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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순형 Jul 28. 2020

선교지의 끝판왕, '인도'에 가다.

2019년 여름 인도 단기선교 후기

2018년 12월, 토론토 영락교회 수련회에서부터 이미 올해에는 반드시 인도로 선교를 가리라 마음을 먹었었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가겠다는 팀장이 없어서 인도팀 선교 자체가 무산될 뻔했을 때는 용기 있는 팀장님이 팀을 꾸려주셨고,

제법 큰 선교 회비가 다소 부담이 되었을 때는, 마치 기다려왔다는 듯이 잊고 있던 작년 택스가 환급되었다.

 팀장님과 2명이서 가야 하더라도 떠나겠다는 마음은 확고했지만, 혹여나 사역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할까 봐 우려하니 마지막에 파송 인원이 2명이나 더 늘어났다.

내가 필요했던 것은 기도에 따라 무엇이든 갖추어졌고, 그래서 난 이것이 필연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전혀 걱정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단순히 늘 해왔던 것처럼 버티고 참으면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겪은 몇몇 값진 경험들처럼 훗날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경험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인도에 도착해보니 45도를 웃도는 무더위와 80%가 넘는 습도 때문에 사역 시작도 전에 앉아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이 났고, 낮에는 숨이 턱턱 막혀 가끔은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날벌레, 모기, 파리는 셀 수 없이 많았고 내가 TV로만 봐오던 혹은 고등학생 때 세계사 책에서나 보았었던 돌로 만든 집에서 생활하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 식. 주 중에서 그들은 어느 것도 온전히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다. 언제 병에 걸리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을 환경이었고, 만약 병에 걸리더라도 대도시인 델리와는 한참 떨어진 이 곳에서 정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단순히 ‘아!, 내가 그동안 정말 많은 걸 누리며 살았었구나. 정말 감사하다!’ 이상의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삶은 정말 복불복인 건가?’ 하지만, 행복해 보이는 몇 사람들의 얼굴을 볼 때면 ‘역시 모르는 게 약 인가?’ 싶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이미 가진 것에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역설적이게도 가진 것이 없기에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들에서도 불만 없이 잘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에 그들이 내가 누려오던 것을 누리게 되었을 때, 그들은 그것에 만족하며 감사할 것 같았다.

그러자, 행복과 불행에 대한 기준이 사라졌다.  그리고 결국 또 지극히 뻔한 결론에 도달했다. 행복이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전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본인의 시야에 달려있다는 것. 물론, 머지않아 이 감사한 경험도 무뎌지고 잊혀가겠지만 적어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찰나의 순간에는 현재의 내 감정과 생각들이 영원히 기록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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