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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지현 Jan 03. 2022

가장 행복할 때란?

훅 날아온 질문에 헉 깨닫는 순간

“엄마는 뭘 할 때 제일 행복해?” 

엘리베이터 안에서 둘째 아이가 뜬금없이 묻는다.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온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나는 뭘 할 때 가장 행복하지?’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 

장화 신은 고양이 눈빛을 하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이가 참 사랑스럽다. 


“엄마는 통장에 돈 들어올 때 행복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툭 대답했다. 

“그다음은?” 

헉, 또 물어온다. 이제 진지해질 타이밍인가 보다. 

“음, 커피 마시면서 책 읽을 때 행복해.” 

진심이다. 

“그다음은?” 

어? 또 물어온다. 이쯤 되니 이 아이 질문의 저의가 뭘까 생각하게 된다. 

원하는 대답이 있는 걸까? 

“이렇게 너랑 눈 마주치고 웃을 때 행복해.” 

“그렇구나. 나도.” 

세 번 만에 질문은 끝났다. 마지막 대답이 가장 흡족한 듯 보인다.




 아이가 왜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졌는지는 모르겠다.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다. 

다만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엄마인 나는 온종일 생각이란 것을 해야 했다. 


‘나는 뭘 할 때 가장 행복하지?’ 


아이가 어떤 대답을 듣기 바라고 질문을 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갑자기 생각나서 물어본 것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요즘 나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행복이라 여기며 지낸다. 

행복이 별것이냐. 가족 모두 건강하게 웃으면서 지내면 이게 행복이지 여기면서 말이다. 

그러다 문뜩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등등 끝도 없는 인생의 근원적인 물음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행복이란 화두 앞에 나의 대답 역시 늘 변하기 마련이지만, 그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만은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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