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arbean Nov 22. 2020

재택근무, 뉴 노멀이 되다. 1/3

언컨택트 업무방식을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방법

들어가기에 앞서…

안녕하세요. 플러스엑스 UX팀의 Yunnie, Bearbean 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이전의 시대는 돌아갈 수 없는 시대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습니다. 특히, 저희 직장인들은 근무 방식이 급작스럽게 재택근무로 바뀌게 되면서 그저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재택근무에 나름대로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저희가 연재할 글에서는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많은 부분 바뀌게 된 우리의 근무 방식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디자인 에이전시인 플러스엑스는 어떻게 재택근무를 시도했었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재택근무를 불가피하게 다시 해야만 하거나, 업무 방식이 재택근무로 아예 바뀌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최종적으로는 ‘플러스엑스 UX 팀만의 재택근무 가이드’를 제안하는 것으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언컨택트 사회가 시작되다.

Apple WWDC 2020

애플이 올해 WWDC에서 보여준 이 사진들은 우리의 2020년 상반기를 잘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올해 초에 코로나 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의료업계 종사자들은 방역의 최전선으로 나가게 되었고, 우리는 집에서 일하고 집에서 수업을 들으며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고 집안에 최대한 머무르는 생활을 하는 이른바 ‘언컨택트(Uncontact) 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이슈가 처음 떠올랐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되는 현상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언컨택트(Uncontact) 라이프’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고 우리도 이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터에 변화가 찾아오다.

이제는 익숙해진 마스크쓰고 일하기

코로나 19 여파로 가장 많이 변화가 찾아온 곳으로 우리가 일하고 있는 일터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아직 논의 단계에 있던 재택근무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게 되면서, 막연히 미래형 근무 방식이라고 생각했던 재택근무는 코로나 19라는 트리거(trigger)로 인해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었습니다.


재택근무가 처음 도입되기까지 각 회사마다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함께 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 회의를 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도 회식으로 친목을 도모하며 일하는 ‘한국식 업무 방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빠르게 재택근무 문화에 적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이 한국의 대기업들이 2019년부터 성과 위주 승진, 수평화, 애자일(Agile) 등의 조직 문화 혁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위계 구조 중심의 한국식 조직 문화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고, 사상 초유의 사태로 바뀌게 된 근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코로나 19가 기업에게 만들어준 혁신의 기회를 나름대로 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Slack, Google Hangouts, Zoom 등과 같이 원격 업무를 도와주는 프로그램들이 이미 잘 자리 잡고 있었던 것도 재택근무가 우리의 삶에 잘 안착하게 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무료 음성 회의를 제공하는 앱 ‘프리컨퍼런스콜’은 미국에서의 이용이 2,000%, 이탈리아 4,322%, 스페인에서 902%의 이용량이 증가했다고 하며, 네트워크 성능 관리 솔루션 업체 켄틱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 아시아에서의 화상회의 데이터가 약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이런 프로그램들이 우리의 재택근무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진행된 재택근무이다 보니, 여러 가지 해프닝도 많았습니다.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는 재택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짤이 생성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직장인들의 리얼한 재택근무 후기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짤 중에서는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고, 화상 회의 중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나, 밖에 나가지 못해 집안에서 일명 ‘확찐자’가 되었다는 웃픈 내용들도 자주 보였습니다.


출처: 블라인드


한편, 직장의 ‘업무 외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재택근무의 한계라는 이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업무 외 역할'은 동료들과 비업무적인 소통과 관계, 휴식과 딴짓하기 등인데 이 역할이 장려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격 업무 선도 기업 아이비엠(IBM)은 2009년만 해도 전 직원의 40%가 재택/원격 근무로 일했지만, 협업과 소통의 가치를 이유로 2017년부터는 사무실 출근으로 선회했다고 하며, 2014년 야후 역시 ‘복도와 구내식당에서의 토론이 최선의 깨달음을 준다'라고 밝히며 재택근무를 금지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재택근무를 유지하기로한 기업들이 나타나다.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기업들은 코로나 19의 종식을 기다리기보다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는 방법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19 감염 확산을 저지할 목적으로 단기적으로 시행했던 재택근무를 뜻하지 않게 장기적으로 진행해보니, 그 안에서 장점을 찾게 되고 이 장점에 익숙해져 이전의 업무 방식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8월 2일 CNN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근무 방식 혁신을 결정한 주요 기업들은 크게 2가지 형태로 갈린다고 합니다.


1. “코로나 19 사태 발발로 불가피하게 선택하게 된 재택근무 방식을 최소한 내년(2021)년까지 유지하겠다.”

CNN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구글, 유니버설 뮤직 그룹, 워너 뮤직 그룹, 소니뮤직, 아마존, 비아컴, 캐나다 은행 스코샤뱅크, 영국 국영은행 스코틀랜드 은행, 미디어 스타트업 그룹 나인 미디어, 취업 정보업체 인디 등 총 10개 기업이 최소한 2021년까지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실하게 밝혔다고 합니다. 미디어 관련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구글은 올해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연말까지 직원의 약 60%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사무실에 나오게 될 것”이라며 순환근무제 형태로 직원들이 출근을 독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구글은 점차적으로 직원의 10∼15% 정도를 출근을 시키고, 사무실 출근 인원은 직원의 20∼30% 상한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2. “내년(2021)까지 재택근무제를 운영하되, 성격에 따라 영원히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

내년까지 재택근무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무에 따라 영원히 재택근무로 전환할 계획을 밝힌 기업은 지난 5월 가장 먼저 이 같은 방침을 공개한 Twitter를 비롯해 Facebook, 모바일 결제업체 Square, 기업용 메신저 업체 Slack, 캐나다의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 Shopify, 부동산 정보업체 Zillow 등 6개 기업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도 Twitter는 재택근무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기업인데요, 원하는 직원들에 한해 무기한 재택근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잭 도시 Twitter CEO는 “9월 이전에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고 출장 일정도 취소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고 합니다.


국내. “유연근무제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고, 코로나 19 진정 이후에도 유연근무제를 유지 및 확대하겠다.”

한국의 업계 관계자들 역시,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 19가 종식되어도 코로나 이전의 업무방식으로 다시 일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새로운 근무 방식을 채택한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 19 이후 기업 75%가 유연근무제를 새로 도입하거나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정말 많은 기업이 새로운 근무 방식을 채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절반 이상의 기업이 유연근무제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고, 코로나 진정 이후에도 유연근무제를 유지·확대하겠다고 답했다고 했으며, 이 유연근무제 중에선 재택·원격근무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회사들을 아카이빙한 리스트를 통해 어떤 기업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https://milooy.github.io/remote-or-flexible-work-company-in-korea/



그렇다면, 플러스엑스의 재택근무는 어땠을까요?

플러스엑스는 코로나 19 이전까지는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재택근무 경험 외에는 재택·원격 근무를 시도해보지 않았던 회사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의 여파로 급작스럽게 재택근무를 2번 각 1주씩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급작스럽게 시도하게 된 재택근무로 인해 많은 서투름과 혼란스러움이 있었고, 이에 대한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전염병이나 자연재해과 같은 이슈로 인해 갑작스럽게 다시 시행될 수도 있고, 혹은 제도적으로 정착하여 지속적으로 시행될지도 모르니 저희가 일전에 겪은 2번의 재택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UX 팀만의 재택근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저희의 재택근무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UX 팀의 사원이자 입사동기인 윤의와 정빈의 시선으로 먼저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1. 재택근무 실시 공지와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Yunnie, Bearbean]: 

첫 번째 재택근무 공지는 코로나 19가 막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인 2월 경이었습니다. 다른 회사들도 막 재택근무로 전환을 시작하던 시점이었는데요, 지역 사회 내의 감염을 최소화하고자 저희 역시 재택근무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에 대한 공지는 재택근무로 전환되기 하루 전에 메세지로 먼저 간략하게 전달을 받은 후, 전사 공지 메일을 통해 공식적으로 다시 공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메일로 공지된 재택근무 실시 안내


재택근무를 해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갑작스러운 재택근무 전환에 당황스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지만, 공지를 받은 하루 동안 어떤 장비를 가져가야 하는지를 정리하고, 사내 서버에 저장된 파일들을 로컬과 구글 드라이브에 옮기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련해서는 DX팀에서 ‘재택근무 시 필요한 채팅 및 파일 공유 가이드’를 공유해주셔서 이와 관련된 준비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재택근무 공지는 코로나 19가 재확산되는 시점이었던 5월 경이었으며, 오전 업무 시간 중에 전달을 받았습니다. 전달받은 당일 오후부터 재택근무를 전환한다는 공지였고, 구두와 메시지로 간략하게 전달을 받고, 재택근무로 전환한 오후에 전사 메일을 통해 공지를 받았었습니다. 출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재택근무 공지를 받았기 때문에 매우 급작스러웠지만, 이미 한 번의 재택근무를 겪어보았기 때문에 익숙하게 파일을 옮겨 담고, 이것저것 챙겨간 첫 번째 재택근무와 달리 꼭 필요한 것들만 추려서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2. 재택근무 전환 과정에서 일어난 이슈 혹은 불편했던 점은 없었나요?

[Yunnie]:

재택근무 전환 과정에서 겪었던 불편한 점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먼저 장비 반출 문제가 있었는데요, 회사에서 사용하던 PC 장비들이나 노트들을 집으로 옮겨가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UX 팀과 같은 경우 노트북에 보조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노트북만 반출하시는 분들도 계셨으나 다른 팀과 같은 경우에는 아이맥과 같은 데스크톱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첫 번째 재택근무 시에는 회사에서 사용하던 보조 모니터와 키보드까지 반출했지만, 두 번째 재택 근무 시에는 장비를 들고 이동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노트북만 반출했었습니다.


[Bearbean]:

두 번째로는 사내 서버에 있는 파일을 옮겨 담는 과정에서 있었던 불편 사항이었는데요, 옮겨야 하는 파일의 양이 많은 경우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첫 번째 재택근무 처럼 재택근무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게 주어졌던 경우에는 이런 이슈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두번째 재택 근무 처럼 빠르면 몇 분에서 1시간 정도 시간 내로 준비를 마쳤어야 했던 경우에는 파일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제일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나간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내 서버의 데이터를 구글 드라이브로 1시간 만에 옮겨야 했고 그 과정에서 누락된 데이터가 많았었습니다.



3. 재택근무 환경은 어떻게 조성하셨나요?

[Yunnie]:

첫 번째 재택근무를 하게 된 시점에는 다른 회사들도 재택근무로 막 전환을 하고 있었던 시점이라 재택근무에 관한 많은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많이 언급되었던 재택근무 팁 중의 하나는 업무 공간과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공간과 집중적으로 업무를 하는 공간을 명확히 분리시켜 일을 하는 공간에서는 회사에 출근한 것 처럼 긴장감을 가지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책상 앞의 의자에서 뒤를 돌면 바로 침대가 있는 제 방의 구조 때문에 저 또한 이를 분리시키는게 (침대의 유혹을 이겨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책상을 180도 돌려 방 안에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을 분리시켜 방안에 작은 사무실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을 철저하게 분리시킨 덕분에 더 업무에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Bearbean]:

집에서 작업을 자주 했어서 책상이 작업에 어느정도 최적화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따로 방 구조를 바꾸거나 책상을 셋팅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아무래도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 중에는 최대한 제 방에 접근하지 않도록 양해를 구하는 게 최우선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재택근무에 전혀 익숙치 않았기에 잘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업무 시간 동안, 방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커피와 다과를 늘 틈틈이 준비해놨습니다.



4. 재택근무 시작 전에 업무와 관련하여 합의한 규칙이 따로 있었나요?

[Bearbean]: 

UX팀 같은 경우에는 업무가 시작되는 10시에 구글 행아웃으로 10분간 티타임을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팀원들끼리 업무와 관련된 이슈나 현황을 공유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으로 팀원들과 가볍게 이야기하며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볼브된 프로젝트에서는 업무 종료 이전에 그날 진행한 사항에 대해 공유하도록 합의했었고, 작업한 파일을 업데이트할 때 어떤 부분이 수정/추가되었는지 파일 내에 표시하고 따로 메신저로도 공지하기로 했었습니다.


[Yunnie]:

회사에서 공지한 지침도 있었는데요, 재택 근무 시작 안내 메일에 함께 공지되었습니다. ‘업무 시간은 10시부터 19시까지로 고정되며, 초과/연장 근무는 인정되지 않고, 외근 및 출장을 최대한 지양해야한다’와 같은 업무 시간에 대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또한 '업무 시간 내에 자리를 비울 시에 팀 내에 공유를 해야한다'와 같은 업무 방식에 관련된 규칙 역시 공지되었습니다.


자율 출퇴근제인 플러스엑스의 경우, 각자의 업무 패턴에 따라 다른 시간대에 출퇴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고정은 조금 부담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재택 근무 전환이었던 만큼, 집에서 업무를 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지양해달라는 요청 역시 있었습니다.



5. 재택근무할 때 어떤 장비와 프로그램을 사용했었나요?

[Yunnie]: 

회사에서 공지한 재택근무 가이드에 따라 저희는 구글 행아웃으로 화상 회의를 진행했고, 사내 서버 대신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파일을 공유하였습니다. 이 외의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은 평소의 방식대로 라인 메신저를 사용하였습니다. 공식 회의가 아닌 티타임과 같은 경우에는 “요즘 줌을 많이들 사용한다더라.” 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줌을 사용해보기도 하였습니다.


구글 행아웃은 회의할 때에 유용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회의 참여자의 화면을 공유할 수 있어서 함께 봐야 할 자료가 있는 경우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이라면, 모든 회의 참여자의 스크린이 한 번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모두의 표정을 확인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글 행아웃, 줌 둘 다 평소에 사용해본 적이 없었던 프로그램이라 첫 사용 시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회사 계정으로만 접근이 가능한 행아웃 미팅에 개인 계정으로 접속한 줄도 모르고 미팅 시작 후 2분이 지났는데도 접속하지 못해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Bearbean]: 

리서치 및 레퍼런스를 찾는 경우에는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구글 프레젠테이션 문서를 통해 공동으로 작업하였고, 회의의 경우에는 Yunnie님이 말씀해주신대로 처음에는 구글 행아웃과 줌을 이용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구글 행아웃보다는 줌이 따로 계정없이도 참여 가능하고 웹캠에 비친 주변 배경을 다른 이미지로 교체 가능한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6.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장점은 무엇이었나요?

[Bearbean]: 

출퇴근 및 업무 준비 시간이 단축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뭐 입지?” 라는 고민도 없어지고, 비가 오거나 사람이 너무 많은 경우 출근하면서 기운이 미리 다 빠져버리는 일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재택근무 전에는 가족끼리 서로 시간이 안맞아서 같이 식사하는 것 조차 어려웠는데, 집에서 일하다보니 거의 매끼마다 부모님과 마주앉아 식사를 하며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Yunnie]: 

출근 준비 시간과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평소 출근 준비에 1시간 반, 출근을 하는데에 4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이 시간을 좀 더 잘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좋았습니다. 또한 퇴근시간인 19시가 되면 그룹웨어에서 퇴근 버튼을 누르고 바로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 역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 1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집에서 밥을 먹다 보니 20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남은 시간 동안 가족들과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먹거나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등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슬기로운 재택근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에서 편한 복장을 하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재택근무의 큰 장점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피시방 의자를 사용하고 있어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보다 더욱 편안했고, 평소에 구두와 원피스를 입고 출근을 하는 편이었는데 잠옷 바지를 입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업무에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잔잔한 음악만 듣다가 집에서 좋아하는 음악인 EDM을 들으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였습니다.


집중력 있게 진행해야 하는 업무를 맡았을 때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재택근무의 장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엔 주변 소음이라든지, 누군가의 호출이라던 지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있는데, (집에 혼자 있는 경우에) 집에서 일을 하게되면 주변 상황의 변수 없이 하는 일에 몰입해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7. 반대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단점은 무엇이었나요?

[Bearbean]: 

‘일은 만나서 해야 한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레퍼런스 리서치를 했을 때 결과물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으면 남들에게 놀았다고 인식이 될까 봐 두려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또, 마지막 재택근무 때는 프로젝트 중간보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했는데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모든 걸 진행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오류도 종종 생기고 모두가 꽤 많이 힘들었던 기억도 나네요.


그래서 언젠가 다시 재택근무를 해야 할 때 “이런 특수한 상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재택근무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Yunnie]: 

저의 경우 2번의 재택근무를 통해 느꼈던 가장 큰 단점은 고립된 기분, 외로움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재택근무였기에 외출을 자제했었어야 해서 더욱 고립된 기분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 회사에서 팀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되니 함께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혼자서 일한다는 느낌이 들어 허전한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업무를 할 때 보다 근무 시간이 더 늘어나게 된 것도 재택근무의 단점 중의 하나였습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할 때는 퇴근을 하고 나면 일에서 손을 딱 뗄 수 있었는데, 퇴근 후 집에서 쉬다가도 해야 할 일이 생기거나 생각나면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게 되다보니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낼만한 일을 찾다 다시 새벽에 업무를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업무적인 면에서는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힘들고, 회의를 잡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할 땐 바로 옆에 앉은 팀원들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고 의논을 할 수 있었으나, 텍스트 위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되니 이게 물어볼 만한 논제인지, 어떻게 작성해야 텍스트만으로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하느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업무 할 때, 회의가 필요하면 바로바로 모여서 회의를 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메세지로 미리 시간 약속을 잡고 온라인 회의 룸을 만드는 등의 준비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어 회의를 잡는 것 역시 신중해야 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불편함으로인해 생겨난 몇 가지 장점도 있긴한데요, 불필요한 회의 시간이 줄어들었고 회의 내에서도 꼭 필요한 이야기만 논의할 수 있게된 것이었습니다.



8.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긴 업무상의 이슈가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Yunnie]

재택근무하는 시기에 배정되었던 업무가 레퍼런스 리서치와 설계서 작성 등의 일이었기 때문에 큰 이슈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디에이션 작업같은 경우엔 함께 그림을 그려가며 회의를 하는 편이라 이 부분을 담당하셨던 분들께서 많은 답답함과 불편함이 있으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당시에 간단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구글 행아웃에 프레젠테이션 기능으로 화면을 공유하고 포토샵을 열어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곤 하였습니다.

구글 행아웃으로 아이디어 공유하기 by Newnew 책임님

[Bearbean]: 

불편함은 있었지만, 다행히 이슈라고 할만한 것들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재택근무 기간이 회마다 일주일씩 정도로 그리 장기간은 아니었기 때문이라 생각했고, 만약 장기간 재택근무를 했었으면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저희의 경험을 통해 플러스엑스가 시행했던 재택근무에 대해서 공유해드렸는데요, 마지막으로 두 번의 재택근무을 겪으며 중요하다 생각한 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재택근무 시행 공지 과정

- 재택근무 전환 하루 전에 메세지로 먼저 간략하게 전달 받은 후, 메일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지


재택근무 전환 과정에서 일어난 이슈 혹은 불편했던 점

- 장비 외부 반출 및 사내 서버에서 구글 드라이브로 데이터 파일 이관 이슈


재택근무 시작 전에 업무와 관련하여 합의한 규칙

1) 회사 공통 규칙
- 업무 시간은 10시부터 19시까지로 고정되며, 초과/연장 근무는 인정되지 않고, 외근 및 출장을 최대한 지양


2) 팀내 규칙
- 업무가 시작되는 10시에 구글 행아웃으로 10분간 티타임 진행
- 업무 종료 이전에 그날 진행한 사항에 대해 공유
- 작업한 파일 업데이트 시 어떤 부분이 수정/추가되었는지 파일 내에 표시하고 메신저로 공지

- 업무 시간은 10시부터 19시까지로 고정되며, 초과/연장 근무는 인정되지 않고, 외근 및 출장을 최대한 지양


재택근무할 때 사용한 장비와 프로그램

- 공식 회의: 구글 행아웃으로 화상 회의 진행
- 파일 공유: 구글 드라이브 이용
- 리서치 및 레퍼런스 찾는 경우: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공동으로 작업
- 이 외의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 평소대로 라인 메신저 사용
- 공식 회의가 아닌 티타임 같은 경우: 줌(Zoom) 사용


재택근무의 장점

- 출퇴근 및 업무 준비 시간이 단축되는 점
-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
- 점심시간 1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음
-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에서 편한 복장을 하고 업무를 할 수 있음
-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에 몰입할 수 있음


재택근무의 단점

- ‘일은 만나서 해야 한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어려움
-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힘듦 / 커뮤니케이션 오류 발생 / 회의를 잡는 것이 어려워짐
- 혼자 집에서 작업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고립된 기분, 외로움
- 사무실에서 업무를 할 때 보다 근무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경우가 자주 발생
- 그날의 결과물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으면 놀았다고 인식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긴 업무상의 이슈

- 아이디에이션 작업같은 경우, 함께 그림을 그려가며 회의를 하는 편이기에 해당 담당자들이 많은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꼈었음
↳ 구글 행아웃의 화면 공유 기능으로 화면을 공유하고 포토샵을 열어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대처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https://www.ted.com/talks/bill_gates_the_next_outbreak_we_re_not_ready?language=ko

2015년 4월, 빌 게이츠가 TED 강연에서 “앞으로 몇십 년간 만약 무언가가 1천만 명 넘는 사람들을 죽인다면 그건 아마도 전쟁이 아니라 매우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일 겁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의료진의 용기, 에볼라가 공기를 통해 전파가 아니라는 점, 도시로 퍼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으며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는데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2–2015 메르스, 2014 서아프리카 에볼라, 그리고 2020년 코로나 19까지 최근 10년간 전 세계는 네 번이나 강력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겪었고 현재 코로나 19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에 빌 게이츠가 TED 강연에서 한 말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중대본에서 “코로나와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드(with) 코로나’를 정착시키기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환경, 문화, 제도 등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나온 만큼, 플러스엑스는 이전에 잠시 시행했던 재택근무가 일시적인 솔루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준비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희는 다음 편에서 플러스엑스 UX 팀과 재택근무를 지속적으로 시행 중인 다른 업계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경험을 듣고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하여 공유드려합니다.


이번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재택근무, 뉴 노멀이 되다 시리즈

1편 - 언컨택트 업무방식을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방법 (열람 중)

2편 - 
우리는 언컨택트 업무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3편 - 더 나은 언컨택트 업무방식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공동 저자

https://brunch.co.kr/@yuneuichoi



참고

김용섭, 『언컨택트』, 퍼블리온, 2020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54389.html

https://news.appstory.co.kr/plan13443

https://news.g-enews.com/view.php?ud=2020080310171851239a1f309431_1&ssk=2017011301560109486_1&md=20200803105257_R

https://news.joins.com/article/23832301

2편 - 우리는 언컨택트 업무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기획자로서 나는 뭘 해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