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애, 결혼한 지 5년
백윤경+하현수
우리의 성을 따서 만들었어요
우리는 대학교 건축과에서 선후배로 만나 7년 연애 끝에 결혼한 건축가 부부이다. 그 당시 남편은 복학생 오빠였는데 같은 설계반을 들으면서 친하게 지내다 사귀게 되었다. 경상도 남자를 살면서 처음 만났는데 그 매력에 빠져 아직까지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이랄까? 남편은 나의 엉뚱한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블로그나 대외적으로는 진지하게 보이려고 노력 중이지만 실제로는 나사 빠진 성격이라는ㅎ) 우리 소개는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하고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만든 집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한다.
테라스가 있는 복층 빌라
어쨌든 성격은 정반대지만 성향이나 취미가 비슷해서 7년의 긴 연애를 끝내고 2015년에 결혼하게 되었다. 연애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취업한 지 1년 만에 결혼하게 되었고, 부모님들께 부담 주지 말고 우리끼리 시작하자고 했지만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어 직장과 아주 먼(왕복 4시간) 복층 빌라 전세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3년 간 어떻게 그렇게 출퇴근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나 자신이 참 대견하다.)
그래도 이왕 신혼집인 거 예쁘게 살아보자고 구름무늬 벽지와 몰딩을 페인트칠하면서부터 집고치기는 시작되었다. 지붕이 박공 형태여서 들어갈만한 옷장도 애매해서 가구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것저것 만들고 고치고 했던 것이 우리의 집꾸미기의 첫 시작이었다.
다니기 힘들었던 단점 빼고는 정말 좋았던 첫 집이었다. 테라스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 식물도 키우고 수영도 하고 영화도 보고 많은 추억을 남겼던 집이라 아직까지도 그 집에서의 낭만이 참 그립다.
독특한 구조의 아파트
그나마 직장으로 가깝게 이사 간 곳이 두 번째 집이다.(왕복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반이나 줄었다) 오래된 집을 싸게 구입해서 직접 고치기로 했다. 건축가 부부라서 인테리어 시공이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우리는 둘 다 건축설계가 직업이라 현장 관리만 경험해봤고 시공은 직접 해본 적이 없어 많이 막막했다.
게다가 시공 쪽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각 공정별 작업자가 하는 일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걸 모두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해야만 했기 때문에 미리 셀프 시공을 해 본 블로그들, 유튜브 등을 찾아보고 공부하며 공사를 진행했다.
지금이야 끝나서 뿌듯하지만 그땐 너무 힘들었어서 다시 하라 그러면 절대 못할 것 같다.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셀프시공 인테리어라고 생각한다.(이러다 언젠간 또 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도) 그래서 이 기록들을 하나하나 남겨놓고 싶었고, 자신의 취향대로 집을 고치거나 꾸미는 사람들이 많아진 시대라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우리도 먼저 한 다른 사람들의 글들이나 시행착오들을 보고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로 우리의 추억 기록 겸 시공기를 하나하나 남겨보기로 했다.
이제부터 기나긴 여정을 마친 시공기를 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