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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Nov 19. 2024

파블로프의 개와 빨간약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79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79 파블로프의 개와 빨간약


http://www.incheonnewspaper.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493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79


파블로프의 개와 빨간약



“윤석열 대통령, 골프 연습 재개…트럼프 시대 대비책” ‘폭망!’이란 두 글자로 정리되는 ‘대 국민담화’ 여운이 채 가라앉기도 전, 이틀 뒤 저 이는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바 ‘골프광’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을 대비한 연습이란다. 실상 트럼프는 재임 중에 한 나라 지도자와 골프 회동을 한 것은 신조 아베 일본 총리가 고작이란다. 이러니 ‘THE TIMES OF INDIA’ 등 세계 유수 언론에서 이를 조롱하고 나섰다. 



이 행위가 “한국을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며 “CIA 분석가는 많은 지도자들이 신조 아베가 트럼프와 가졌던 우정을 재현하고자 하겠지만, 개인적 관계가 일본에 실질적이고 입증 가능한 이익을 가져왔다는 증거는 없다.”고 뼈아픈 일갈을 던졌다. 대한민국을 세계인의 웃음가마리로 만든 셈이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이마저 아니었다. “北 도발 당일 윤 대통령 골프…이 달도 토요일마다”라는 기사가 보이니 말이다. 어느 나라 대통령이 정치서부터 경제, 교육, 사회,…나라가 망국으로 치닫는데도 아랑곳 않고 골프를 칠까.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1937)>이라는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 그림 속의 사내는 거울을 보는데 거울에는 자신의 뒷모습만 보인다.(반면 사물인 책은 정확히 반사되어 보인다.) 저 이의 행동은 마치 이 그림처럼 자기가 자기를 보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하다. 저 이는 비슷한 가짜인 시뮬라크르(Similacre:시뮬라크르는 원래 플라톤에 의해 정의된 개념이다. 플라톤에 의하면, 사람이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원형인 이데아, 복제물인 현실, 복제의 복제물인 시뮬라크르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현실은 인간의 삶 자체가 복제물이고, 시뮬라크르는 복제물을 다시 복제한 세계로 가상현실이다.)의 눈만 지녔기 때문이다. ‘시뮬라크르’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가상현실’을 의미하는 철학개념으로 영어로는 시뮬레이션이다. 



이를 저 골프를 치는 대통령에게 대입하면 저 이는 아직도 ‘검사’일 때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 ‘검사의 시뮬라크르 눈’으로 세상을 보니 국민들은 모두 ‘잠재적 전과자’들로 미덥지 않다. 오로지 국민들을 얼마든 합법적으로 옭아맬 수 있는 자신만이 정의의 사도이다. 검사로서 경험한 문화는 이미 지나간 과거[가상현실]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뮬라크르의 눈으로는 자기를 찾을 수 없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과거에 검사로서 향유한 검사 문화에 길들여진 ‘조건반사(conditioning)’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가상현실을 다룬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매트릭스>가 있다. 이 영화는 인공지능(AI)에 의해 인간이 지배당하는 미래가 배경이다. 주인공 네오(키아누 리브스 분(扮))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밤에는 해커로 활동한다. 어느 날, 그는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에 대한 의문의 메시지를 받고,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를 만난다.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두 개의 알약을 건넨다. ‘빨간약’은 진실을 본다는 고통이 따른다. 파란약은 가상공간을 현실로 인식하며 거짓 속에서 안주하는 삶이다. 네오는 빨간약을 선택하고, 매트릭스 진실을 알게 된다. 그 진실은 인간들이 기계에 의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매트릭스는 그들을 속이기 위한 가상현실이라는 사실이다. 이후 네오는 모피어스와 함께 매트릭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된 싸움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시뮬레이션 속의 존재가 자신을 실재 존재라는 착각에서 시작한다. 자아를 인식하려면 ‘빨간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에는 큰 고통이 따른다. 저 이는 ‘대통령’이라는 현실과 ‘검사’라는 가상현실의 경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전혀 없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과거의 ‘검사’는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질 수 없다. 고뇌와 깊은 성찰이 따르는 ‘빨간약’을 복용하여 거울에서 자신의 얼굴을 정확히 보는 이라야만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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