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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메이커 Aug 08. 2020

결국에는 성취해 내는 힘

나다움이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여 결국에는 이뤄내는 것 

  살아오면서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했다. 내가 의식적으로 계획하고 도전했던 적도 있었지만 상황과 환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도전하고 실패한 적도 있었다.


  2013년 TED라는 강연에서 처음 소개된 그릿(GRIT)이라는 용어가 있다. 그릿은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절라 더크워스가 진정한 성공의 비결을 개념화한 용어이다. 그릿은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을 나타내며 우리 말로는 투지, 용기, 열정, 끈기와 집념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 그녀가 쓴 책에는 그릿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그릿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몇 가지 문항도 함께 첨부되어 있다. 그릿 지수를 측정해본 결과 나는 그릿 지수가 높은 편에 속했다. 


  그렇다면 나에게 이러한 힘, 그릿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내가 초등학생 때 따조라는(여러 색감의 캐릭터가 인쇄된 동그란 모양의 장난감, 일종의 카드 장난감과 비슷한) 장난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특정 과자를 사면 그 안에는 과자와 함께 따조가 선물처럼 꼭 하나씩 들어있었다. 또래들과 가위바위보 또는 여러 가지 게임을 통해 상대의 따조를 내 것으로 가져오거나 반대로 상대가 내 것을 가져가기도 했었다. 하루는 친구들과의 게임에서 패배하면서 내가 가진 모든 따조를 다 잃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집에 간 적이 있었다.


  "아들, 무슨 일이야?"

  "..."

  "괜찮아, 무슨 일인지 엄마한테 말해줄 수 있어?"

  "(울먹거리며) 엄마, 친구들이 내 따조 다 가져갔어요, 저는 이제 하나도 없어요."

  "그랬구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아들. 이거 가지고 가서 친구들이랑 다시 게임해봐."


  당시 슈퍼마켓을 운영하시던 어머니께서는 가게에 있는 과자 봉지를 뜯어 나에게 따조 몇 개를 건네주셨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는 친구들과 다시 한번 더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자라면서 여러 도전을 하며 실패하거나 좌절할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나에게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시무룩하게) 엄마, 저 떨어졌어요."

  "그랬구나, 많이 속상하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아니요, 괜찮아요. 이제 그만 할게요."

  "아들아,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지 않겠니? 이번에 한번 더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 가서 그만하는 건 어때?"


  어머니의 교육방식은 항상 현명하고 지혜로우셨다. 누가 시켜서 했든지, 내가 선택해서 했든지 도전해서 실패했을 경우 나를 나무라거나 혼내기보다는 늘 공감해주셨고 나 스스로가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다. 그로 인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을 경우 결국에는 성취해 낼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까지 모든 일을 척척 해냈다는 말은 아니다. 대부분 성취 이전에 더 많은 실패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대학 입학을 위해 여러 곳에 입학원서를 제출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나 홀로 실기시험을 준비했었기에 불합격한 곳이 더 많았지만 결국에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장교가 되기 위해 ROTC 학군단 후보생 시험에 지원했을 땐 시험 2주 전 축구를 하다가 발가락이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1년의 휴학을 결심하고 더욱 열심히 준비하여 다시 도전하였고 멋지게 합격할 수 있었다. 장교로 임관하여 해외 파병에 지원하고자 하였던 시기에는 부대 상황으로 인해 도전의 기회 조차 얻기 어려웠었다. 하지만 몇 개월 후 다음 기수에 지원하였고 결국 해외 파병에도 선발되었다. 또한 선수 출신, 전공자들과 함께 태권도 사범 연수 시험에 지원했을 땐,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노력하였고 한 번의 실패 끝에 짜릿한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구구절절 나의 모든 도전과 실패를 전부 나열할 수는 없지만 돌아보면 많은 도전을 했고 성공보다는 실패 경험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성공한 경우에도 한 번에 성공했다기보다는 여러 상황과 환경적 이유는 물론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두세 번 이상의 도전과 실패를 거치며 이뤄낸 경우가 많았다. 가장 최근에는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였는데 3번의 실패 후 4번째에 합격할 수 있었고, EBS <나도 작가다> 공모전에는 1, 2차 모두 낙방하였지만 나는 또 3번째 도전을 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실패와 거절을 경험한 경우, 다시 도전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나에게도 처음은 쉽지 않았다. 실패로 인해 좌절할 때도 많았고 다시 도전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 따조 게임에서 모든 따조를 잃고 집에 왔을 때 나에게 한번 더 해보라고 격려해주셨던 어머니의 그 태도가 그릿 지수가 높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나다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서 결국에는 성취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도전은 물론 앞으로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는 계속해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배우고 더 성장해서 다시 도전하는 그런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이 글을 쓴 나와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가 나는 나답고 여러분은 여러분답게, 각자의 자기다움으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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