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 Nov 05. 2020

오늘의 글은 반성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학위논문을 우습게 본 자의 후회

지난 브런치 작성일은 7월 25일.

지금도 그날 아침 나의 모습이 생생하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집에만 있으면 공부 안하고 무기력해질 것 같아 가방을 바리바리 싸들고 동네 카페로 향했다. 오늘 안에 다 읽지도 못할 논문과 노트북,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이 제일 먼저 챙기는 색깔별 필기구까지. 10분 걸어나오기를 등산 가방 매고 나오듯 나왔던 나였다.


카페 구석에 자리를 잡은 후 책상을 세팅하고. 음료를 시킨 뒤에 자리에 앉아서 학술지 논문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브런치를 열었더랬다 ^^^^


그 다음은 뭐... 뻔하지만 앞에 쓴 그 글을 남기며


난 매일 논문을 쓰는 과정을 기록할거야!!! 

곧 죽어도 올해 안에 꼭 졸업할거야!!


등의 호기로운 다짐을 하였는데.......


오늘은 11월 5일이고 그 사이 100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올해의 졸업을 포기한 상태다. 학위논문 주제는 내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내 손에 덥석! 잡혀주지 않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이라기보다 내가 까먹고 있었던) 프로포절 발표에서 나는 처참히 무너졌더랬다. 내가 주제 파악도 못하고 이 세계에 덤볐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이 무너지고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싶단 생각까지도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이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집에 오면 책상에 앉지도 않고 넷플릭스나 보고 있다 잠들곤 했는데....


요즘 참, 달이 밝고 둥글다


어제 자려고 불을 끄고 침대에 몸을 기대었을 때 문득 창밖의 달이 눈에 들었다. 너무 밝아서 내가 숨지 못하게 날 환하게 비추고 있는 것 같은 모습. 그때 나는 이제는 다시 현실을 직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다시 정신을 부여잡고 내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내년 이맘때도 이러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우선 지난 나의 100일을 겸허히 반성해보려고 한다. 왜 나는 올해의 졸업을 포기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이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지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아야하는 때가 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논문의 세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