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새 학년 시작 전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랜만에 맡은 6학년과 말은 통할지, 기싸움에서 살아남을지 고민과 걱정 속에서 덜덜 떨었다. 이제서 생각해 보면 매년 하던 일인데(내일도 또 시작하는) 왜 그렇게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2023년 3월 2일, 금쪽같은 6-8 아이들과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6학년 교실에 입장하시겠습니까?]에 틈나는 대로 차곡차곡 기록했지만 뒷심이 부족하여 마무리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벌써 졸업을 시켰는데 글에서는 여전히 6학년이었다. 엊그제 부랴부랴 글 속에서 체험학습을 보냈는데 그 후의 수많은 이야기를 허공에 날리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니 아쉬운 마음뿐이다. 더 부지런하게 글로 남겨볼 걸 후회가 된다. (부디 다른 작가님들도 힘드시더라도 글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저처럼 후회합니다.) 중입배정도, 교육과정발표회도, 아이가 사라진 날도, 영화관 탈주극도, 졸업 준비도, 졸업식도 '작가의 서랍'과 내 기억에만 존재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 현실의 너희는 2023년의 확언처럼 무사히 안전하게 졸업을 했으니 말이다.
6학년이어서 힘들었고, 6학년이지만 귀여웠던 금쪽이들이 내일이면 교복을 입고 중학교에 입학을 한다. 새 학기 전날이라 긴장되는 마음은 나 또한 감출 수 없지만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어떠할지 사뭇 궁금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신이 날지, 완전 다른 학교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두려움이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부디 건강하고, 맑고, 밝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사람으로 자라길 응원하고,나중에꿈을 위해 전진할 때 너희의 행동이 스스로의 꿈을 짓밟지 않도록 항상 바르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희는 금보다 더 귀한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