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B Nov 20. 2021

PayPal. 위기인가, 새로운 기회인가?

11. 페이팔(PYPL) [서비스 분석] & [투자 분석]



ⓒ Yahoo Finance


우리에게는 해외 직구로 익숙한 페이팔이 지난 11월 9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루 만에 주가가 10.5% 폭락했다. 코로나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20일 현재 주가는 200달러 정도로 지난 7월 최고가인 310달러와 비교하면 30% 이상 감소하였다. 실적 발표에서 무슨 일이 생겼길래 주가가 이렇게 폭락한 것일까?

 




I. 기본적 분석


실적 발표 하루 만에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분명한 사실은 예상에 못 미치는 성과 때문에 투자자들이 페이팔에 가지는 기대치를 수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페이팔이 부진한 결과를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페이팔의 비즈니스 모델, 경쟁사 대비 경쟁력 그리고 재무 상태 및 전망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


ⓒ Business model Analyst


페이팔은 한 마디로 시장 점유율 기준 "글로벌 1위 간편 결제 및 송금 사업자"다. 사업 구조 역시 간편 결제와 송금의 중개이며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온라인 판매자와 고객을 잇는 페이팔의 서비스는 전통적인 신용카드 결제에 비하면 빠르고 간편해 경쟁이 심화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압도적인 선두주자였다.


이런 페이팔도 창업 초기에는 데이터 보안사업 회사에 불과했는데, 1998년 콘피니티가 바로 페이팔의 전신이다. 이후 2000년에 테슬라의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의 엑스 닷컴과 합병해 페이팔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2002년에는 매각되어 이베이의 자회사였다가, 2014년 분사를 통해 간편 결제 및 송금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팔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인수 합병 과정을 거쳤는데, 2013년 브레인트리를 인수해 현재 페이팔의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평가받는 송금 어플 Venmo(벤모)를 사업부문으로 가질 수 있었다. 



 경쟁사 


ⓒ Datanyze


2020년 기준, 70%에 육박했던 시장 점유율은 현재 49.23%로 Stripe와 자체 결제 서비스를 가진 Shopify 등에게 많은 고객을 떠나보냈다. Stripe는 2010년에 설립된 모바일 결제 솔루션 회사인데, 페이팔에 비해 더욱 간단한 서비스 적용 절차와 낮은 수수료 덕분에 빠른 속도로 페이팔의 뒤를 따라잡고 있는 중이다. Shopify는 2006년에 세워진 온라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으로 쇼핑몰 80만 업체가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쇼핑몰 운영을 넘어 간편 결제에도 손을 대면서 페이팔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중이다. 



ⓒ Datanyze


이런 상황에서 송급 어플 벤모가 속한 브레인트리가 결제 부문 5위로 페이팔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벤모가 송금 어플 중 압도적인 1위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라도 뒤로 밀려날 수 있어, 페이팔이 기대 이상의 성장을 하거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전에는 시장 1등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강점


ⓒ PayPal 


이때까지 내세워왔던 페이팔의 장점은 "보다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결제 서비스의 제공"이다. 판매자는 페이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3억 7천7백만 명의 계좌와 연결되고 동시에 오프라인 결제 프로세서인 아이제틀과 소비자 행동 분석 솔루션인 허니 사이언스 등 페이팔이 보유하거나 제휴한 서비스를 함께 적용할 수 있어 사업의 효율성이 증대된다. 또한 페이팔은 인공지능이 불법거래를 식별해 거래의 신뢰도와 전문성을 높인다. 따라서, 가맹점과 소비자는 업계 평균보다 4배나 낮은 0.32% 수준의 금융사기 피해 확률을 바탕으로, 페이팔 내에서 믿고 서로 거래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약점


간편 결제에서 페이팔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은 바로 경쟁자들의 진입이다. Shopify와 같은 방식으로 더 많은 전자상거래 업체가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금융 분야까지 진출하면 온라인 결제 시장의 파이가 점점 작아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팔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브랜드 이미지나, 경쟁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 App Annie


페이팔은 벤모를 통해 더 많은 가맹점과 소비자가 더 나은 간편 결제 및 송금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스퀘어의 캐쉬앱이 시장 1위, 얼리 워닝의 젤러가 벤모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따돌리고 성장하기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 ARK Invest


캐쉬앱의 선례를 보면 벤모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데, 벤모가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캐쉬앱이 성공적인 성과를 냈던 다음의 3가지 요소에 대해 앞서 나가야 한다. 첫 번째는 바이럴 마케팅을 통한 언급 횟수의 상승, 두 번째는 비트코인 구매 등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접근성 확보,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은행과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원스톱 어플로의 전환이다. 


페이팔은 이에 따라 페이팔 서비스 측면에서 먼저 암호화폐에 대한 접근을 시작했고 2021년 4월에는 벤모에서도 수수료 없이 암호화폐 구매를 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2021년 9월에는 원스톱 어플로의 전환을 위해 금융 슈퍼 어플이라는 이름하에 새롭게 업데이트된 페이팔 어플을 공개하였다.  어플은 자동입금·청구서 지불·디지털 지갑·P2P 결제·쇼핑 도구·암호화폐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불편을 덜어준다. 


결국 벤모가 캐쉬업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가려면 송금 어플을 넘어 디지털 지갑으로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 사람들이 현금을 어플에 더 많이 넣어둘수록 더 많은 소비와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 캐쉬앱에서 이미 밝혀졌고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금융접근성을 어플 내에서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송금 때만 어플을 이용하다 여러 차례 입금 이후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가 용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락인(Lock-in)되는 것이 바로 그 예시이다.



 경쟁사 대비 재무적 성과


ⓒ Fox10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32%를 차지하는 아마존과 쇼피파이 등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해 결제 업체의 의존도가 높고, 최근 두 업체가 자체적으로 결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페이팔을 비롯한 결제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지갑으로 변모하고 있는 송금 어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불 업체의 향후 선두주자를 알기 위해서는 현재 Cash app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Square와 Venmo로 이를 추격하고 있는 Paypal의 재무적 성과를 비교해 현재 시점에서 누가 앞으로 상대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은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페이팔이 앞서고 있는 다른 항목들에 비해 Revenue Growth(매출 성장률)에서는 Square가 페이팔을 앞서가고 있다. 이는 Cash app의 폭발적인 사용자수 증가와 함께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의 성장 덕분이다. 


Net income Growth(순이익 성장률)와 EBITDA Margin(영업이익 + 감가상각비)에서 페이팔의 실적은 비교적 높은 이익을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Free cash Flow(잉여 현금 흐름)과 Free cash Per Share(주당 잉여 현금 흐름)에서도 우위를 점하고는 있으나 이익에 비교해 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Total Debt to Equity(총부채 자기 자본 비율)는 1보다 작아 부채 측면에서 건전함을 알 수 있다.


Book value Per Share(주당 순자산 비율)에서는 Square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지만, PEG Ratio(주가 수익 성장 비율)에서는 Square이 PayPal보다 고평가 되었다.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재무적으로는 Paypal이 Square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긴 하나, 매출 성장률 부분에서 비교적 부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Shopify의 결제 서비스 진출도 페이팔에게는 큰 부담이다. 





 Q3(3분기) 어닝 실적


ⓒ 매일경제


이렇듯 페이팔이 재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긴 하나 사실 이번 페이팔의 주가 폭락은 페이팔만의 위기라기보다는 결제 업체들 전체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실적 발표전까지 지불 결제 시장은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자체 결제를 시작하는 상황에 더해, Paypal, Stripe 그리고 Square 등 결제 업체 사이의 경쟁이 이전보다 격화되어 수익성 둔화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현재, 코로나 19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으로 소비 위축이 우려되면서 실제로 예상 컨센서스보다 낮아진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하자 주가가 바로 영향을 받았다.


ⓒ PayPal


따라서, 페이팔은 결제 서비스 '벤모' 덕에 이번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호실적을 냈지만, 향후 수익이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4분기 실적에 대해 페이팔은 68억 5,000만~69억 5,000만 달러 매출과 주당 1.12달러 EPS(조정 기준) 가이던스를 제시했는데, 이는 금융정보회사인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72억 4,000만 달러 및 1.27달러 EPS(조정 기준) 보다 낮아 앞으로 컨센서스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 벤모 계정으로 아마존에서의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는 페이팔의 발표가 무색하게, 아마존이 2022년 페이팔 벤모를 대체한다는 목표로 지불 서비스 개편 작업을 하고 있고, 이베이도 일부 사업 관련 결제를 페이팔 벤모 대신 다른 시스템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페이팔의 결제 부문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게다가 페이팔과 스퀘어는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부문에서 각각 일본 페이디와 호주 애프터 페이를 인수해 어펌 견제에 나섰지만, 투자 비용 급증에 따른 일시적인 수익성 악화도 덩달아 부각된 상태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II. 기술적 분석


 실적 반영으로 인한 주가 변동 


ⓒ Trading View


가격 움직임 선행지수인 Slow Stochastic(주식 가격의 가까운 미래 모멘텀)RSI(지난 14일간 가격 움직임의 변화 폭과 속도)를 살펴봤을 때, 슬로우 스토캐스틱의 경우 20 미만으로 하락하여 과열 매도 구간에 들어갔고 이후 30 이상 상승을 하면 매수 신호로 판단할 수 있다. RSI의 경우에도 30 이하로 내려가 과열 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페이팔의 실적이 보장된 상황에서 슬로우 스토캐스틱과 RSI가 기준치인 30을 넘는다면 그 시점에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


MACD(EMA 14와 같은 지수 이동 평균을 이용하는 가격 방향 확인 지표)는 추세지표로 슬로우 스토캐스틱과 RSI와 같은 선행지표에 대한 확인을 하는 지표이다. 패스트 라인이 슬로우 라인 아래에 위치하면 잠정적 매도 신호로 선행지표와 함께 MACD 지표를 믿고 10월 중순에 매도를 하였다면 이번 폭락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 Trading View


CMF(일정 기간 동안의 자금 유입과 자금 이탈을 계산하는 지표)로서 기본적으로 0 이상 혹은 0 이하의 트렌드가 6~9개월 정도 지속되면 매집 · 횡보장이며 CMF값의 추세에 따라 상승 디버전스나 하락 디버전스로 가격 흐름을 판단할 있다. 페이팔의 경우 과열 매도 구간에 있으며 주가 폭락 시점을 기준으로 CMF가 0 이하로 하락하며 가격 하락이 시작되었다


ADX(가격 흐름 강도 확인 지표)로 20 이상인 경우 새로운 트렌드가 시작되는 상황이며 25 이상인 경우 아주 강한 트렌드의 지속이 이어짐을 의미한다. 이는 가격의 방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상승 및 하락의 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위에서 설명한 지표들의 보조로서 얼마나 이 트렌드가 오래갈지 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하락 추세에서 ADX가 20을 넘어가면 그 추세가 강해지는 것이고 상승 추세에서 ADX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상승이 거의 멈춘 상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페이팔은 현재 20 이상으로 ADX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III. 마무리


주식 가격의 하락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 주식에서는 특히 어닝 즉 실적의 추이가 가장 중요하다. 3분기 어닝 및 4분기 어닝 예측치의 발표 만으로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증발하는 페이팔의 모습을 보면서 미국 주식을 투자하는 입장에서 항상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결과, 페이팔의 주가 하락은 경쟁자의 출현, 기존 고객들의 이탈, 점유율 확보 실패 등으로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주가가 상승하려면 송금 어플 시장에서 재무적으로 상대적 우위에 있는 페이팔이 새로운 전략을 펼쳐 예상외로 실적을 더 크게 올리거나 코로나 19의 극복으로 소비 위축이 사라져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률을 잘 생각해보고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히 기술적 분석들의 지표에서 도출한 결과, 하락 추세가 단기적으로 끝날만한 사항이 아니기에 페이팔의 저가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앞으로 있을 실적 발표와 기술적 지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가 장기적으로 이익성장률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매수 신호 또한 켜졌을 때 진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페이팔 분석을 정리하자면, "페이팔이 결제 부문과 송금 어플 부문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향후 페이팔의 실적을 좌우한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결제 시장의 경쟁자들을 배제하고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아니면 송금 어플에서 나아가 디지털 지갑과 금융 컨시어지 서비스로의 전환에 투자를 확대하여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지 페이팔의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다. 


도움 주신 분: 김경모, IAN



        

작가의 이전글 BOA. 은행을 넘어 테크기업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