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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Nov 13. 2015

그냥, 가고 싶어서 덴마크_4

덴마크의 바다 2)

덴마크의 바다는 어느 포인트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뽐낸다.


'코펜하겐'을 구글링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이미지.


17세기에 만들어진, 코펜하겐 중심부의 항구 Nyhavn('뉘하운'). 도심 가장 가까이서 바다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항구를 따라 레스토랑, 바 등이 서있고 이 항구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물길과 바로 인접한 아멜리안보그 왕궁과 그를 마주보는 오페라 하우스, 머스크 본사, 덴마크 왕립 극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알록달록한 건물들의 빛깔에 바다도 덩달아 발랄한 분위기를 풍기고,

웅장한 궁 앞에서는 그만의 근엄함을 드러내는 바다.






도시 중심부의 활기찬 바다도 좋지만,

그보다도 더 잔잔하고 평화로운 바다를 보려면 Hellerup으로 가면 된다.


Hellerup은 코펜하겐의 북쪽 경계와 맞닿아있는 소도시로, 덴마크 국민맥주 Carlsberg칼스버그의 아버지격 브랜드 Tuborg튜보그의 양조장이 있는 곳이다. 튜보그 양조장은 이제 가동되진 않지만 오래동안 지역에의 영향력이 커 항구도 그 이름을 딴 Tuborg Havn이 있다.


Hellerup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소위 말하는 '부티 나는' 동네인데 이 곳의 바다도 딱 그렇다.

고요하고 차분하다.



2011년 여름에 처음 본 Hellerup의 바다

하늘도 바다도 분홍빛으로 물들었던, 여름날 해질녘의 Hellerup 바다.




2015년 가을에 다시 찾았다.

살짝 흐린 날에도 하늘과 바다가 비슷한 색으로 맞춰져 있는 것이 정말 아름답다.




해변을 따라 서있는 주택들.




맹렬한, 바이킹스러운 바다는 덴마크 최북단 도시 Skagen(원어 발음은 '스카겐'이 아닌 '스케엔'이다)에서 볼 수 있다.


스케엔은 예전에 한국에서도 인터넷 사진기사로 보도된 적이 있어 유명하다. 스케엔에서도 가장 끝단인 Grenen그레넨은 북해와 발트해가 만나는 곳인데, 두 바다물의 밀도가 달라 섞이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내가 그레넨을 찾았던 때는 2011년 연말이었다. 12월 마지막 주 추운 겨울이니 맹렬할 수 밖에..

하지만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그 곳은 봄여름보다 혹독하고 어두운 계절에 가는 것이 더 어울리는 설정이라며 오히려 우쭐해했던 기억이 있다.



왼쪽이 북해, 오른쪽이 발트해.

정말 대단한 바람이 불던 곳이었다.

조금 작게 찍혔지만, 가운데 바다 새들이 몰려있는 곳이 두 바다가 만나기 전 조금 갈라져 있는 공간.

바람이 너무 세서 끝까지 가보지는 못하고 멀리서 셔터를 눌렀다.




그레넨에서 보는 일몰.


(스케엔 여행기는 나중에 또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역시 코펜하겐 북쪽의 Bellevue 해변이라든지, 덴마크 제2의 도시 Aarhus오르후스, 유틀란트 반도 서쪽의 해안 도시 Esbjerg에스비에르 등 덴마크는 어디서든 청명한 바다를 볼 수 있는 나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산의 기개를 닮으려했던 것처럼 덴마크에서는 이 바다의 기운을 받아 그들만의 호연지기를 만든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부분 부분만 보면 아기자기하고 미니멀해보이는 덴마크인들의 생활상과 대조되는 듯하면서도 그 뒤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덴마크의 바다는 이처럼 한없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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