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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rbean Nov 11. 2020

사용자들은 왜 그럴까?

동기 이론을 통한 인지적 관점의 사용자 이해

들어가기에 앞서…

본 글은 출판사 유엑스 리뷰의 ‘매슬로의 동기 이론’을 읽고 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 UX 방법론이 아닌 그에 기반이 되는 동기 이론을 소개해드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니, 후술 될 사용자 모델링과 멘탈모델에 대해서는 간략히 설명해 드리고 어느 지점에서 동기 이론이 작용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https://uxreview.net/CONTENTS/view/1544360



“이 사용자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이 서비스를 왜 이렇게 사용하는 거지?”


혹시 여러분께서는 UX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위와 같은 의문을 가져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직업 특성상 사용자에 대해 조사하고 그들의 행위와 서비스를 사용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주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데스크 리서치, FGI, 인뎁스 인터뷰 등등… 서비스와 이를 사용하는 유저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하는데, 그 과정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는 것이죠.

위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며 나타나는 대부분의 행동 패턴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 욕구들로부터 기인한 것입니다.

우리가 UX 디자인을 할 때, 행동의 기반이 되는 인간의 욕구/동기들을 잘 이해한다면 그에 맞게 서비스를 개선하여 사용자 경험을 좋게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인간의 욕구와 동기를 다룬 이론들이 배경지식으로서 자리 잡고 있어야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동기 이론’이라 불리는 이러한 인간들의 기본 욕구/동기를 잘 정리한 이론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동기 이론은 크게 내용 이론(Content Theory)과 과정 이론(Process Theory)으로 나뉘며 그 안에서도 다양한 이론들이 있는데요.

이 두 큰 갈래를 먼저 설명하자면, 내용 이론은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인간이 어떤 욕구를 지녔으며, 인간의 어떤 욕구가 개인의 행동을 유지 또는 활성화시키는지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그다음으로 과정 이론은 인간의 욕구에 기초를 두되, 행위 선택을 유발케 하는 다른 요인을 추가하여 ‘동기가 어떻게 유발되는가’와 ‘그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가’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내용 이론은 ‘욕구를 개념화하고 분석하는 것’이라면 과정 이론은 주로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이론’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두 큰 갈래에서 내용 이론을 다룰 것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과 이를 중심으로 파생된 알더퍼의 ERG 이론을 함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
    - 욕구 단계설의 명제
    - 기본 욕구의 특징

2. 알더퍼의 ERG 이론

3. UX 전략 수립과 동기 이론의 접점
    - 사용자 모델링
    - 멘탈모델
4. 마무리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이란?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1943년에 발표한 이론으로, 인간의 동기에 생리적 욕구, 안전, 사랑, 존중, 그리고 자아실현에 이르는 5단계의 위계가 있으며 인간의 욕구가 그 중요도에 따라 낮은 수준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높은 단계의 욕구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이미 충족된 욕구도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욕구 단계설에 대한 정의를 간략히 알았으니, 이제 좀 더 자세히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욕구 단계설의 명제

매슬로는 자신의 동기 이론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17가지 명제를 세웠는데요, 그중 핵심 내용만 뽑아서 요약해보았습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욕망하는 동물이며 한 가지 욕구를 충족하면 또 다른 욕망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아주 잠깐을 제외하면 완벽하게 만족한 상태에 이를 수 없습니다.

이미 충족된 욕구는 인간 행동의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이 아닙니다.

인간의 욕구는 일련의 단계 혹은 중요도에 따른 계층으로 배열할 수 있으며, 어떤 욕구가 등장하려면 더 우세한 욕구가 이전에 만족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추구하는 욕구들은 사람에 따라서 서로 다르지만, 이를 분류하면 몇 가지 공통된 범주로 나눌 수 있고, 보편성이 있는 공통적인 욕구들은 충족되어야 할 순서대로 위계적 형태로 계열화되어 있습니다.


매슬로의 기본 욕구의 5단계 구조도


기본 욕구의 5단계

목적, 목표, 욕구는 다섯 단계의 위계로 분류되며 강도에 따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체적 욕구의 만족이나 충족 / 기본적인 생리적 만족과 감각적 만족

안전의 욕구 — 고통, 삶에 가해지는 위협, 신체에 미칠 위험, 압도적인 위협에 대한 대비

사랑, 애정, 호의, 인정, 소속에 대한 욕망

자존감, 자부심, 자신감, 활력 또는 간절함을 향한 욕망

자아실현, 자기 충족, 자기표현, 자신의 근본적인 성격에 의한 행동, 잠재력의 충족, 자기 능력 활용 등등…



기본 욕구의 특징


1. 생리적 욕구

일반적인 동기 이론의 출발점이며, 모든 욕구 중에 가장 강력합니다.

그래서 모든 욕구가 불만족인 상태인 사람의 주요한 동기는 생리적 욕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 경우 다른 모든 욕구는 사라지거나 희미해집니다.

특정 생리적 욕구와 그것을 해소하려는 행동은 다른 여러 욕구의 통로 역할을 하며, 이는 인간이 특정 욕구의 지배를 받을 때 나타나는 특징은 그의 전체 미래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안전 욕구

생리 욕구가 충족된 뒤에 나타나는 욕구로서 위험, 위협, 박탈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불안을 회피하려는 욕구입니다.


3. 사랑의 욕구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사랑과 호의와 소속감과 관련된 욕구가 등장합니다.


4. 자기 존중의 욕구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자신에 대한 안정적이고 좋은 평가, 자부심이나 자존감,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존중에 대한 욕구나 욕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독립과 자유를 향한 욕망과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존중에 대한 욕망으로 나뉘어 발현되며 매슬로는 이를 자기 존중의 욕구라 칭했습니다.

해당 욕구가 충족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힘과 능력이 있는 느낌, 세상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느낌을 받으며, 반대로 존중의 욕구가 좌절되면, 열등감/무력감/나약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무력한 사람에게서 자신감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5. 자아실현의 욕구

잠재적인 자신의 모습을 실현하고자 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될 수 있는 정점에 이르고 싶은 욕망을 의미합니다.

해당 욕구가 나타나려면 그 이전에 생리적인 욕구, 안전 욕구, 사랑의 욕구, 존중의 욕구가 충족돼야 하는데, 위의 욕구들이 모두 충족된 사람이 흔치 않아, 임상적으로 아직까지 도전적인 연구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나열된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사랑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앞서 나열된 기본 욕구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거나 유지하고 싶은 욕망, 지적인 욕망 등이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또한, 욕구들의 근본적인 목표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우위에 따른 위계를 이루고 있으며, 이 중 약한 욕구는 최소화되며 잊혀지거나 거부되고, 특정 욕구가 잘 충족되면 다음으로 더 높은 단계인 욕구가 등장하여 사람의 삶을 지배하고 행동을 조직하는 중심 역할을 합니다.

(욕구의 위계는 성장 과정, 현재의 환경 등의 다양한 변수로 인해 바뀔 수 있으며, 해당 욕구에 대한 결핍의 내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여 해당 이론이 누구에게나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ERG 이론

ERG 이론은 심리학자 알더퍼(C.Alderfer)가 욕구 단계설의 한계를 보완하고 발전시킨 대안으로 제시한 이론입니다.

ERG 이론과 매슬로의 동기 이론의 주된 차이점은 매슬로의 욕구 단계처럼 욕구의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며, 한 가지 이상의 욕구가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좌절-퇴행(frustration-regression)이란 개념을 추가해 고차원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좌절) 저 차원 욕구를 더 원하게 되어(퇴행)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알더퍼는 저 차원의 욕구와 고차원 욕구 간의 기본적인 구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매슬로의 욕구 5단계 구조를 생존 욕구(Existence needs), 관계 욕구(Relatedness needs), 성장 욕구(Growth needs) 총 3가지로 줄였습니다.


욕구 단계설과 ERG 이론의 비교


그렇다면 알더퍼가 설정한 세 가지 욕구가 무엇이며, 그의 이론 안에서 이 욕구들이 어떻게 작용할까요?

전문을 다 보기는 어려우니 일부 정리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존재 욕구(Existence needs)

배고픔/쉼/갈증과 같은 인간이 존재하기 위한 생리적이거나 물질적, 안전에 관한 욕구이며, 임금과 복지 같은 물리적인 작업 조건도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매슬로의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와 유사합니다.


관계 욕구(Relatedness needs)

가족, 친구, 직장에서 대인관계 등과 같이 의미 있는 사회적, 개인적 인간관계 형성에 관한 욕구로 매슬로의 자기 존중의 욕구에 해당합니다.


성장 욕구(Growth needs)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욕구로, 개인이 자기 능력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능력 개발을 필요로 하는 일에 종사함으로써 해당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매슬로의 자아실현 욕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욕구 단계설과 ERG 이론의 비교


ERG 이론에서는 위의 세 가지 욕구가 다음과 같은 원리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욕구 좌절(Needs-frustration)은 고차원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저 차원 욕구를 더욱 원하게 된다.

욕구 강도(Needs-strength)는 저 차원 욕구가 충족될수록 고차원 욕구에 대한 욕망과 동기가 커진다.

욕구 충족(Needs-satisfaction)은 각 수준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수록 그 욕구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진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기 이론의 중심이 되는 매슬로의 이론과 그를 바탕으로 개선한 ERG 이론을 알아봤습니다.

자, 이쯤에서 이 이론들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한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길 것 같은데요.

이 의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UX 전략 설립 초기 단계에서 사용자 모델링과 멘탈모델을 제작할 때일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오늘은 두 가지의 동기 이론을 소개해드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만큼, 사용자 모델링과 멘탈모델은 아주 가볍게 대략적인 내용과 어느 지점에서 동기 이론이 도움이 되는지만 말씀드리고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사용자 모델링이란?

실제 시스템을 개발할 때 개발 목적에 따라 사용자의 행동들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사용자 모형을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사용자 분석이 사용자의 니즈를 전반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라면 사용자 모델링은 그 추려진 사용자 니즈를 시스템에 구현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죠.


사용자 모델링을 통해 제작되는 사용자 모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인지적 모형 (cognitive model)

- 사용자가 시스템을 사용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스템 성과를 필요한 인지 과정을 정리하여 만드는 가장 정밀한 사용자 모형입니다.


2. 역할 모형 (user role model)

- 사용자와 시스템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모형으로, 사용자의 욕구, 필요, 기대, 관심, 행태 등의 집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3. 사회기술 모형 (socio-technical model)

- 기술적인 요소가 동시에 고려된 사회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용자 모형입니다.

만약 우리가 2번 역할 모형을 제작해야 한다면, 사용자의 욕구, 필요, 기대, 관심, 행태 등을 집합할 때 앞서 설명해 드린 두 동기 이론 중 하나를 사용하여 보다 사용자에 대해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상태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멘탈모델은 무엇일까?

멘탈모델 책 저자인 인디 영은 사람들이 하는 사람들의 행동 동기, 사고 과정뿐만 아니라 그들이 행동하는 감성적, 철학적 배경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대표 사용자에게서 수집된 에쓰노그래피 자료를 의미상 가까운 것끼리 모아놓은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이 곧 멘탈모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 그 패턴을 모두 포괄하는 하나의 모델로 정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앞서 설명해 드린 사용자 모델링과 근본적으론 같은 의미죠.


멘탈모델을 만드는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행동에 따른 사용자 그룹 분류

인터뷰 대상 선별

사용자 인터뷰: 인터뷰를 진행하며 사용자의 행동들에 초점을 맞춰 기록합니다.

인터뷰 기록 분석: 인터뷰 내용에서 사용자의 행동 양상과 속성, 절차 등을 추출합니다.

행동 패턴 찾기: 개별 행동들의 패턴화 된 특징 도출하여 멘탈모델을 구축합니다.


여기서도 동기 이론을 동원하면 우리는 인터뷰 기록을 분석하여 사용자의 행동 양상과 속성을 규정하고 추출할 때, 그 기준을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에서부터 시작하고 사용자의 행동 근본을 더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한마디로, 사용자의 행동 원인과 이유를 인지 심리적 관점으로 파악하여 그들의 행동 이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마무리

우리는 오늘 두 가지의 유명한 동기 이론을 알아보고 이 이론들이 사용자 모형, 멘탈모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는 기회가 된다면, 다른 동기 이론뿐만 아니라, UX 디자인에 도움이 될 더 많은 인지심리학적 이론들을 공부하여 가지고 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에이브리햄 매슬로, 『매슬로의 동기 이론』, 소슬기, 유엑스 리뷰, 2018

인디 영, 『멘탈모델』, 정승녕, 인사이트, 2009

ERG이론, 위키백과, 2020–4–25 수정, 2020–5–25 접속, https://ko.wikipedia.org/wiki/ERG_이론

UX 맵핑 방법론, 닐슨 노먼 그룹, 2017–11–5 작성, 2020–5–25 접속, https://www.nngroup.com/articles/ux-mapping-cheat-sh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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