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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꾸 Apr 05. 2024

'굳이' 또 '따로' 보게 만드는 마법

콘셉트, 큐레이션, 그리고 편집

무언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일에 절대적으로 시간을 쏟아야 한다. 바쁘게만 살아가다 보면 매일의 인사이트는 공중분해될 수밖에 없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기록해야 한다. 기록하면 또 좋은 것이, 막연하게 혼재해 있는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에서 체계를 갖추어 저장되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시간을 내서라도 자신의 작업 효율이 극대화되는 공간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고민한 것을 기록해야 한다. 


독자가 '굳이' 또 '따로' 잡지를 보게 만드는 전략 중의 하나가 바로 '원테마 큐레이션'이다. 온라인과 SNS, 유튜브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원테마'와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다룬 '큐레이션'이 필요한 것이다.

<<잡지 만드는 법>>, 박지수, 유유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아마 많은 이의 고민이 이 지점과 맞닿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굳이' 또 '따로' 보게 만들어야 한다. 요즘 세상엔 재밌는데 유익하기까지 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말 그대로 콘텐츠의 홍수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생산한 콘텐츠를 시간과 품을 들여 소비하게 만드는 일은 어렵고도 중요한 것이다. 내가 생각한 콘텐츠의 중요 포인트는 '재밌거나', '유익하거나'이다. 


콘텐츠의 핵심은 '콘셉트'에 있다고 믿는다. 앞서 언급한 '원테마 큐레이션' 같은. 콘셉팅concepting을 위해선 큐레이션curation이 동반되어야 하고, 그를 위해선 편집editing이 필수적이다. 결국 '편집'에 달려 있는 거다. 내가 어떠한 주제를 어떻게 나만의 스타일로 해석하고 다루는지. 콘셉트에 '굳이' 또 '따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나는 예전부터 무언가를 창작 혹은 생산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는데, 최근 들어선 조금 더 깊은 방향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순수한 창작물을 창작하고 싶은 것인가, 아님 창작물을 선별하고 소개하고 싶은 것인가. 후자는 창작물을 가공하는 창작 노력이 들어갈 것이다. 이렇게 두고 봤을 때 나는 후자에 가까운 창작을 하고 싶다. 시를 좋아하고 자주 쓰곤 했지만 내가 직접 시를 짓는 것보단, 타인이 지은 시들을 한 데 묶어 콘셉트를 정해 큐레이팅하고 싶은 편집 욕망이 크다. 

어릴 때부터 친구의 특징 혹은 개성, 장점으로 애칭(내지는 별명)을 지어주는 걸 좋아하고 잘했는데, 이 지점과 맞닿아 있을까. 현재의 나는 무언가를 한 데 묶고 새 옷을 입혀서 세상에 보여주는 일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출판 마케터를 선택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세상에 보여주기'가 매력적이었다. 콘텐츠를 가공해 생산한다는 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창작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런데 왜 어딘가 부족하게만 느껴질까? 곰곰 생각해 봤을 때 지금 내릴 수 있는 답은, 나는 적성이 '마케팅'보단 '편집'에 가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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