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광장, Copenhagen
따스함: 1. 날씨나 햇볕이 기분 좋을 만큼 따뜻하다. 2. 표정이나 마음이 다정하다.
12월, 코펜하겐은 내내 회색빛이었다.
밉지 않은 회색빛, 우울하거나 어두운 회색빛이 아니었다.
무언가 따스한 겨울.
안데르센의 나라답게 도시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앙증맞다고 해야하나?
사람들마저 무언가 동화속에 사는 사람들 같다.
한참을 걷다 시내 한복판에 세워진 스케이트장에 발걸음을 멈췄다. 주말이라 그런지 꺄르르 웃는 소리가 주변의 한기를 누그러뜨리는 느낌이었다. 모든 사람이 빙빙 스케이트장을 유려히 돌 때 혼자 멈춰 무언가를 바라보는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의 시선은 절대 하이테크가 아닌듯하다. 로맨스 영화에 어떤 주인공이 떠올랐다. 그가 짝사랑하는 상대를 볼 때, 그 상대의 움직임은 슬로우모션으로 보이고, 그 외에 다른 건 눈에도 안들어오는 장면.
마치 그런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보는 듯한 시선. 그리고 그런 따스하고 사랑스런 분위기를 이 사진 한 장에 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