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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스탄트 Mar 21. 2024

싱글맘의 싱글 라이프

딱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가 눈이 오길 바라듯이
비는 너를 그리워하네 
비의 낭만보다는 비의 따스함보다
그날의 애절한 너를 잊지 못함이기에
당신은 나를 기억해야 하네
항상 나를 슬프게 했지

이승철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가사 중


때는 바야흐로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간다. 마이마이에 이어폰을 연결하고 친구와 나눠 끼웠다. 

우리는 창 밖을 바라보며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따라 불렀었다. 

그 눈동자에는 뭐가 보였을까? 먼 훗날 나이가 지긋이 먹고 아이도 생겼고 과거를 회상하며 공부 좀 더 할걸 침착하게 행동할걸, 말 조심할걸 등으로 후회하고 있을 나를 상상이나 했을까? 


"너는 나중에 결혼할 거야?"라고 친구가 물었다.

"어... 난 결혼 안 할 거야. 카사노바처럼 모든 남자를 사랑할래. 그러다가 외국 남자와(이상적인 외모를 설명하며) 사랑에 빠져서 어느 나라에서 정착할까?" 대답을 들려주니 친구들이 까르르 웃었다. 


어쩌다 싱글맘이 됐고 계획에는 없었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니 버킷리스트에 남자는 필요 없어도 아이는 낳고 싶다고 적어 놨다. 참담하다. 우주는 왜 그런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인가?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경험이 없는 어린아이의 말을 왜 그렇게도 정확하게 들어주냔 말이다. 

그렇게 나는 싱글맘으로 산지 벌써 십 년이 흘렀다. 


그간 사는 게 팍팍하고 정신없어서 생각도 못 한 아니, 어쩜 너무 게을러서 글로 표현하지 못한 모든 순간들을 잘 적어보련다. 우리 왕자님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어느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이대로 그냥 잊히게 생겼다. 나중에 아들이 물어보면 기억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나의 인생 그리고 싱글맘이 되기까지 성격대로 담담하게 써 내려갈듯하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 가는 글은 어떤 걸까? 내 글은 잘 읽히기는 할까? 

너무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서 읽는 사람들이 불편한 건 아닐까?

아니면 내면의 그 무엇을 숨기기 위해 너무도 담담하게 글을 쓰다 보니 재미도 공감도 없는 걸까?


요즘 푹 빠져 있는 드라마가 있다. 정우성 님이 나오시는 '사랑한다고 말해줘'이다. 

여백이 느껴지는 클래식 멜로드라마이다. 주인공인 정우성 님이 청각 장애인 화가로 출연한다. 

책을 정독하듯이 몰입해서 보고 있는데 출근하면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다. 이후 몇 시간이 지나야 여운이 사라지고 난 일상의 나로 돌아온다. 

말이 필요 없는 사이. 깊이 있는 대화와 진정으로 느껴지는 서로의 내면. 자극적이지 않은 이런 장르의 드라마를 나는 좋아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은근한 이야기 말이다. 


글이 삼천포로 빠졌다. 

그러니깐 이 메거진은 싱글맘이 사는 싱글라이프 이야기다. 

콘셉트와 주제와 소재들이 잘 어우러져 진행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그렇다. 

그래서 의심스럽다 혹시 성인 ADHD 인건 아닌지. 


★나와는 옷만 비슷한 여성의 멋진 사진을 제공해 준 #픽사베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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