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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Jul 04. 2024

87.우리 모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무조건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우리 모두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생의 의미를 찾고 이를 통해 보람과 행복을 느끼면 인생의 주인공처럼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이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무조건 좋아하는 일이라야 그 일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수는 없다.

이 세상에는 누군가는 꺼려하는 일이지만 책임을 느끼고 해야 하는 일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그 일 자체를 좋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일을 통해 주변을 이롭게 하는 것에 보람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가치 있는 일에서도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세상에는 내가 좋아하는 마음보다 이타심으로 선택하는 일들도 있다.


그런데, 과연 좋아하는 일이라는 건 대체 뭘까???

모두가 바라는 일들은 한정되어 있고 비슷한 형태에 몰려있다.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찾고 거기서 행복을 느끼며 주인공처럼 살라는 메시지의 맹점은,

모든 사람들이 유튜버, 아이돌스타 혹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런 것은 보여지는 화려함이나 자본의 가치에 집중할 뿐 정말 내가 바라는 일일까? 모두 기질이 다른데 같은 취향의 길을 선택 할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이 아닌 일에서도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노동(행위)의 숙련이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별 볼 일 없는 조연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각자의 가치와 행복의 감정기준이 다를 뿐.

노동의 가치란 켜켜이 쌓아 올린 시간과 반복된 실행의 누적으로 능숙함과 유능함을 동시에 찾아갈 수 있다.


꼭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어도 유능함을 가질 수 있으며, 보람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고 행복하며 주인공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좋아하는 일이라고 24시간 즐겁기만 한 것도 아니며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해내야 할 때도 무조건 괴로운 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양면이 있다.


김연아 선수의 현역 시절, 훈련하며 분노하고 우는 모습이 자주 회자되었다. 얼마나 혹독한 훈련과 자기 관리가 동반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적성에 맞고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만난 연아 선수도 그걸 잘 해내기 위한 괴로운 훈련과 자기 다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좋아하는 일에 늘 찬란한 빛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만 찾으면 다 끝난다는 상상을 한다면 당신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꿈 깨!)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좋아하는 상태의 발견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집중된 노력이 그 일을 내 삶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세상의 어떤 일이든 지속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일에서도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으며 의외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시작하기 전에 속단하여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재능이라는 요소가 많은 일들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아니다.


그냥 해보는 거다.

될놈될, 뭘 해도 될 놈이라는 것은 없다. 

어떤 일이든 시작하고 중단하지 않으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

자신이 뭘 해도 될 놈이 되면, 내가 어떤 일을 선택해도 내 적성으로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잘하는 부류에 들어갈 수 있다.


“저 사람은 이 일이 아니라 어떤 일을 했어도 잘했을 사람이다.”라는 말은, 그 사람 자체의 유능한 소양이다.

이런 기본 인자를 갖추면 어떤 일을 해도 적성으로 삼아 의미나 보람을 찾아갈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찾자는 망상에 젖어 아무것도 못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성실함이라는 기본 소양'이 없는 것을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은 막연히 기다린다고 발견되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의 진실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속이 능숙으로 이어지며 그 일에 진심이 된다. 진심이 되면 잘하고 싶고 노력하다 보면 더 좋아하게 된다.

성실한 사람은 결국 어떤 일이든 잘하게 되고, 세상의 인정을 받게 되어 스스로 그걸 좋아하는 일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냥하듯 좋아하는 일을 우연히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은 잘하도록 나의 노력과 지속성으로 만드는 것이 좋음의 단계로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구태의연한 말이지만 좋아하는 일은 흙 속에서 원석처럼 발견해 수십 년간 세공하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건 자신의 몫이다. 

누구나 하나씩의 원석은 있다. 아직 보석으로 만들 노력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뿐.

그러면서 이미 만들어진 남들의 보석을 부러워만 하느라 시간을 다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원석이 보석이 되지 못하고 돌처럼만 갖고 있다가 없어지는 인생도 많다.



사실 나는 뭘 해도 재미없는 놈이다.

이런 성격의 장점이 하나 있다. 

어차피 살면서 접하는 것들은 다 재미가 없으므로 재미없어서 포기한 적이 없다. 나에게 대체로 모든 것은 재미를 기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므로 꾹 참고 꾸준히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한 재미를 모르지만 특별히 포기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많은 일들은 중단되지 않고 늘 잘 만들어내는 경지까지 지속되고 있다.

재능이 없는데 꾸준히 계속 하니 잘하게 되고 다른 이들은 그걸 재능으로 봐주기도 한다.

생각보다 새로운 분야를 같이 시작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여전히 내가 그걸 하고 있는 걸 보면, 아직도 해?라는 사람들이 많다.

나에게는 그게 신기할 일이 아닌데......


아무튼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일이 아니지만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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