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밤의 리조트, 게코 레스토랑의 첫 식사

호찌민에서 호짬까지 — 바람과 빛, 가족의 여름

by 련빛Lotus Gleam



밤은 소음을 벗겨내고 온기를 드러낸다.
낯선 땅의 불빛 아래,
우리는 맛으로 하루의 끝을 배운다.





호치민의 도심을 벗어나

세 시간이 넘는 길을 달린 끝에

드디어 호짬 비치 부티크 리조트 & 스파에 도착했다.

시간은 저녁 8시 반을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밤의 리조트는 낮보다 조용했고,
공기는 따뜻한 흙냄새와 바다의 습기로 가득했다.
가로등 아래로 새어 나오는 노란빛이
작은 불씨처럼 길을 인도했다.







리조트 로비는 작고 단정했다.
짙은 나무향과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
그리고 리셉션 직원의 미소.
그 순간, 먼 길의 피로가 조금 녹았다.





짐을 풀고 나니 허기가 몰려왔다.

다행히 리조트 안의 게코 레스토랑(Gekko Restaurant)은

밤 10시까지 운영된다고 했다.

그 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레스토랑은 리조트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었다.

불빛 아래엔 손님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식사를 마치고 여유롭게 와인을 마시거나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리조트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찾다
테이블 위의 무언가에 눈이 머물렀다.
자세히 보니, 작은 도마뱀이었다.
아마도 발을 헛디뎌 올라온 듯했다.



불쌍했지만 직원에게 조심스레 부탁해
그 생명을 다른 곳으로 옮겨주었다.

도마뱀이 사라진 자리엔
작은 여운이 남았다.




이국의 밤공기 속에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조용히 마음을 적셨다.



그날의 메뉴는 현지의 향을 한껏 느끼게 해주다.

신선한 해산물과 향이 깊은 허브가 얹힌 샐러드.

모든 것이 균형 잡혀 있었다.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단조롭지도 않았다.





음식 하나하나에 ‘손의 온도’가 느껴졌다.

샐러드 속 상큼한 자몽이 목을 지나갈 때,
하루의 피로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대화는 많지 않았지만,

서로의 표정만으로도 충분했다.

이국의 밤은 우리 가족에게

작은 쉼표 같은 순간을 허락했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

바람이 부드럽게 야자수를 스쳤다.




리조트의 밤길 — 게코레스토랑의 클로즈를 알리는 별빛같은 패브릭



작은 불빛들이 리조트 길을 따라 줄지어 있었다.

모든 소리가 천천히 가라앉고,

대신 ‘바다의 숨소리’가 들렸다.






잠시 걸음을 멈추자
파도 소리가 먼 곳에서 리듬처럼 반복되었다.
별빛은 생각보다 낮게 깔려 있었고,
바람은 그 빛을 살짝 흔들었다.




그 풍경이 이상하리만큼 현실 같지 않았다.

이국의 밤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느린 영화였다.





마무리
도마뱀 한 마리,
낯선 음식의 향,
그리고 불빛 사이를 걷던 가족의 웃음소리.





그 모든 것이
이곳에서의 첫날 밤을 완성시켰다.
밤의 리조트는 단지 하루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여행의 리듬이 시작되는 첫 악장이었다.





To be continued...

다음 편:

3편. 호짬에서 맞은 첫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