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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 Oct 08. 2023

초봄

@ Paris

초봄: 이른 봄


4월 초, 아마 파리의 봄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늘 여행으로 파리를 갈 때는 날씨가 좋을 확률이 높은 늦여름, 초가을에 갔으니까.


파리의 겨울을 지내다보면 봄이라는 계절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진다.

아시아의 겨울과는 다르게 지중해의 겨울은 뼈 속까지 파고드는 으슬으슬한, 어떻게보면 기분 나쁜 추위다.

도시도 두꺼운 코트를 입은 마냥 어둡고 침침하고 활력을 잃는 느낌. 특히 크리스마스, 새해를 지나 2월, 그리고 3월이 되면 더 그렇다.


이런 추위를 지나고 맞은 봄에 파리지앵들은 기다렸다는 듯 센느강가로 뛰쳐나온다. 센느강 주변에 활력이 돋고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으며 귀여운 연두색이 자리잡는다. 특히 4월, 이른 봄은 완연한 봄의 계절과는 다른 푸릇한 부끄러움이 묻어난다. 도시의 색감도 훨씬 파스텔 톤이 많이 묻어있다. 하늘도 파란 빛이 여름의 쨍한 하늘과는 다르다. 노란빛이 훨씬 많이 섞인 하늘.


파리의 마흔 개 가까이 되는 다리 중 하나를 건너다 보인 풍경이 나는 그 어떤 초봄의 풍경보다 '초봄'스럽다고 느꼈다. 이른 봄, 그 짧은 2-3주에만 볼 수 있는 풍경과 색감이라 같은 풍경이라도 더 다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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