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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y everything Mar 03. 2024

6학년 교실에서 이만 퇴장하겠습니다.

그동안 6학년 학급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 새 학년 시작 전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랜만에 맡은 6학년과 말은 통할지, 기싸움에서 살아남을지 고민과 걱정 속에서 덜덜 떨었다. 이제서 생각해 보면 매년 하던 일인데(내일도 또 시작하는) 왜 그렇게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2023년 3월 2일, 금쪽같은 6-8 아이들과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6학년 교실에 입장하시겠습니까?]에 틈나는 대로 차곡차곡 기록했지만 뒷심이 부족하여 마무리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벌써 졸업을 시켰는데 글에서는 여전히 6학년이었다. 엊그제 부랴부랴 글 속에서 체험학습을 보냈는데 그 후의 수많은 이야기를 허공에 날리고 마지막 인사를 려니 아쉬운 마음뿐이다. 더 부지런하게 글로 남겨볼 걸 후회가 된다. (부디 다른 작가님들도 힘드시더라도 글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마십시오. 저처럼 후회합니다.) 중입배정도, 교육과정발표회도, 아이가 사라진 날도, 영화관 탈주극도, 졸업 준비도, 졸업식도 '작가의 서랍'과 내 기억에만 존재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 현실의 너희는 2023년의 확언처럼 무사히 안전하게 졸업을 했으니 말이다.






6학년이어서 힘들었고, 6학년이지만 귀여웠던 금쪽이들이 내일이면 교복을 입고 중학교에 입학을 한다. 새 학기 전날이라 긴장되는 마음은 나 또한 감출 수 없지만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어떠할지 사뭇 궁금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신이 날지, 완전 다른 학교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두려움이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부디 건강하고, 맑고, 밝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사람으로 자라길 응원하고, 나중에 꿈을 위해 전진할 너희의 행동이 스스로의 꿈을 짓밟지 않도록 항상 바르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희는 금보다 더 귀한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알겠지?

선생님이 항상 응원할게!




우리반 굿즈로 만든 한정판 탁상달력과 빈 교실에 써놓고 간 귀여운 글


처음으로 학급의 1년을 기록할 수 있게 도와준 금쪽이들아, 고맙다.

졸업은 했지만 언제나 글 속에서 살아 숨 쉴 금쪽이들아, 정말 안녕!




담소네 공방 - 친구


함께여서 고맙고 이해해 줘서 고마워

우리 같이한 시간 참 많은 일이 있었지

돌아보면 우리는 비슷한 것 하나 없지만

이렇게 노래할 때 세상을 다 가진 듯해


수많은 길이 있고 다른 하루를 살지만

철부지처럼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때로는 흔들리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서로 의지하며 오늘도 행복하자


힘든 하루 끝에서 투정만 부리다가도

너의 눈을 볼 때면 뭔가 사라지는 것 같아

오랜만에 만나서 아무 말하지 않아도

친구라는 이름은 나를 가득하게 만들어

수많은 길이 있고 다른 하루를 살지만

철부지처럼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때로는 흔들리고 우울할 때도 있지만

서로 의지하며 오늘도 행복하자


졸업식 노래 연습(노래만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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