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큐레이터 에드가 Jan 25. 2023

행복한 뱁새로 살기로 했습니다


황새가 되기를 포기했습니다. 나는 황새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우리는 쉽게 착각해요. 누구나 노력하면 황새가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력은 배신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노력한다고 해서 황새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노력은 무가치한 거야! 그러니까 그냥 즐기면서 살아!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각자 도달 할 수 있는 수준이 있다는 걸 이야기하는 겁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공정하지 않아요.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아요. 산 꼭 때기 위에 있는 빛나는 황새가 되려면 상당한 요구조건이 있습니다. 좋은 환경도 갖추어야 하고, 재능도 있어야 하고, 노력도 해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요건이 모두 부합한 상태에서 운과 버무려 저야 빛이 날 수 있어요. 


간혹 이 모든 걸 극복했다는 황새들이 외칩니다. 야! 너네도 할 수 있어. 나 봐봐 나도 이렇게 노력해서 범접할 수 없는 곳까지 도달했잖아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럼 이렇게 말할 거예요. 노력도 재능이야. 


아프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꼭 빛날 필요가 있을까? 빛은 산 꼭 때기 위만 비추는 걸까? 산 꼭대기 위를 비추는 빛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러러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범접할 수 없는 사람과는 비교를 하지 않아요. 나와 비슷해 보이거나,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사람들과 비교를 합니다. 우리마음속 황새는 내 주변에 있어요. 말을 아무리 잘하고 싶다고 해서 유재석만큼 잘하고자 하지는 않으니까요.


  비교 대상이 내 주변에 있는 이유가 있어요. 나도 노력만 하면 될 거처럼 보이거든요. 해보면 알 거예요. 아파보면 알 거예요. 비교를 통해서 무언가 이루려고 하는것만큼 미련한 짓이 없다는 걸요. 좋은 동력이 될 수는 있으나 비교는 또 다른 비교를 낳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효율적이지 않아요. 


노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닙니다. 적정 수준의 노력을 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결정한 삶에 방식이 행복한 뱁새 되기입니다. 많은 걸 가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가진 거에 감사하며 살기로 했어요. 진부한 이야기 일지 몰라요. 큰 꿈을 이루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노력하며 살지 않겠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내 체력이 되는 선 안에서는 최선을 다할 거예요. 저의 꿈은 행복한 뱁새 되기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해서 마라탕을 주문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