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의 어디까지가 적절할까
가입자가 지속해서 떨어지는 웨이브 OTT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화제작, <피의 게임 2>
서바이벌 게임 마니아인 나 역시 <피의 게임2>를 기다려왔다.
사실 <피의 게임 1>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지상층과 지하층이 구분된다는 컨셉까지는 굉장히 훌륭하고 몰입되었으나, 초반부터 종반까지 특정 출연자가 주도권을 갖고 진행되다 보니 배신이나 반전의 요소들이 다소 부족했다.
정치는 생물이라 했는데, 특정 인물이 주도하는 대립구도가 고착화되어 정치력에 있어 유연함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두 번째로는 수위의 문제였다.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한 <머니게임>의 방송작으로 제작한 <피의 게임>이지만 소위 밑바닥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머니게임>의 '저급함'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머니게임>의 출연자들은 상금을 위해 지저분하고 처절한 사투를 벌이며 엄청난 논란이 되었지만, <피의 게임>의 출연진들은 큰 화제가 되지 못하고 마무리되었다.
서바이벌은 돈을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저급함이 나올 때 진정성이 느껴지는 장르다.
논란의 옳고 그름을 떠나 논란의 존재 자체는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훈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피의 게임 2>는 <피의 게임1>보다는 화제성 면에서 성공적이라 생각이 든다.
티저공개 이후 화제가 되었던 하승진과 덱스의 싸움은 실제 본방송에도 해당 장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는 SNS와 유튜브를 통해 널리 퍼졌고 당사자가 개인 방송을 통해 해명 아닌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사건의 자잘못을 떠나 그 장면으로 인해 <피의 게임2>로 유입된 시청자가 많았고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피의 게임2>는 수많은 욕설과 흡연, 음주 장면이 그대로 노출된다.
자율영상등급제에 대해선 후에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자체 심의를 통해 앞서 말한 수위를 다소 높여 화제성과 자극성을 높였다.
해당 장면들이 콘텐츠의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서바이벌'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처절하고 비열한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기 위해선 해당 요소들의 삽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다.
아직 최종회까지 나오진 않았지만 초반 이런 높아진 수위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최종상금을 향한 출연진들의 처절함, 비열함, 저급함 등이 자주 노출될수록 콘텐츠의 화제성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고 자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이로 인해 터질 논란은 모래시계처럼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OTT 자율영상등급제로 인해 자체적으로 심의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존 방송 콘텐츠에서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OTT 플랫폼에서는 가능해지게 될 것이다.
성, 흡연, 음주, 욕설 등 위험요소가 가득한 시한폭탄 콘텐츠들은 언젠가 논란이 터질 수 밖에 없다. 후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콘텐츠의 재미와 건전성, 국민정서 등의 조율을 찾아야 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