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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Jul 21. 2024

하와이 렌터카 어디서 어떻게 렌트했어?

남들은 쉽게 하던데, 저는 거의 2주 걸렸어요.

비행기표 완료.

학교 섬머캠프 신청 완료.

비자 신청완료.

국제운전면허 신청 완료.


면허증이 나왔으니 이젠 차가 필요했다.


하와이 렌터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했다고 하니 광대한 하와이 렌터카 회사까지 공부한 것처럼 느껴진다. 깊이 있는 공부는 아니었고 대충 하와이 렌터카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나?, 비용은?, 보험은?, 운전석은 어느 쪽?, 교통 신호는? 뭐 이 정도 굵직굵직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정보는 넘쳐흘렀고, 허츠(Hertz)가 대세였다. 특히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바로 VIP회원으로 승급되어 차량을 렌트할 때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말도 있었다. 반면에 사람이 너무 몰려 허츠 VIP등급이 아무짝에도 소용없다는 글도 있었다. 보아하니 복불 복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 꼭 허츠가 아니더라도 다른 렌트 회사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정보도 있었다. 문제는 어느 만큼 괜찮은 상태의 차량을 배정받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dollar, trifty가 허츠계열 (same branch) 사라는 것을 하와이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수많은 사이트를 검색 중 Trip.com사이트에서 렌터카 차량 20프로 오프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한 달 렌트라 비용도 꽤 나왔다. 20프로 오프면 꽤 괜찮은 금액이었다. 바로 공항에서 픽업하는 조건으로 알아보았다.


문제는 차종.


처음에는 비용 때문에 경차를 렌트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여행용 캐리어 4개가 우선 차에 실려야 했다. 또 어느 정도 덩치 큰 중딩 아이와 여행도 해야 하고, 학교도 매일 다녀야 하고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 승차감을 고려하다 보니 경차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차량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아반떼 사이즈 정도로 찾고 있었는데 작은 차일수록 렌트비용이 더 높았다. 많은 사람들이 경차를 선호해서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경차와 그다음 사이로 조금 큰 아반떼나 소울 차량 한 달 렌트 비용은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 차량 가격이 꽤 나갔다.  


4일 동안 트립닷컴을 들락날락거린 결과, 요일에 따라 날짜별로 차량과 차종이 바뀌고 가격 변동도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은 소형 차량이 비싸고, 어떤 날은 중형차량, 어떤 날은 SUV가 비쌌다. 그러다 어떤 날은 SUV가 제일 저렴한 날도 있었다. 나날이 올라오는 차량 종류과 특가와 기종이 달랐다.


틈만 나면 트립닷컴 사이트에서 가격을 비교했고 차량과 차종을 이미지로 검색했다. 우선 검색을 하면 할수록 가격은 첫날 검색했던 가격보다 점점 더 올라 매번 '어제 그냥 예약 확정 해버릴걸' 하는 후회를 하곤 했다. 렌터카 차량은 랜트 시점 24시간 전에 취소를 하면 전액 환불 되는 조건이었다. 그래서 우선 가격이 저렴하다 싶은 차량과 렌트 회사를 고른 다음 먼저 결제를 하고 기다렸다가 원하는 차량의 더 낮은 가격을 발견하는 날 취소를 하고 그 차를 예약해도 사실 괜찮다.


7일이란 시간이 흘렀고 난 여전히 차량을 렌트하지 못했다. 결정장애. 아니 사실 결정 장애라기 보단, 두려웠고, 저렴한 가격에 좀 더 괜찮은 차량을 렌트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레트 회사 역시 어디가 믿을만한지 계속해서 찾고 또 찾느라 쉽게 결제할 수 없었다.


걱정과 불안. 익숙하지 않은 차를 과연 내가, 그것도 하와이 미국 낯선 나라에서 지리도 잘 모르는데 무사히 운전을 할 수 있을까. 네비는 설치되어 있는 차량인지, 핸드폰 구글맵은 익숙하지 않은데 괜찮을지. 여러모로 걱정이 태산이었다. 비자 신청과, 운전면허 신청을 하고 스스로 다짐했던 용기는 어디 쥐구멍에 들어간 듯, 나도 모르게 다리를 달달 떨고 있었다.


더군다나 차량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해서 차종을 선택하는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남편 역시 차에 대해 전혀 아는바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혼자 고민하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의 장점 중 하나는 판단력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거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일본차종으로 현재 몰고 있는 차량과 비슷한 세단으로 렌트를 하자고 했다.


그리고 남편도 함께 차량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에게 보이는 가격과 나에게 보이는 가격이 달랐다. 앗! 아고다가 생각났다. 아고다는 동일 아이뒤로 계속해서 숙소를 검색하면 할수록 비용이 높아졌던 경험을 한적 있다.


이미 거의 한 주 동안 밤 낯 틈만 나면 렌트 차량 가격 변동을 확인하고 차량검색을 했던 나의 폰에서 차량 가격은 꽤 비쌌고 보이는 차종 역시 달랐다.


트립닷컴에서 현재계정 아이디를 로그아웃 하고, 다른 계정 아이뒤로 신규회원으로 가입한 뒤 날짜를 선택하고 차량을 다시 처음부터 검색했다. 그제야 가격이 훨씬 다운되었고 20프로 오프까지 적용시켜 꽤 괜찮은 가격으로 세단 딜럭스 급을 결제하고 예약 확정을 했다.


차량 기종을 선택하고 나면 보험 관련 페이지로 넘어가게 된다. 렌트차량 회사마다 보험 비용도 달랐고 허츠경우는 이미 포함된 가격이었다. 그래서 좀 더 상대적으로 비싸보였던 것 같다. 보험내용을 살펴보다가 현지에 가서 보험을 들어도 된다는 생각에 우선 차량 렌트 값만 결제했다.


차량을 선택하고 고민하느라 황금 같은 시간을 줄줄 흘려보냈지만, 현지에서 차를 받고 꽤 만족스러웠다. 보통 예약한차를 그대로 렌트해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기종과 등급으로 차량을 배차해준다는 정보를 읽고 더욱 불안에 떨었지만, 나의 경우 그대로 예약한 차를 배정받았다.

.

트렁크가 만족스러울 만큼 컸어요. 고르고 고른 차 입니다. 하와이에서 잘 몰고 다녔답니다.

.

.


차량을 선택하고 예약에 결제까지 마치고 나니 그 부담감은 더욱 나를 짓눌렀다.


이젠 정말 가야만 한다.

운전도 해야만 한다.

아이를 온전히 홀로 케어를 해야 한다.

혼자 지도를 보고,

혼자 지리를 익히고,

아이와 단 둘이 여행을 해야 하고,

혼자 판단을 해야 하고,

혼자 결정해야 한다.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어느새 시간이 이토록 흘렀을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먹으면 연륜이 쌓여 더욱 느긋하고, 자신감이 있고, 큰일도 별일 아닌 듯이 무심하게 넘길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 반대로 한없이 나약해진 나를 보았고,

위축되고 빠르게 변한 사회와 군중 속에 매끄럽게 섞이지 못하는 나를 보았다.


설레었는데,

희망에 부풀었는데,

기대되었던, 꿈만 같았던 하와이 한 달 살기 도전 준비를 하는 동안,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그만큼 긴장 속에서 모든 신경이 곤두 선 채로 난 노력 중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 보는 긴장감과 스트레스였다.


오랜만이구나. 긴장감.

오랜만이구나. 스트레스.

오랜만이구나. 홀로서기.


어쩜 홀로서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고작 열몇 살 밖에 되지 않은 사춘기 중딩이 그나마 옆에 있어서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고맙고.

감사해.


구름 낀 날조차도 멋지더라, 하와이는.



by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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