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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큐레이터 에드가 Jan 23. 2023

자기 계발 공화국 vs 감성 제국 (3)

이글은 3부작이다. 1부부터 읽어 보기를 

 자기 계발 공화국 vs 감성 제국 (brunch.co.kr)


나는 평화와 안녕을 위해 그녀의 대변인이 되었다. 



"저.....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는데요.

글을 쓰고 다른 사람에게 내 보이는 건 말이에요. 

마치 자신의 아이를 남들에게 평가받는 기분이에요.


 왜 그렇잖아요.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이쁘다고 생각하잖아요. 

다른 사람에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건 좋지만 조심해야 해요. 

누가 남에 아이에게 웃으면서 어머나 아이가 정말로 못 생겼어요라고 말하겠어요? 

칭찬을 꼭 할 필요는 없지만, 아쉬운 이야기를 할 때는 에둘러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거 같아요" 

              

감성 국민이 어! 너 감성 국민이었어?라는 표정으로 안도의 미소를 지어 보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통역이 잘 되었을까? 두 명의 계발 국민을 쳐다보았다.              

계발 국민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히 이해는 한 듯해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야 분위기는 파악한 듯했다.

    

"일리가 있네요 다음 모임 때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처음에 입을 열었던 젊은 개발 출신 국민이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고는 이제 자신이 준비한 걸 말해보겠다고 했다. 

              

젊은 개발 출신 국민은 자신이 준비한 발표는 조금 다른 내용이라고 했다. 

여기서 감성 국민은 한 번 더 당황했다.     

"제가 나눠드린 질문에는 답변 말고 어떤 걸 준비하셨나요?" 꾀나 침착한 대처를 했다.  

   

"아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쓰고 있는데요. 책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사실, 저는 이곳이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인지 몰랐네요. 아무튼 제가 쓴 내용 읽어볼게요." 


나는 이 말을 밖으로 끄집어내지는 않았지만, 백과사전을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정보 나열의 연속. 상당히 지루했다. 계발 국민 출신들의 특징은 상당히 논리적이지만, 감정을 말캉말캉하게 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15분 정도 읽었을까?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지 분위기를 한 번 살피려고 잠시 멈춰 섰다.     

준비한 노트북을 보여주면서 아직도 많은 양이 남았음을 보여준다.     


"내용이 많죠?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계속할까요?"     

감정 국민이 말했다.     

          

"잘 들었어요. 내용 좋아요 그런데 우리 모임 하고는 방향성이 조금 다른 거 같아요."

 이렇게 말하는 건 아까 들었던 공격에 대한 소심한 복수로 보였다               

혹시 계속 이 내용을 준비하실 건가요? 아니면 다음번에는 제가 보낸 질문에 대해 준비해 오는 건 어떨까요?"


 젊은 개발 국민은 1초도 안 되어 바로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꼭 이걸 써야만 해요. 아니면 머리가 아프거든요. 저는 여기서 제 머리를 비우기 위해 참가하려고 한 거 기 때문에 쭉 지금 상태를 유지해 볼게요"  

   

"아 정 그러시다면 그렇게 하세요" 감성 국민이 살짝 기분 나쁜 듯 말했다               

어색한 기운이 감돌고 감정 국민은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방금 자신이 한 말이 조금은 심했다고 느꼈나 보다. 아 이 또한 감성제국에 특징이다.

자신의 한말에 자주 후회를 하고 되뇐다.        

      

"우리 다음번에는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대화를 나눠볼까요?" 

개발 국민이 표정이 일그러지며 한 마디 했다. 나는 이 한 마디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미쳤어요? 무슨 술이에요" msg를 조금도 첨가하지 않고 그의 말을 그대로 표현한 거다. 

4인 테이블에 놓여 있는 좁디좁은 스터디 카페에서 그의 목소리가 사방을 튕기며 내 고막을 가격했다.

나는 1분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내 능력으로는 양 국의 평화를 유지할 수 없었다.

               

원래 이 모임은 4주짜리로 기획된 모임이었다. 

나는 그 자리가 상당히 불편한 나머지 감성 국민에게 문자를 남겼다. 

실례를 무릅쓰고도 말이다. 

제가 일정이 생겨서 모임 참여는 어려울 듯합니다. 

죄송합니다.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라고 문자를 남겼다.


 감성 국민은 네 말씀하세요라고 대답했다. 

너무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분들이 격하게 반응하신 거예요.

 저는 글 좋았고요. 앞으로도 건필 하시길 바랄게요.


               

그녀는 자신도 그 자리에서 많이 당황했었고, 내가 빠진 모임을 어떻게 운영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그 뒤로 1주 후 나는 안부차 그녀에게 다시 연락했다.               

이중 국적자: 잘 지내시나요?     

감성 제국 국민: 네! 안녕하세요 글 열심히 잘 쓰고 계시나요?     

이중 국적자: 네!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모임은 어떠세요?     

감성 제국 국민: 모임 운영 안 하기로 했어요. 도저히 그분 들하고 함께 모임 운영을 하는 건 불가능할 거 같아요.     

이중 국적자: 아 그렇게 되셨군요. 기회 되면 또 같이 글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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