 경험하게 만들고 싶다.
현재 소비의미학은 Pre-A 라운드를 현재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의 비전에 동의하는 투자사분들은 daniel@openull.com으로 연락 주시면 만나 뵙고 Z세대 경험 확장을 위한 핀-컬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으시다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미팀의 디데이 발표 영상이 궁금하시다면,
https://youtu.be/zu7tl7PSdsM?t=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